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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개 장발
황선미 지음 / 이마주 / 2019년 3월
평점 :
나를 좋아한다고?
뭐, 개들 중에서는 봐 줄 만하다는 거야.
빛이 난다면서?
그게 말이야. 내 눈이 너무 밝아서 그러가, 밤에는 네 몸이 푸르스름하게 보여.
아마 내 눈이 아직 초롱초롱하기 때문이겠지. -p.156
인간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보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좀 더 정감가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인간을 주인공으로 해서 삶과 꿈, 만남과 헤어짐, 갈등과 화해를 인간이 인간의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동물을 의인화해
인간의 삶의 다양한 형태들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좀 더 객관적이고 명확한게 한 발짝 떨어져서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푸른 개 장발'은 이 책의 주인공으로 누렁이 엄마에게서 태어난 유일한 검둥이, 검은
삽살개로 암컷답지 않고 다부지고 수상한 낌새는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똑똑한 개이다. 장발은 이웃집 담장을 넘나들며 담장 늙은 고양이와 개를 팔아
용돈벌이 하는 노인 목청과 할머니 그리고 나중엔 시누이로부터 온 싸나우고 앙칼진 암탉 시누이까지 함께 살며 삶 속에서 만남과 헤어짐, 갈등과
화해, 사랑을 경험한다.
이 책은 전작 <마당을 나온 암탉>만큼이나 흥미롭고 주인공을 여성 주인공으로
해서 그런지 비슷하면서도 색달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삶의 형태들에 대해서 볼 수 있었는데 특히나 자신의 새끼를 팔아버린 목청 할아버지를
미워했지만 결국 받아들이고 마지막 목청 할아버지가 죽을 때마저 함께 한 모습이 감동적이고 괜시리 울컥했다.
말할 수 없는 동물들이라고 아무것도 알지 못할 거라는 편견에 시원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한 강아지의 탄생과 죽음까지의 일대기를 보여준 이 책은 이 작품을 읽는 내내 감동적이고 왠지 당차기까지 한 삶의 형태를 동물들을 통해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삶의 다양한 순간들의 관조적인 태도로 바라볼 수 있었다. 장발의 생애를 통해 인간이 겪는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행복, 어쩔 수 없는 미움과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정등 인간도 느끼는 다층적인 감정들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엔 황선미 작가님의 저서라는 사실하나로 이 책을 읽었지만 읽다보니 누렁이 어미사이에서
홀로 검둥이로 태어난 것에 대한 외로움과 개장수가 훔쳐간 어미와 형제들을 잃은 슬픔, 또 자신의 새끼를 잃은 슬픔, 새끼를 지키겠다는 모성애,
그리고 자신의 새끼를 팔아버린 목청 노인에 대한 분노, 점점 아파가는 목청 노인을 보면서 장발이 보여준 화해와 정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보며
장발을 삶을 통해 우리들의 삶을 보는 것 같아 감동적이고 점점 다양한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들도 장발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과 설렘도 갖게 한다.
짧은 중단편의 소설이었지만 소설의 길이와 무관하게 감동적이고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이
책을 청소년 친구들 특히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감동적이고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그런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장발의 삶을 바라보면서 우리내의 삶도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