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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째비 주례 좀 서 줘 ㅣ 내친구 작은거인 21
김하늬 글, 이광익 그림 / 국민서관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그림도 좋고 내용도 참 따뜻하다. 토째비라는 내용과 딱 들어맞는 그런 동양화풍의 그림이다. 사실 표지를 보고 아하~~토째비가 도깨비겠거니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토째비가 경상도에서 사투리로 부르는 도깨비란다. 우리 남편과 연애할때 시골에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데 이 책의 저자가 엄마에게 직접 있었던 일이라고 들었던 것처럼 거의 비슷한 도깨비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실제로 겪었다는 도깨비 이야기는 나도 그 때가 처음이었다. 도깨비를 알고만 있었지 실제로 도깨비를 만났다거나 한 그러한 일은 처음 듣는 일이었다.
그야말로 믿거나 말거나 당사자는 아는 일이지만 겪지 않은 사람에게는 설마~~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그리고 나에게 일어나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의 경험만으로도 마치 내가 겪는 것처럼 초조해질때도 무서워질때도 있고 말이다. 이 책에 나오는 도깨비는 그렇게 무섭거나 나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단지 사람들이 도깨비는 무서운 존재라더라~~괴물이더라~~라는 소문에 의해 무서워하는 사람들때문에 결혼을 못하고 있는 애석한 도깨비들인 것이다.
쌍둥이 건이와 곤이가 나온다. 쌍둥이들은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그렇게 닮을수 있는지..대학 다닐때도 두명이나 있었다. 우리과에 쌍둥이가 둘이나 있어서 두명 즉 네명인데 우리과에는 두명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둘의 쌍둥이들을 만날때마다 그 아이가 날 제대로 쳐다보는지 날알아보는지로 쌍둥이인지 아닌지를 구별했다. 한번은 명동에 혼자 나갔다가 쌍둥이중 하나를 만난 적이 있다. 누구야~~하고 불렀는데 아무 대답도 안하고 가는 것이다. 그래서 쫓아가서 부르니 그냥 휙~~가버린다.ㅡㅡ;;; 얘가 맛이 갔나? 왜이러지? 했는데 알고봤더니 우리과애의 언니였던 것이다. 정말 닮았다. 이 책에 있는 쌍둥이도 너무도 닮아서 도깨비들조차 알아보지 못했나보다.
도깨비가 갑자기 곤이를 데리고 간다. 그리고 곤이에게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주례를 서 달라고 한다. 어이없는 곤이를 보고 자기들끼리 이 아이가 너무 어리지 않나? 라고 생각을 하지만 하여튼 주례가 필요하기에 부탁을 한다. 곤이는 얼떨결에 집에 돌아오게 되고 그 이야기를 하니 도깨비이야기를 매일 들려주던 할머니도 쌍둥이인 건이도 곧이 듣지를 않는다. 그래서 답답해하던 곤이는 그저 자기가 잠깐 꿈을 꾼것이거니 하고 지나가려하는데 서울 집으로 돌아간 서울 집까지 도깨비가 찾아온 것이다. 주례를 부탁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 상황을 몰래 숨어서 쌍둥이도 보게 된다.
쌍둥이 건이는 나쁜 도깨비의 주례를 서주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곤이는 토째비누나를 위해서 꼭 주례를 서주겠다고 한다. 그러한 상황들이 참 재미잇게 그려져 있다. 그저 착하기만한 그러한 형제들이 아니라 정말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아이들처럼 현실감있는 성격을 가지고 티격태격한다. 매일 건이와 곤이는 만나기만 하면 대화만 했다하면 티격태격한다. 우리 아이들과 어쩜 그렇게 닮은 모습인지..이 책을 보면서 책속의 아이들이니까 그렇게 착한 거야가 아니고 정말 리얼함을 지닌 주인공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엄마,아빠의 가슴아픈 사연을 듣게 된다. 할머니가 그 이야기를 해주는데 이궁....왜이렇게 서글퍼지는지....동화책을 보면서 바보같이 울고 말았다. 나도 모르는 나의 아픔이 갑자기 느껴져서 일까? 정말 내용이 전체적으로 어색하다기보다는 참 수더분하니 구석구석 솔직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맛깔나는 이야기였다. 현실의 어려운 삶과 현실적인지 않은 상상속의 도깨비들이 잘 어우러진 따뜻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