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2007.겨울 - 통권28호
미네르바 편집부 엮음 / 연인(연인M&B)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 남편도 한때는 시를 열심히 써서 현대시라는 계간지에 당선된적이 있다. 그래서 이런 책을 보면 이러헤 시와 단편소설이 있는 계간지를 보면 문득 그 때의 그 시간들이 생각이 난다. 우리집에는 아직도 많은 시집들이 있다. 집에 책이 많다보니 그리고 시집은 작다보니 앞줄 뒷둘 이렇게 해서 책들이 꽃혀있다. 대학때 같이 시를 쓰던 동인후배들이 오면 이 시집들을 갖고 싶어서 기를 썼다. 그럼 우리남편은 한권씩 주기도 하고...즐거운 추억들이다. 지금은 교회를 다니면서 그렇게 어두운 시를 쓰지는 않는다. 아니 시를 쓰지 않는다. 아이들이 커가고 주위에 많은 비교할 대상들이 생기면서 정말 남들 말하는것처럼 먹고 살기에 급급한 삶들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꼭 좋지만도 않고. 그렇다는 이야기다.

 

연구실외1편    

                       이재훈

 

벽이다

엎드려 잘 때마다 이곳은

바닥이 아니라 무른 껍질이라 생각했다

배에 힘을 주면 지그시 열릴 것 같은

그 껍질을 깨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몸을 마음껏

비벼대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주장해야 했다

쿵, 말문이 열리면 긴 오솔길이 펼쳐치곤 했다

한참을 걸었을 때 울창한 숲이 보였다

나는 구름을 먹고,

신성한 사랑애 대해 논했다

풀숲에는 소리가 고여 있었다

풀을 헤치니 소리가 서로 밥을 먹고 있다

갑자기 구역질이 나서 나무의 텅 빈 몸에 구름을 토했다

검은 말들이 꿈틀댔다

가련한 밤,

....

98년도에 등단한 시인이다. 우리 남편과 같이 현대시로....우리 남편 처럼 모든 사람들이 시를 안쓰는 것은 아닌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살고 싶기도 하고 당신이 살고 싶었던 그 삶을...그리고 나와는 다른 그 삶을 살아나가고 잇는 것이다. 서로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사회 안에서 우리의 삶들은 야위기도 하고 버티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박은경의 박쥐우산도 아주 인상적이다. 날이 다 나간 우산을 쓰고 거의 반 미쳐서 돌아다니는 과부....그런 사람들 의외로 참 많다. 정말 멀쩡해 보이는데....그렇게 넋이 나가서 살아가는 사람들. 도대체 무슨 얼마나 힘든 사연이 있길래 그렇게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것인지... 그들도 태어날때는 아주 귀여운 아이로 태어났을텐데....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네들을 보면 참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보듬아 주어야 한다는 생각뿐..그들 곁으로 다가서지를 못하는 바보스러운 나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가슴이 뭉개진다.

 

박쥐우산에 나오는 박쥐우산을 들고 다니게 만든 장본인은 바람 같은 사람이다. 정말 바람같은 사람에게 이렇게 버림받는 다면 얼마나 허망할까? 삶이란...이 글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용이에 대해서 나뿐 놈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욕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용이의 그 자신감에 삶을 미련없이 마음대로 살아가는 자신감이라고할만한 그 기에 눌러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자유로운 영혼에게 버림받은 과부는 어쩌라고?

 

무슨 일이든 대쪽같이 잘해내는 용이. 그리고 그러한 용이의 다부진 모습에 반하는 사람들...그리고 그 다부진 모습과 함께 미련없이 버리고 떠나버리는 용이.....용이같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용이같이 버리는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참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우리정서이기에 한마디만해도 알아들을수 잇는 그러한 정서, 그래서 우리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말이 나오는가보다.

 

이윤학 시인을 만나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열심히 기다리고 시도한 사람, 그리고 열심히 도망다니다가 인터뷰를 하게된 이윤학시인의 이야기들....그런 마음들이 어느정도 와닿는다. 어떤 결과물을 보았을때 그 결과물을 만들어 낸 사람을 너무나도 만나고 싶어하고 결과물을 낸 사람은 자신을 드러낸 다는 것이 참 어색해서 자꾸 피하고 그런 심리가 아닐까 싶다.

 

우리들은 삶은 곧 시이고 우리들은 삶은 곧 음악이며 우리들의 삶은 우리들의 거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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