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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뱀이 잠든 섬 ㅣ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2
미우라 시온 지음, 김주영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 아버지는 마을의 규칙 그 자체야. 쌓이고 쌓인 눈처럼 규칙으로 단단하게 굳어졌어. 눈은 내리면서 쌓일 때는 아름답지만, 녹기 시작하면 지저분하잖아. 발자국이나 먼지로 더러워져서."
눈이 쌓이는일이 없는 오가미 섬에서 살아온 고이치는 눈을 깜박이며 사토시의 말을 잠시 생각했다.
....................본문 312페이지 중에서
13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한 섬에서 대축제의 밤에 일어난 신비로운 환상과 빛나는 우정의 이야기라는 글을 보니 아주 매혹적인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듯하다. 일본의 책이나 애니는 다르다. 약간은 오밀조밀하면서 아기자기하고 무언가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 책읽기의 묘미이다 .
일본 물건을 사더라도 무언가 작은 것속에서 오밀조밀하고 얇으면서도 담백함을 맛볼수 있는데 책을 읽어도 그런 느낌이 든다. 애니를 봐도 그렇고 말이다. 일본말의 느낌이 그래서일까? 일본 이름이 그래서? 하여튼 다른 일본만의 색채를 지니고 있다.
제목도 아주 매혹적이다. 흰 뱀이 잠든 섬..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생각나는 우리나라 영화가 있었다.
[극락도 살인 사건] 그 영화 역시 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섬에 살고 있는 몇몇 안되는 사람들에게 어느날 설탕이 상급으로 지급되고 그러고 나서부터 무언가 알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사람들은 무언가로 인해 두려움을 갖고 그것의 정체를 찾아가는 영화이다.
흰 뱀이 잠든 섬 역시 작은 마을에서 무언가 일이 벌어진다. 대축제의 날이 점점 가까와지면서 어떤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내면에는 누구나가 겪을수 있는 상처들이 하나둘씩 툭툭 불거진다.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수많은 세월이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각자의 삶속에서 개개인이 겪는 아픔들이 그려지고있다. 규율속에서 답답해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 나 역시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그런 만들어진 규율로 인해 답담함을 느끼고 벗어나고픈 자유로와지고 싶은 생각을 누구나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추가 된 것은 일본사람 특유의 묘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귀신이야기? 마을을 지키는 누군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어느날 열병을 앓고 난뒤에 사토시에게는 기이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토시의 지념형제인 고이치는 자신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사토시가 말하는 기이한 것들에 대해 무시하지 않고 들어준다. 자신에게 보이지 않으면 믿지 않고 무시할수도 있을텐데도 고이치는 사토시의 이야기를 잠자코 들어준다. 그러다가 고이치 역시 사토시가 보는 그 기이한 것들을 보게 된다. 그들은 지념형제이기에 말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도 참 재미있을것이다. 일본에 다양한 신사들이 존재하듯이 소설이나 애니등에도 그들만의 묘한 이야기들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