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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물리학 - 탁상 블랙홀에서 양자 텔레포테이션까지 상상 초월 물리학의 세계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꿈꾸는과학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과학자중에 특히 물리학자는 논리적인 사고로 세상의 어려운 수수께끼들을 풀어내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방식의 과학은 데이 사이언스라고 하고 밝은 햇볕 아레에서 올바른 과학의 길을 걷고 있는듯한 사람들이지만 갑자기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논리를 찾아보기 힘든 생각을 출발점 삼아 연구를 시작하는 경우에는 나이트 사이언스라고 저자는 부르고 있다.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발표되었음에도 이단의 딱지를 달고 매장된 학설도 있고 혜성같이 등장했다가 반증 실험 때문에 사라지기도 한다. 두번째 의미는 천체 망원경으로 보는 밤하늘의 과학, 즉 우주론을 말한다. 세번째 의미는 공상, 허구, 소설등의 세계이다.
그렇다면 물리학이란 무엇인가? 물이학이란 우리가 사는 세계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물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물체와 물체 사이에는 어떤 힘이 작용하는지 그리고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수학과 논리로 설명하는 학문이다. 꼭! 방정식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한다.
이단적인 여러가지 설들이 나오기 전에 정설은 무엇인지 어떤내용들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완벽하게 인정을 받기 전까지의 무수한 무수한 노력들이 얼마나 존재하고 있는지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주인공 옆에 여러 조연과 엑스트라들이 있듯이 수많은 물리학자들과 설들이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것을 알수가 있다.
저자는 논문을 검토해달라는 의뢰를 받기도 하는데 상당히 괜찮은 논문도 있고 어떤 때는 대단한 이론이 떠올랐기 때문에 수식으로 정리하여 보내지만 공개되면 본인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므로 비밀을 지켜 달라고 의뢰하는 엉뚱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미나미 요시나리라는 어느 기업에서 인정받는 로켓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위성 설계 전문가에게서 받은 논문을 소개하고 있다. 연료를 쓰는 기존의 추진 기관에서 벗어나 중력의 일그러짐에서 추진력을 얻는 기관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 미나미씨의 생각이라고 한다. 미나미씨의 아이더어는 '차세대 우주 항법'이라는 이름으로 특허등록을 받았는데 심사관이 기술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특허 신청의 수리를 거절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받아들였다고 한다.
팽이의 무게가 팽이가 도는 방향에 따라 변한다고 주장했던 하야사카 히데오라는 사람이 있는데 보통의 팽이가 아니고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인 팽이로 실험을 했다. 도는 방향에 따라 팽이의 무게를 측정했더니 오른쪽으로 도는 팽이의 무게가 왼쪽으로 도는 팽이의 무게가 다르다는 놀라운 결과를 얻고 논문으로 발표하고 뉴욕 타임지에서도 특종으로 다루는등 전세계에서 큰 뉴스가 되었고 하야사카 히데오는 하루아침에 유명한 물리학자가 되었다. 그후 대학교에서 오랫동안 조수만 하다가 대학을 그만둘 처지였지만 이 발견으로 단번에 조교수로 승진하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이루었다. 논문을 발표후 모 전저 제품 회사와 협력하여 실험을 반복했는데 아무리 실험을 반복해보아도 납득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많은 과학자가 같은 실험을 했지만 팽이의 무게는 변하지 않았다. 아무리 고속으로 실험해도 무게가 변하지 않자 실험결과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가치는 땅에 떨어졌다.
현직 교수라면 바로 학교에서 쫓겨나 과학자로서의 권위를 잃었겠지만 논문발표후 바로 정년 퇴임을 해 이미 조교수 자리에서 물러나 있었고 아직도 학계에서 활동적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하야사카 연구실의 연구 과제는 반중력 장치를 가지고 새로운 비행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공간 자체에서 깨끗한 에너지를 무한하게 꺼내 쓰는 것이다. 저자는 하야사카와 몇 번 만난 적도 있고 함께 일해 본 적도 있는데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어딘가 생각이 붕 떠 있으며 현대 물리학의 세계에서 가장 이단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레이저보다 파장이 좀 더 긴 빛을 메이저라고 하는데 찰스 하드 타운스는 지금 널리 사용되고 있는 레이저 발생 기구를 발명했다. 타운스는 탁상위나 실험실이 아닌 공원에서 산책중 얻은 착상으로 메이저를 발명했다. 몇년 동안이나 밤낮으로 이 문제만 생각하고 출장 중에 머물던 호텔에서도 좀 더 짦은 파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던중 잠을 설치다 아침 일찍 일어난 타운스는 같은 방에서 자는 사람이 깰까봐 조용히 산책을 나섰다고 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것을 토대로 계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계산 도구는 주머니에 들어있던 봉투와 볼펜이 전부였다. 계산은 완벽했고 연구실로 돌아온 타운수는 실험을 했지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좋은 실험결과를 얻을수 없었다. 둘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학과장과 전학과장으로부터 실험을 그만두라는 압박을 받지만 조교수로 종신 재직권을 신분 보장을 받고 있기에 그 누구도 해고할수 없었고 계속 실험을 하던중 두달 뒤 타운스가 강의 중이던 교실에 한 학생이 뛰어 들어와 "해냈다!"라고 외쳤다. 교실에 있던 모든 사람이 그 실험 결과를 보기 위해 타운스의 실험실로 몰려들었고 바로 이것이 메이저의 탄생이다. 이 장치에서 나오는 빛을 메이저라고도 한다.
아인슈타인이 그렇게 바람둥이였다니 참으로 학구적인 자세와 삶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유명하고 잘났으니 가까이 하는 여자들도 없었겠냐만은 바람기로 부인에게 노벨상 상금으로 위자료를 다 주고도 또 여러 여자들에게 눈길을 돌렸다는 것은 참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아이들위인전에서 얼마전에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를 본적이 있는데 그 책에는 아인슈타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인으로 인해 이혼을 하게 되고 자기와 생각이 통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좋은 뜻으로 부인과 상의하에 전처에서 노벨상금의 반을 줬다는 이야기를 보고도 영 깨름칙했는데 이 책을 보니 더 실망스럽다. 하지만 저자의 말마따나 좋고 나쁜 것을 떠나 우리가 사랑해주어야 할 사람이다.
호킹이 두번 결혼을 하였고 첫번째 부인과는 서로 다른 사람이 생겼다해서 헤어지고 두번째 부인에게는 가정 폭력을 당하고 있는듯 하다니 오싹하다. 두번째 부인은 간호를 해주던 호킹의 간호사였다고 하던데 어찌 그런이리...오즉하면 호킹의 상처들로 인해 메스컴에서도 떠들정도인데 호킹 집안에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한다. 호킹은 굉장한 이론들을 발표하기도 하지만 나이트 사이언스적인 과학자이기도 하다. 이단적 가설들을 주장하고 있는데 첫째는 호두 껍질 우주설은 우리 우주가 대폭발 후 커졌기 때문에 이제는 점점 작아질 것이라는 주장을 하지만 1998년 초신성 관측 결과 우주가 가속 패창하고 있다. 우주 상수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최근의 관측과 연구에 따르면 아무래도 우주 상수는 존재하는것 같다고 한다. 세번째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정보의 복원 가능성에 대한 도박을 하고 있는데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정보의 복원 가능성을 걸고 물리학자 킵 손,존 필립 프레스킬과 내기를 했다. 호킹은 정보가 사라지는 쪽에 걸었다가 2004년에 완벼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진행성 근육 위축증으로 이 병에 걸리면 3~5년 밖에 살지 못하는데 교수직에 취임한 것도 그의 삶이 얼마납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배려덕분이라는 이야기도 돈 적이 있지만 아직도 건재하고 그와 같은 환자들이나 가족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파인만의 결핵으로 죽은 아내 이야기에서 파인만은 아내가 죽고도 건재한듯이 너무 냉정한 듯이 보였지만 어느 순간 길을 걷다 어떤 옷을 보고 '아. 알린이 좋아할 만한 옷이다.'라고 생각한 순간 눈물이 넘쳐흐르고 슬픔의 물결이 단번에 밀어닥쳤다고 하는 이야기가 나는 공감이 된다. 삶이란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알수 없는 일들이 부지기수이다.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그 때는 정말 파인만처럼 나이가 드셔서 폐암으로 진단을 받았고 병원에서도 그렇게 생각을 해서 그 순간과 지나고도 한동안은 담담했지만 교회에서 어느 순간 기도를 하다가 정말 폭포처럼 눈물이 흘러서 주체를 할수 없이 예배내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과 눈도 마주칠수 없었고 고개를 들수도 없었다.
1973년 에사키 레오나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브라이언 조지프슨은 노벨상 수상후 물리학 문제를 너무 생각한 나머지 환각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거의 수면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환각을 억제하기 위해 다량의 신경 안정제를 먹기 시작했고 결국은 망상에 빠져들어 어느덧 주 연구 분야가 양자론에서 초심리학으로 바뀌었다. 주류인 데이 사이언스에서 나이트 사이언스로 묻혀 버렸다.
고혈압의 원인 중 하나인 레닌 효소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해독하는데 성공한 쓰쿠바 대학교의 명예교수인 무라카미는 "어떤 대단한 존재"라는 글로 찬반양론을 일으켰다.
진화론으로 유명한 기무라 모토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분은 곰팡이 한 마리가 태어날 확률은 10억 원짜리 복권이 100만 번 연속으로 당첨될 활률과 같다고 했습니다. (중략) 하물며 인간의 경우는 어떻겠습니까. 인간은 수십조 개의 세포가 싸움 없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요? 아마 유전자가 지배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유전자를 지배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겠지만, 아직은 잘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어떤 대단한 존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뇌+마음+유전자 vs. 어떤 대단한 존재]에서
명예를 얻은 무라카미는 유전자 더 안쪽에 있는 '그 무언가 위대한 존재'를 느낀것이며 이것은 나이트 사이언스적 측면이라 할수 있다. 이 책의 주제인 '나이트 사이언스'라는 말도 무라카미 가즈오와 에사키 레오나의 강연에서 따왔다고 한다.
나는 과학이란 과자만 들어도 머리에 쥐가나는 사람이고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도대체 어떤 학문인지도 몰랐는데 단지 제목에 이끌려서 과학자들의 뒷담화들이 들어있다는 이야기에 솔깃해서 이 책을 보게되었다. 정말 이 책 속에는 귀가 솔깃할만한 유명한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있고 저자인 일본인으로서의 일본에 대한 애뜻함도 볼수가 있었고 과학이라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옷을 벗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원리를 찾아내는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노력들도 볼수가 있었다. 이 책이 나오고 나서도 여러가지 연구들이 진전이 되었고 미래에도 또 다른 많은 가설들과 정설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얼마전에 일본과학자들이 노벨상을 타는 쾌거를 이룬것처럼 보다더 과학에 집중하여 우리나라도 명석한 두뇌들이 빛을 발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데이 사이언스를 위해서는 나이트 사이언스의 존재가 꼭 필요하다. 나이트 사이언스가 곧 데이 사이언스의 밑거름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