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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다 ㅣ 우리시대의 논리 12
서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듣는 이야기다. 정치나 뉴스에 관심이 덜하다보니 말이다. 요즘들어 뉴스나 정치나 역사등에 관심을 많이 갖으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이 책을 보고 남편에게 석궁 사건 아냐고 했더니 안다고 한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어놓은 책이다. 요즘처럼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권력에 휘둘리는 시간대에 딱 맞는 책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인터뷰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관찰이나 실험이 자연과학의 연구 방법이듯이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인터뷰라고 생각하며 이런일들을 시작했다고 한다. '시장'이나 '빈민가''역사'등 테마별로 1천 5백여 명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새로운 주제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된다. 우리나라 3대 권력 기관(청와대, 국회, 대볍원)앞의 일인 시위자들이 대상이었다.
그들은 왜 시위를 하고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지, 권력과의 고독한 대면을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알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사람이 김명호 교수이다.
2007년 1월의 어느날 오후 6시경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였던 김명호 교수는 석궁을 가지고 퇴근시간에 맞춰 박홍우 부장판사의 아파트로 찾아갔고 엘리베이터 입구로 들어오는 박홍우 판사를 뒤에서 불렀다고 한다. 그러고 몇분이 지나지 않아 김교수는 현장에서 경비원과 운전사 등에 제압당하고 박홍우 부장판사는 출동한 119 차량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김명호 교수가 성균관대를 상대로 제기한 교수 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자 담당 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보복한 사건이다.
그는 왜 석궁을 쏘았는가? 에 대한 그 전의 사건설명과 김명호 교수에게 일어난 여러가지 일들이 열거되어있다. 작가는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는것, 왜 그렇게 되었는가 과연 나라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어떻게 그 상황을 대처했을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김명호교수의 사건뿐만 아니라 사법부의 대처방법. 사법부의 심한 부패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중 하나도 '법대로 하자!!' 이다. 법대로 하면 내가 잘못을 했다면 벌을 받으면 되는 것이고 만약 내가 잘못이 없다면 상대방이 잘못을 한것이기에 합당한 벌을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 그게 가능하기나 한가? 물론 힘이 비슷한 사람들 간에는 조율이라는 것이 있을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힘의 기울기가 다르거나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사건의 판결은 달라지는 것이다. 법 역시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사람에 의해 새로 조합되기도 하고 결론이 나기도 하는 것이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에게도 역시 법을 집행당하는 사람이 갖는 불합리함 만큼의 나름대로의 애로사항이 있다고 한다.
주위에 있는 아는 사람들이 힘좀 써달라하면 거절하기가 참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권력이라면 어떻게 될것인가? 아무래도 인간이기에 힘의 논리에 끌려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약자는 약자로 남게 되는 것이다. 약자가 약자가 아니면 얼마나 좋겠는가만은 삶이란 약자는 약자로 남는 경우가 많다. 강자가 약자를 돌보지 않는다면 그 누가 약자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어느순간 몰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기가 힘들다.
김교수의 성격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그가 과연 같은 교수들을 감싸안을줄 알고 사이가 좋았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진행이 되었을까?라는 이야기를 하고있다. 그러면서 그가 좀더 조율할줄 아는 삶을 살았더라면 더 쉽게 풀렸을것이라는 말을 한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그것은 건전한 방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