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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 세계 사랑으로 어둠을 밝힌 정치철학자의 삶,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ㅣ 누구나 인간 시리즈 1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김경연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한나 아렌트]
"당신은 누구입니까? 보수주의자 입니까? 자유주의자입니까? 현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릅니다. 과거에도 그것을 안 적은 없었습니다. ...
저는 한 때 그랬던 것처럼 그야말로 낯선 곳에서 온 소녀라고 느낍니다."
우리에겐 "평범한 악이 전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다."라는 '악의 평범성'에 대해 이야기한 인물로 유명한 '한나 아렌트'. 하지만 유명한 그 이름만큼 그녀의 삶은 꽤 굴곡진 삶을 살았다. 1962년 그녀나이 56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녀는 어두운 시대에서 어둠을 밝힐 빛만 찾으려 하지않았으며 어둠 속에서 '어둠'을 찾고자했던 철학자였다. '한나 아렌트'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정말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이름이지만 사실 그녀 자체로 유명하다고 하기 보단 그녀가 썼던 아이히만 재판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다섯 편의 보고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 때문이다. 그녀는 인간이 '악'할 수 있는가에 대해 정치철학적으로 '악'의 본질을 바탕으로 이 내용을 썼지만 결국 그녀 자신또한 유대인임에도 유대민족을 배반한 배신자로 찍혀 "냉혹하고 감정이 없고 차갑고 참을 수 없이 건방지고 독창적이 되려는 뒤틀린 욕구에 사로잡힌 인간을 경멸하는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들의 "냉혹함"은 "햇볕 속의 버터처럼 녹아버렸다." 이렇게 부드러워지는 것이 바로 한나 아렌트가 이미 전체주의에 대한 책에서 기술한 전체주의 체제의 한 속성을 시사한다. 그런 식의 체제는 아무리 살인적이고 파괴적이라 하더라도, 어떤 단호하고 연대적인 저항이 나타나면 대단히 쉽게 내부적으로 와해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의 본질이 기이할 정도로 아무런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p.233
이처럼 한나 아렌트가 주장했던 '악의 평범성', 전체주의 체제의 속성에 대해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을 제외하면 한나 아렌트는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러한 이유 중 하나였다. 이 책은 알로이스 프린츠에 의해 쓰여졌다. 알로이스는 우리 사회에서 문제적 인물로 대두되었던 이들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분석하여 쓴 작가로 이번 '한나 아렌트'에 대한 전기또한 그녀의 정치철학을 통찰력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녀의 삶을 따라가며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정치의 속성과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그녀의 삶을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한나 아렌트에 대해 얼마나 단편적으로 그녀를 알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녀가 쓴 기사뿐만이니라 그녀의 삶과 작품을 두루 살피며 그녀 자체에 대해 소개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그녀가 얼마나 열정적이고 흥미진진한 삶을 살아왔는지, 복잡했던 시대적 배경에서 20세기 가장 독창적인 여성철학자로서의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만약 '한나 아렌트'하면 '악의 평범성'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다면 [한나 아렌트]를 읽어보길 바란다. 단편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전기적인 관점에서 '한나 아렌트'의 사유와 철학을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나면 한나 아렌트가 왜 금세기 최고의 여성정치철학자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