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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기술 - 심리학자 가브리엘 뤼뱅의 미움과 용서의 올바른 사용법
가브리엘 뤼뱅 지음, 권지현 옮김 / 알마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은 부모를 탓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는 자신이 완벽하지 못해서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나쁜애(바보, 못생긴 애, 재미없는 애)라서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부모를 사랑하고 부모의 말이 복종하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그것은 종족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란다. 아이의 머릿속에는 부모가 항상 옳은 존재로 각인되어 있으며 자기가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에 죄의식을 느끼며 스스로를 엄하게 벌하는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들여다보면 그러한 논리가 그 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부모의 잘못을 미워할수 없으니 자신을 미워하는 것으로 죄값을 치루려 한다고 말이다.그리고 피해를 입었을때 피해자는 불행했던 기억을 무의식 속으로 밀어넣고 용서했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신경증이나 신체장애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니 정말 위험한 일이 아닐수 없다.
가해자는 책임 정도에 따라 세가지 유형이 있는데 첫번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똑바로 인지하고 즐기기까지 하는 가학적 가해자이며, 두 번째는 자신이 주는 고통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 무의식적 가해자, 그리고 세번째는 고통에 대한 책임은 전혀 없지만 피해자가 느끼는 불행의 원인을 제공한 무고한 가해자이다. 이럴때 피해자는 자신이 저지르지 않는 심각한 잘못이나 배신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사랑의 대상인 가해자를 비난하지 못한다고 한다.
한 예로 오빠로부터 근친상간을 당하게 된 위제트는 커서도 오빠를 존중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오빠는 여동생인 위제트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위제트의 숙제를 자신의 마음대로 모조리 고쳐서 학교에 가져가게 하고 위제트는 자신이 하지 않은 대신 20대 오빠가 해준 숙제로 인해 학교에서 정학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후로도 오빠는 위제트의 숙제를 표나지 않게 봐주게 되고 그러면서 위제트는 서서히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고 항상 머뭇거리게 된다.
책을 많이 읽고 어렸을때부터 지적능력이 뛰어난 오빠와 더불어 지적인 능력이 탁월하지만 오빠를 성공의 모델로 보고 자신은 성공을 이루어낸 사람들 틈에 감히 낄수 없으리라고 생각하게 된다. 오빠에게는 면책권을 줌으로서 자신의 그러한 자책감을 모두 떠안고 살아감으로 인해서 무슨 일을 하든지 칭찬을 받거나 어느 정도 인정받을 자리에 놓이게 되면 그 자리에서 떠나기를 반복한다. 자신이 못났기 때문에 오빠가 할수 없는 자신의 숙제를 대신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오빠가 자신을 강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오빠를 동경한 나머지 오빠를 도발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것이다.
위게트는 오빠가 국영 기업체의 좋은 자리에 다니고 네 아이들을 키우는 단란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행복한 가장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자녀들도 위제트를 오빠가 무시한 것처럼 아버지에게 무시당해서 공부를 썩 잘하지 못하고 언제 봐도 불안하고 성말랐다고 한다. 위ㄱ트의 잘못이 아니고 오빠가 '소아성애자'이며 아이들에게 법을 가르쳐주어야 할 사람은 어른이며 아이들은 어른을 신뢰할수 있는 존재로 믿으므로 어른이 시킨 일이 나쁜 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본인이 깨달아야 하는데 위제트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상담이 끝나면서 위게트는 스스로의 잘못이라는 죄책감을 느끼며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파괴했던 모습들을 시인하게 된다. 위게트의 신경불안의 원인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인데 무의식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그것이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치료과정이며 두 번째 단계를 넘기 위해서는 백번이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몇가지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어른이 제대로 어른처럼 행동하지 못한 행동들로 인해 부모로 인해 아이들이 얼마나 커다란 혼란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지 그 상처들로 인해 자신이 어떻게 망가지게 되는지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드러나지 않게 일반인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상처들이 그들의 내면을 지배하면서 우리 가운데에도 알게모르게 그러한 상처들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의 경우에는 이런 면이 없지 않을까? 혹여 이 사람은 이런 부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되었다. 가끔은 이런 책을 보면 나도 정신과치료를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내 안에 있는 문제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고쳐나가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아무튼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역할을 하는지를 다시한번 알게 되었고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나의 정신상태를 긴밀하게 체크하고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