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 빈센트 쪽빛그림책 7
이세 히데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아름다운 책이다. 한권의 그림책이기이전에 예술작품을 보는듯 하다. 그리고 내용도 아주 남다르다. 나에게도 역시 나보다 더 뭐든 잘하는 그중 특히 그림을 잘그리는 오빠가 있다. 그 오빠를 항상 바라보면서 자라왔고 지금은 나이 들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가족중 특출나게 무언가를 잘하고 성공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이력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나역시 오빠가 워낙에 그림을 잘 그리다보니 나도 덩달아 따라가게 되었다. 공부를 잘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오빠는 네가 대학을 가려면 그림이라도 그려야 하지 않겠냐? 라는 말로 나도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오빠 덕분으로 대학을 가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내가 강하게 끌리거나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이라서 그런지 내 삶가운데 그림이라는 것이 그렇게 큰 차지를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끌려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고 자연스럽게 손에서 그림을 놓게 된다. 그런데 한번 그림을 그려서 좋은 결과를 얻은 적이 있다. 그 후로 나의 딸래미는 엄마~~그림을 계속 그리지 그래? 라는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어린시절에는 그저 엄마가 무엇을 하던 그런가보다~~하다가 아이도 점점 성숙해지다보니 엄마가 보이게 무언가 그럴싸한것을 하는 모습을 보고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한번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를 하더니 얼마전 또 지나가는 말처럼 나에게 내던지는 말이 그럼 그래볼까?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렇지만 쉽게 움직여서 접하게 되지는 않는다.

 

이 책 나의 형, 빈센트를 보니....참 나하고 어느면에서는 닮아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다른 형과의 관계, 그 속에서 겪어야만 하는 여러가지 일들...물론 오빠와 나의 사이는 많이 다르긴 하지만 어쨋든 나의 형이라고 말하는 주인공인 빈센트의 마음을 충분히 알겠다. 유명한 사람의 주변인으로서의 마음과 생각들을 만날수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뭐 그닥 나쁘다기보다는 그렇게 썩 좋지만은 않다. 무언가 아주 깊은 씁쓸함이 항상 마음가운데 도사리고 있다가 어느순간 톡톡 튕겨져 나갈때가 있다. 그럴때의 심정은 뭐라 말할수 없는 아픔이 있다.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도 생각이 난다. 휼륭한 작품을 볼수는 있지만 휼륭한 작품을 만들수는 없는 주변인으로 존재할수 밖에 없는 살리에르를 보면서 가슴아프게 봤던 기억이 난다. 아무생각없이 책을 처음볼때는 아~~그 유명한 빈센트 고흐의 멋진 작품세계를 그리고 인생을 볼수 있겠구나~~했다가 그 옆에서 항상 그를 바라보고 살아왔던 동생이 커다란 중심인물로 보여진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이 책을 쓴 작가의 역량이 느껴진다. 한 사람과 또 한사람을 바로보고 있는 또 다른 한사람인 멋진 저자를 만날수 있다. 그림 한페이지 한페이지가 가슴을 울리는 영혼을 지닌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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