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일이?

충신
마르크 함싱크 지음, 이수영 옮김 / 문이당 / 2009년 11월

역사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러다보니 역사책을 봐도 뭔 이야기인지...아리송할때가 많다. 그래서  더욱더 역사소설이 좋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가끔 역사에 대해서 물어보면 아는게 없으니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공부 방법중에 영상법이라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던데 이런 소설 역시 나에게는 그런 역할을 해준다. 어려운 역사를 쉽게 풀어보여주는 것이다.

 

역사소설 책을 보다보면 정말? 진짜? 싶은 것들은 찾아보게 된다. 작가가 외국 사람 마르크 함싱크라고 해서 그리고 뒤주에서 죽은 무서운 이야기의 주인공 사도세자의 이야기이고 제목이 충신이라 당연히 남자가 썼겠거니..하는 편견을 가지고 읽었다. 그리고 읽는내내 음~~이 남자...잘쓰는군...하면서 읽고 나서 내용을 검색해보니...헉...남자가 아니고 여자더라...

 

살면서 맛나지만 몸에 좋지 못한 것이 있고 맛은 없지만 몸에는 좋은 것들이 있다. 충신이라는 자체도 맛과는 거리가 먼 몸에 좋은 사람들이리라. 내가 아는 사도세자는 그저 영조라는 아버지가 늦게 낳았고 그 등살에 힘겹게 살다가 죽었다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여자가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사별을 하게되면 무언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돈이나 권력에 집중하게 된다는 이야기. 영조와 영빈 이씨의 셋째딸인 화완옹주는 권력을 쥐고 싶어했고 그러다보니 그길이 누군가를 내쳐야만 하는 길이었던 것이다. 자신이 그 권력의 중심에 서기위해서 말이다. 피비린내나는 권력싸움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작가는 단순한 보험 조사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국계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보험 의뢰가 들어오게 되고 그 가치를 조사하고 판단하는 일을 하는 작가는 한국에서 대략 18세기 경에 쓰인[진암집]이라는 책을 손에 넣게 되었다고 한다. 고서적상인 프랑스인은 이 책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고 의뢰를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시골 선비가 쓴 그저 그런 평범한 문집이라 여겼던 이 책의 저자 이천보가 조선의 21대 왕 영조 때 영의정을 지낸 높은 문벌을 자랑하는 집안 출신이며 노론의 영수라는 것을 알게된다. 왕의 신임을 받고 지위가 높은 사람이 쓴 책은 값어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그 인물의 삶과 죽음이 극적이라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 그야말로 그 삶이 순탄치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저자인 이천보에 대해 알아가면 갈수록 궁금증이 일어나게 된다. 정사인 실록에서는 67세의 나이로 천수를 누리고 조용히 병사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그 외의 기록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연유를 찾아가다보니 더 놀라운 사실들도 드러나게 된다. 도대체 진실은 무엇일까? 사도세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리고 이 의문점은 또 머나먼 이국땅에 입양된 여인에 의해서 이렇게 먼 훗날인 후세에 우리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