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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누구야? - 미국에서 내 아이 당당한 한국인으로 키우기
한윤정.신동혁 지음 / 푸른향기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Arm Wrestle
Dad and I did arm wrestle.
To win I had to push his arm out of the space.
We also did Taekwondo.
It was hard, but everythig is fun with Dad.
팔씨름을 했어요.
아빠와 팔씨름을 했어요.
선 밖으로 밀어내는 사람이 이기는 거예요.
태권도도 했어요.
힘들었지만 아빠와 하면 뭐든지 재미있어요.
................본문 106페이지중에서
아이가 일기를 쓰면 그 일기에 대한 부연설명을 엄마가 해주고 있다. 미국에서 자라는 아이니만큼 일기도 영어로 쓴다. 일기속에 아이의 따뜻한 마음과 친구들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이 하는 모든 일들에 대한 부분적인 이야기들이 그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어림 짐작하게 해준다. 위의 [팔씨름을 했어요]라는 일기를 보면서도 아이들은 특히나 아들들은 아빠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수가 있다. 어렵든 쉽든 아빠와 무언가 어울릴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이야기를 우리 남편에게도 꼭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사소한 것에 얼마나 기쁨을 느끼는지 말이다.
우리도 얼마전 아이가 게임방에 몰래 다닌 것을 안 이후 남편은 아이에게 게임을 집에서 할수 있도록 깔아주어야겠다고 하면서 스타크래프트를 깔아주었다. 그런데 게임을 하면서 황당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이들끼리 게임을 할때는 잘하든 못하든 서로가 격려를 하면서 하는데 아이가 아빠와 하니 아빠가 계속 짜증을 내는 것이다.
"야~~그거 하지마~~" "그렇게 하면 어떻게?" "야~~지금 그거 할때가 아니잖아~~" "다른 거 우선해...기다려 너 가만히 있어봐~~"하면서 버럭 짜증을 내면서 하는 것이다. 그랬더니 울 아들왈
"아빠~~왜 그렇게 화를내?~~~"
하면서 같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ㅡㅡ;;
그래서 게임을 아들과 하면서 즐겁자고 하는 것인데 왜 그렇게 화를 내냐구 했더니 조금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찌나 황당하던지...이래도 아이들은 아빠와 게임하는 것을 좋아할까?
그래서 아이에게 어떤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아빠가 화내면 짜증나긴 하지만 그래도 아빠랑 하는게 좋단다. 왜냐구 물어보니 그냥이란다. 친구랑 하는게 좋은지 아빠랑 하는게 좋은지 물어보니 아빠랑 하는게 좋단다.친구들과는 자주하지만 아빠랑은 가끔 하니 그렇단다.^^;;; 역시나 이 속의 일기를 쓴 동혁이란 아이와 같은 심정인것을 알수 있다. 어떤사람이 쓴 글중에 아빠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얼마나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모른다고 했던 글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는 그런 일이다.
아버지가 공부하는 학생이고 항상 일때문에 바쁘다보니 동혁이는 미국에서 엄마와 외로운 생활을 하기도 하고 미국에서 친구들과의 벌어지는 여러가지 이야기들, 그리고 남편이 유학생이고 항상 공부중인 남편과 사는 엄마의 힘든 일상들이 담겨있다. 앞부분의 일기형식의 이야기들에서는 가족이 아주 평화로운 생활을 하는것처럼 보이지만 못다한 이야기들을 보니 역시나 즐거운 와중에도 힘든 일들도 있음을 알수가 있다. 저자의 남편과 같이 공부했던 사람중 부모님이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악착같이 열심히 가르켜서 성공한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자살을 할 정도로 힘겹고 타지에서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남편이 유학생이고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을 하지만 남편이 성공하기 까지 동혁이의 외로움과 함께 엄마의 아내로서의 외로움이 담겨져 있다.
그 외로움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그리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그곳에서 방황하는 한국 아이들을 위해서 한국인 학교를 세우게된 여러가지 힘겨운 이야기들이 잠깐 비춰지지만 여러가지 해피한 일들과 오버랩되면서 이 책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삶이란 항상 행복하고 해피하기만 하지는 않다. 내면에는 여러가지 굴곡들이 있기에 그 삶은 더욱더 값지게 보이는 것이다. 현재도 이 땅에는 미국에 가서 외국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어하고 살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한 한사람 한사람에게 나름대로의 미국유학생활속에서의 이모저모를 보여주고 있다. 동혁이 가족이 참으로 따뜻한 가족인듯해서 마음이 푸근해지고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가족을 보니 같은 한국사람으로서 든든해진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다 애국자가 된다더니 정말 그말이 맞다는 것을 이 이야기를 보면서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