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 5학년 1학기 듣기,말하기,쓰기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11
이금이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진짜 불쌍한 건 나야. 오늘도 수아가 준비물 안 가져왔는데 빛나리 선생님은 나만 야단치셨잖아."

수아 때문에 선생님에게 혼난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거야 니가 수아를 돌보겠다고 큰소리쳤으니까 그렇지."

성남이가 영무의 눈치를 보면서 말했어요.

"그 땐 수아가 맘대로병에 걸린 걸 몰랐으니까 그랬지."

정말 그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수아를 돌봐 주겠다고 하기는커녕 전학 오는 것도 반대했을 겁니다.

........................34쪽에서

 

전학온 영무의 친척 수아는 맘대로 병에 걸렸다. 약을 먹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수아는 맘대로이다.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화장실에 맘대로 가지 않나, 수업시간에 수업은 하지 않고 자기가 보고 싶은 책만 보지를 않나 정말 맘대로이다. 그런 수아와 같은 반이 된 영무는 처음에 수아의 예쁜 외모를 보고 좋아했지만 점점 싫어진다. 수아로 인해 힘들어지는 일들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년인가 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적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수아라는 아이를 보면서 그 아이가 생각이 났다. 그 아이의 엄마는 이 책속의 수아 엄마처럼 넉넉한 살림을 살고 있다. 하지만 항상 아이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집 아이와 우리 아이가 또래라 같이 어울리다 보면 정말 엉뚱하고 자기 멋대로인 경우를 종종 본다.

 

뭐 딱히 그 아이가 지능이 떨어진다거나 하지는 않은것 같은데 어딘지 모르게 아이들과 섞이지를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하다고 생각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영무가 수아로 인해 힘들어하는 것처럼 딸아이 역시 힘들었을 것이다. 그 아이와 아이들이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딸아이와 다른 아이들은 잘 어울려 노는데 유독 그 아이랑은 힘들어했다. 모든 아이들이 그 아이와 대화하고 같이 있는 시간을 힘들어했다. 그런데 엄마는 너무 야무지고 궂은 일을 다 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괜히 내가 더 영무의 아빠처럼 미안한 마음이 들어 사이좋게 지내라고 했지만 그게 참 쉽지가 않았다. 그런 수아를 보면서 영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책을 딸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 딸아이가 지금은 중학생이지만 딸아이에게도 생각할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 자라면서도 그렇고 살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내 마음처럼 딱 마음에 맞아서 서로 잘지냈으면 좋겠지만 제각기 다른 모습들을 지니고 있다.

 

"자식이라면 부모의 빚을 갚는 게 도리인 거야. 아빠는 네 고모에게 큰 빚을졌어. 고모가 아빠를 돌봐 준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너도 수아를 돌봐 줄 의무가 있어. 데리고 다니면서 또 괴롭힌다든가 하는 얘기가 아빠 귀에 들어오면 그 땐 각오해."

영무는 눈앞에 깊은 웅덩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61쪽에서

 

이 대목에서는 작은 언니가 생각이 났다. 항상 나를 위해서 아니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온 작은 언니를 보면서 참 안타깝다고 느낄때가 있다. 언니 나름대로 살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언니가 예전에 우리에게 해주었던 고마운 일들이 생각이 난다. 그래서 더더욱 언니에게 잘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수아 엄마처럼 작은 언니 역시 작은 오빠와 나만은 자신이 못한 공부를 할수 있도록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엄마 못지않게 돌봐주었다.

 

"수아는 공부 시간에 맘대로 돌아다녀도 안 혼나요. 공부도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구요. 선생ㄴ미 컴퓨터 건드려도 안 혼나구. 조회 시간에 조회대에 올라가서 교장 선생님 옆에 앉았는데도 안 혼났어요. 상장 받을 때도 옆에 와서 창피하게 만들었구요. 집에서도 다 자기 맘대로 하잖아요. 나보다 누난데 모두들 나보고만양보하고 돌봐 주라구 하잖아요. 선생님도 수아 없어지면 나보고만 찾아오라구 해요. 준비물 안 가져와도 나만 야단치구요. 애들도 막 놀리구요. 놀려도 수아는 창피한 줄 몰라요. 나만 화나요. 그런데 수아가 뭐가 불쌍해요? 내가 더 불쌍하단 말이에요. 수아, 도로 가라구해요. 도로 전학 가라구 해요."

............................156쪽에서

 

영무의 속상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렇게 속시원하게 말할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건강한 모습이지 않을까? 딸아이도 나에게 이런 말을 많이 했다. 삶이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죽을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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