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에 가슴 아파하며 덕수궁이라도 가자는 생각을 하고 간적이 있다. 가서 헌화를 하자는 생각에서 말이다. 무언가 가슴 아픈 상황에서 동참을 하며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함으로 위로를 받고자 함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가게된곳...가방에 몇권의 책이 있었는데 그 책들중 유일하게 이 책을 가지고 나갔다. 기다리면서 혹시라도 보게 될까해서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네시간이나 기다려서야 순서는 돌아왔다. 지하철 안으로 쭈욱 연결되어서 다른 출구를 통해 이어진 길에 네시간을 서 있다보니 그 시간은 5학년 아들아이에게는 넘 지루하고 긴 시간이었다. 물론 우리에게도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 시간에 그 누구도 시간의 지루함을 토로하는 사람은 없었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숙연한 시간이었다. 그 기다림을 가치있게 보낼수 있는 책이 바로 내 가방안에 있었다. [메신저].. 아들을 위해 가져온 책은 없기에 내용이 읽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아들아이에게 책을 권했다. 앞부분만 잠깐 보았는데 뭐 그닥 어렵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아들아이에게 권하였다. 그런데 줄을 기다리면서 앞에 서계시던 할아버지가 아이가 책보는 것을 유심히 보시는데 마침 섹스~~어쩌구~~하는 말이 쓰여있었다. 헉~~내가 실수했나? 싶어서 약간은 민망했지만 뭐~~괜찮겠지~~하면서 아이의 손에 놔두었다. 그래서 그 시간에 아들아이는 이 책 한권을 다보았다. 네시간만에... 그리고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이책~~[메신저] 흠~~역시 아들아이가 봐도 그닥~~넘 야하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과 뭐~~내가 괜히 주었나? 라는 생각이 드는 몇몇 이야기들도 있지만 큰 줄거리는 그런 걱정을 날려주는 책이다. 처음의 어리버리한 청년들이 이루어내는 이야기들이 이 책을 덮을때 이렇게 희망적인 건전한 이야기일줄이야~~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삶은 지울수 없는 상처들을 하나씩 지고 살아가게 한다. 잘못된 만남이라든지, 너무 이른 행동이라든지, 책임지지 못할 일, 그리고 뭐라고 딱히 누가 잘못했다기보다는 무언가 다른 방향으로만 달리는 삶들을 살아가는 경우가 종종있다. 아마도 누구나의 삶에서도 만나게 되는 그러한 풍경이리라. 그러한 내면의 고통을 가지고 살면서 겉으로는 태연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식적이라든가, 무언가 가려져 있다든가...진실이없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한다. 나의 삶에도 역시나 그러한 부분이 있다.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차마 내보이고 싶지 않은 가리고 싶은 그러한 내면의 고민들, 상처들이 있다. 그 상처들로 인해 나의 모습이 너무 바보스럽지나 않을까 겁을 먹으며 머뭇머뭇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머뭇머뭇거림가운데 살아가는 한 나약한 사람에 의해서 삶이 아름답게 발전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나의 작은 기다림, 설레임, 조용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주시가 나의 삶을 그리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예기지 않은 순간에 꽃을 피우게 할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가슴아파하고 있는 이 즈음에 나에게 삶의 향기를 전해주는 그러한 행복한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을 덮은 지금 이순간 이후 나도 누군가의 메신저가 되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