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가출쟁이 - 하이타니 겐지로 동화집
하이타니 겐지로 글, 김고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그림이 아주 재미있는 책이다. 일단 그림의 수준이 높으면 내용도 더 충만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믿음이 간다. 제목도 아주 끌리는 제목이다. 뭐 그닥~~그런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집 가출쟁이라는 제목이 무언지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주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이 실제 있었던 일들을 엮어냈다고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대부분이 선생님이 가르쳤던 아이들이거나 '태양의 아이'라는 유치원 아이들이라고 한다.

 

[공중제비로 날이 저물고]는 유키라는 아이가 엄마 없이 아빠와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유키의 대화는 자연스럽다. 자연과 닮아있는 자연속에 숨쉬는 이야기들을 나눈다. 스스로 체험했고 체험할수 있는 삶속에 녹녹히 녹아있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대화를 나눈다. 벚꽃이 필때 제비 '찌'가 돌아올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벚꽃이 피는 봄을 이야기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할아버지는 다시 돌아올 제비는 작년의 '찌'가 아니라 찌의 새끼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유키는 엄마 찌는 안 돌아오느냐고 묻는다. 그 말에 할아버지는 엄마가 계시지 않는 유키의 심정을 읽고는 난처한 표정으로 그럴 것이라고 이야기하신다.

 

노부부는 유람선 선착장 앞에서 날마다 소라와 대합을 팔고 아빠는 유람선에서 일하신다. 벚꽃이 피고 처음으로 유치원에 간 날 유키는 슬픈 눈물을 흘린다. 유코 선생님이 입학 축하 선물을 한아름 주시면서 엄마에게 선물들을 일단 맡기라고 이야기하시자 유키는 할머니와 갔지만 엄마에게 맡기라는 말에 맡길 엄마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는 눈물을 주르르 흘리고 만다. 유키의 선생님은 한없이 유키에게 미안해서 선생님도 울먹이며 미안하다고 유키에게 여러차례 말한다. 이순간 이 글을 읽는 나도 갑자기 눈시울이 촉촉해지려한다. 그 상황을 생각하니 참 가슴이 아려진다.

 

그리고 할머니는 돌아오는 길에 유키에게 할머니가 마음써준것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일본 사람들의 글은 말할수 없는 친절함과 감정들이 빼곡히 묻어난다. 일본 사람들만의 특유한 글의 맛이 느껴진다. 사람들의 감정이나 글을 표현하는 방식들이 아주 서정적이고 민감한 감성들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그림들도 하나하나 마치 아이들의 일기장을 보는듯한 자유로움과 창의적인 즐거움이 맘껏 드러나고 있다. [도쿄의 요트]는 유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유괴에 대해서 아이들은 세상의 험한 일을 본다기보다는 상대방의 감성을 보기에 유괴라는 심각성보다는 무언가 새로운 상황에 자신을 맡기는 모습을 아주 잘 표현해내고 있다. 어른들이 생각하기에는 섬뜩한 일이지만 이 글에서는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전체적인 글의 내용들이 아주 따뜻하고 마음을 흔들어놓는 묘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표현들을 사용해서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마음이 푸근해지지만 아이들도 즐거움을 만끽하며 볼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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