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가 부르는 노래 세계아동문학상 수상작 3
신시아 보이트 지음, 김옥수 옮김, 김상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 나는 남편한테 충실했어. 하지만 나도 생각을 하게 되었어. 남편이 죽은 다음에....내가 해야 할 일이 있는지 없는지. 남편은 행복하지 않았어. 행복한 사내가 아니었지. 나도 알았어, 알게 되었지. 남편은 자신의 현실을 행복하게 여기지 않았어. 그리고 나는 남편이 그러도록 가만히 있었어. 고상하게 고집만 부리며 가만히 앉아서 평생을 보내도록. 아이들이 멀어지는 것도 구경만 했어. 아빠한테서 그리고 나한테서, 많은 세월이 지난 다음에....생각하게 되었어....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사람들한테. 그리고 가족들한테. 가만히 앉아 있도록 놔두면 안 된다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상대편이 그 손을 물리친다 해도 소중한 사람이라면 다시 내밀어야 해, 소중한 사람이 아니면 그냥 잊어버리고, 그럴 수만 있으면. 아, 잘 모르겠구나, 디시."

........................본문 252쪽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누구한테나 문제점이....상대편을 제대로 못 보는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내 말은, 상대의 단점 같은 거...보기만 해도 싫은거.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그걸 커다란 문제로 삼지 않는 이가 있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걸 그 사람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좋게 바라보는거야. 하지만 전혀 다른 사람도....상대의 문제가 무엇이든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 밀리 할머니를 봐. 처음에 나는 그분은 우리 할머니랑 좋은 친구로 살아오셨어....평생 동안, 조금도 변하지 않고. 게다가 상대방한테 무얼 요구한 적도 없어.....잘 모르겠어, 지금은 그분이 아주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채플 선생님...최근에 특히...내 말은, 그분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든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하지만 그건 옳지 않아, 미나, 슬금슬금 내 눈치를 보는 모습이 정말 싫어. 어쨋든 나는 지금까지 그분을 좋아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좋아할 수 없을 거야."

........................323쪽

 

"나는 이 세상이 나무와 같다고 혼자서 중얼거릴 때가 많아. 나무가 여기저기에서 자라는 것처럼 이런저런 일이 그냥 일어나는 거야, 저절로. ............"

.........

"예전에 묘비를 본 적이 있어요. 이런 내용이에요. 사냥꾼은 산이 집이고 뱃사람은 바다가 집이니,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다."

.......................361쪽에서

 

[디시가 부르는 노래]는 표지부터가 아주 고급스럽고 무언가 좀 어두운 분위기가 풍기는듯 하면서 묵직한 책이다. 그야말로 책도 묵직하다.^^;;  디시라는 네명의 아이들중 맡이인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아버지의 부재로 엄마와 살다가 엄마도 아프면서 할머니와 같이 살게된다. 외할머니랑 살게 되는 것이다. 워낙에 아버지가 없어서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했던 디시는 항상 힘들고 어렵게 자랐지만 누나로서 맡이로서 책임강이 아주 강하다.

 

보통의 가슴아픈 아이들의 삶을 다루고 있지만 다른 책에서 느꼈던 아이들의 연약함과는 좀 다른 강인함을 디시는 가지고 있다. 외할머니도 역시 보통의 할머니들과는 다른 강인함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모습은 자신이 남들 앞에서 당당하고픈 마음과도 결합하여 자신만의 성을 지켜내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는 배타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모습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아니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는 섞이지 않고 오직 자신의 가정을 돌보기에 급급한 우리 엄마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엄마의 모습은 그러하다. 남들앞에서 주춤거릴까봐 항상 당당하기를 바라고 남들 앞에서 주눅들까봐 자신은 어렵고 힘들지라도 가족들에게만큼은 많은 것들을 갖추어 주고 싶은 강인함이 들어있다.

 

사춘기에 보통은 즐겁게 뛰어놀 나이에 디시는 부모처럼 챙겨야 할일들이 너무도 많다. 바로 아래 동생인 제임스는 어디에 가서든 뒤지지 않고 당당하다. 사무엘은 어린아이같은 천진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딘가 모르게 주눅들어 있는 모습이 있다. 그리고 막내인 메이베스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디시 형제들과 살아가야할 할머니는 동네에서 괴팍한 노인으로 소문이 나있다.

 

디시는 학교에서 자신의 성적을 걱정하기 이전에 동생의 일들에 항상 신경이 쓰인다. 물론 자신의 삶은 그냥 내박쳐두는 것도 아니다. 너무나도 야무진 디시는 자신의 일도 책임감 있게 잘 해낸다. 그러한 강한 디시에게 손짓을 하는 미나와의 만남에서 디시는 주춤거린다. 세상을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세상과 자신을 항상 분리해서 생각한다. 남들이 어떠한 시선으로 디시를 볼지라도 디시는 당당하기 위해서 항상 무슨일이든 최선을 다하고 상황이 좋지 않을지라도 자신을 꼿꼿이 세우고 넘어지지 않으려 애를 쓴다.

 

그러한 디시에게 주변에 손을 내밀기를 주변에서도 원하고 할머니도 원한다. 그래서 주변과 마음을 열고 사랑을 나누게 되는 그러한 일들이 벌어진다. 커다란 책임감으로 스스로가 모든 것들을 해내야하는 막중한 부담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질수 있는 방법은 자신을 드러내놓고 자신이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누군가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면 그것을 따뜻하게 잡을수 있는 것이 삶의 진정한 용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에세이를 너무 잘써서 오히려 선생님이 그러한 디시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이 표절일것이다, 누군가가 써주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을때 디시의 친구 미나는 디시에게 손을 내민다. 그것은 결코 표절이 아니며 디시는 그러한 것을 표절한 만큼 한심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손을 내민 미나는 이야기한다. 그리고 선생님은 미나의 이야기를 듣고 디시가 직접 썼다는 것을 깨닫고 디시에게 사과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손녀의 모습을 보며 할머니도 열린 눈으로 살아갈 것을 디시에게 이야기한다. 자신도 마음을 열지 못함으로 인해서 누군가의 손을 잡아 주지 못함으로 인해서 아쉬웠던  삶을 후회하며 디시에게는 그러지 않기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디시에게 할머니는 손을 내미는 것이다. 내 손을 잡아달라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만났을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삶인지에 대해서 차분하고 냉정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작가의 삶이 이렇게 현명하지 않을까 싶으면서 당당한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든다. 우리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아주 좋은 자양분이 될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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