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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
리처드 F. 버턴 지음, 김원중.이명 옮김, 마르크 샤갈 그림 / 세미콜론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세헤라자드는 샤리아르 왕의 분노를 누구러뜨리고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일천밤하고도 하룻밤 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의 강력한 힘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지루하고 힘들때에 누군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안식처같은 풍요로움을 느끼는가? 그림책중에도 프레데릭이라는 책이 있는데 다른 쥐들은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서 애써 일할때 혼자서 일을 하지 않고 있다가 겨울이 되어 이야기를 해주니 쥐들이 배고픔도 잊을 정도로 행복해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 역시도 이야기를 참 좋아해서 시험이 있건 말건 책을 보고 지금도 역시 책을 열심히 보고 있다. 주위에서는 도대체 돈도 안되는 책만 그렇게 보고 있으면 모하노? 라고 이야기하지만 어쩔것인가? 책이 좋고 이야기들이 좋은 것을....그러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책이 바로 이 책[아라비안 나이트] 인 것이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단일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천여년에 걸쳐서 여러 작가, 번역가, 학자들에 의해 수집된 이야기 묶음집이다.
고대 페르시아, 인도,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시리아의 전승과 신화, 민담등이 들어 있으며 히브리 민담도 꽤 들어 있다고 한다. 역사이야기, 사랑 이야기, 희극,비극, 시, 해학극, 성애문학등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이 책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는 300여 편의 이야기들중 네편의 이야기를 골라 그림을 그렸는데 환상적이며 아주 독특한 아름다움을 품어내는 샤갈만이 그려낼수 있다고 해서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샤갈은 더 좋은 자신이 원하는 그림이 되기 위해서 망명 중 만난 자신이 원하는 색을 제대로 낼 줄 아는 알버트 카르먼이란 인쇄업자를 만나서 일을 하게 되었다 한다. 1948년도에 출판되었다. 샤갈은 이 책에 그린 13장의 석판화로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판화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망명지에서 사랑하는 아내 벨라가 폐렴으로 죽고 난 후 삶의 공백 상태에서 샤갈은 연인들의 이야기들을 주로 모아서 그려냈다고 한다. 샤갈의 그림을 워낙에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새롭게 볼수 있게 된 아주 환상적인 그림책 이었다. 이렇게 자유롭게 그려낼수 있는 사람은 정말 흔치 않다. 그림을 영혼으로 그린 듯한 그러한 꿈을 꾸는 듯하면서 현실적인 닫힌 시각이 아닌 마술의 세계로 인도되어지는 인간들의 영혼을 정말 환상적으로 그려낸 보석과 같은 그림들이 빼곡히 들어있다.
이야기들도 사랑의 마법에 빠져서 자신도 어쩔수 없는 이끌림을 받게 되는 정말 허무맹랑한듯 하면서도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환타지와도 맥을 같이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속에 존재할수 없는 마술로 만들어진 보석이 주렁주렁 박힌 날아다니는 말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랑, 그것을 그려낸 아주 정열적인 색채와 화려한 색채의 만남으로 그려진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아주 자유로우면서도 수많은 상상을 해내게 만드는 스케치...남편을 버리고 사랑하는 남자와의 만남으로 눈이 먼 여인의 불쌍한 운명과 그 여인으로 인해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등 말이 될듯 안될듯 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면서 환상과 현실을 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들과 함께 몽환적인 그림들이 펼쳐진다.
이 책을 보고 와우~~~샤갈의 그림을 워낙에 좋아하는 나는 넘 기뻣지만 울 남편왈...이거 너무 야하잖아? 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나도 이야기를 보기전에 그림만 후루룩 넘기니..정말 그런가? 싶었는데 이야기와 접목시키면서 하나하나 읽으며 그림을 보다보니 정말 아름다운 그림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주인공들의 영혼의 울림이 들리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