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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종들 ㅣ 중국 당대문학 걸작선 3
한 둥 지음, 김택규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웅진에서 나온 [독종들] 표지를 보니 무언가 있다. 제목또한 의미심장하다. 독종들이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의 소개를 보니 중국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란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영웅이 생각난다. 전태일역도 했던 단단한 홍경인의 모습도 떠오르고 그 책의 일그러진 영웅도 떠오른다. 그런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영웅과는 다른 독종이다. 사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주인공은 정말 일그러져 있는 부분이 많았다. 알게 모르게 악하게 군림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말이다.
[독종들]은 다른 의미의 영웅이다. 자신의 아버지의 위세를 등에 없고 위세등등한 비열한 웨이둥과 달리 주훙진은 비열한 웨이둥과 맞서는 인물이다. 새로 전학을 온 주인공 장짜오를 처음부터 강단있게 본 주훙진을 웨이둥으로부터 열심히 엄호를 해준다. 정말 강단있는 친구의 친구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다. 인간의 어딘가 모르는 정답이 없는 어수룩함을 이 책은 군데군데 말하고 있다. 비열한 웨이둥을 능가하는 주훙진이지만 주훙진의 당당함은 나름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의 당당함은 정의를 위한 당당함이기도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신에게서 알게 모르게 나오는 천성이기도 한 것이다.
젊음의 발산이라면 발산이기도 한 서열싸움이라든지 자신의 자리찾기등을 해나가는 그야말로 독종들의 이야기가 펴펼쳐진다. 학교에서 반에서 어느정도 덩치를 자랑하는 한등치들이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싸움이기도 하고 청소년기의 주체할수 없는 에너지의 발산이기도 하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몸부림이기도 한 것이다. 한사람 한사람의 인물을 자세히 묘사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지 어떻게 커나가게 되는지등을 그려내고 있다.
영웅의 시각이 아닌 친구들간의 애뜻함도 묻어나고 갈등들도 섬게하게 잘그려내고 있다. 어린 시절의 치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란 커다란 맥이 형성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한사람 한사람의 성격과 함께 그들의 삶, 그리고 중국이 어떠한 여건속에서 살아갔는지등을 조목조목 이야기한다.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삶을 자꾸 반추해보게 된다. 청소년기의 원대한 꿈들이 과연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그렇다면 원대한 꿈을 우리들은 어떻게 일구어나가고 있는지를.....그리고 또다른 내일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다르게 펼쳐질 나의 삶의 알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여러가지 갈래들을 생각하게 된다. 인생의 장단고저가 마디마디 느껴지는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