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
어릴적 기억에 남는 모험 이야기를 고르라고 한다면 ‘허클베리핀의 모험‘과 ‘걸리버 여행기‘라고 할 것이다. 특히, ‘걸리버 여행기‘는 아마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듯한 모험 풍자 문학의 고전중의 고전이다. ‘걸리버 여행기‘는 풍자문학의 대표적인 ‘동물농장‘의 저자 조지 오웰이 극찬한 풍자문학이다. 그런데 예전에 처음으로 어린이용 그림책이 아닌 소설책으로 ‘걸리버 여행기‘를 읽었을때 되게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뭔가 걸리버가 소인국가서 적국의 화살비를 뚫고 적을 무찌르던 장면들만 떠올라서 그런지 ‘걸리버 여행기‘는 풍자문학이라고 하기엔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원작 ‘걸리버 여행기‘를 읽고나서는 왜 그렇게 이 책이 풍자문학의 진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제 생각해보니 제일 처음 접했던 아동용 ‘걸리버 여행기‘는 정말 많은 내용이 생략되고 검열되었다. 또한 영화에서도 풍자에 대한 요소보다는 걸리버가 겪는 일들을 코미디적인 요소로 풀어내다보니 (잭블랙 주연영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풍자는 별로 느껴지지않았다. 그래서 단순히 ‘걸리버 여행기‘가 재미있는 소설로 좀 가볍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현대지성의 클래식 고전 시리즈의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가 완역본으로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듣고 읽어보고싶었다. 전에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로 자유론이랑 도덕경, 유한계급론 등 어렵게만 느껴져서 반쯤 고민하고 있었던 고전들을 덕분에 완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걸리버 여행기‘도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일단 한줄평으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깔끔하고 원전의 풍자미학에 대해 알고 싶었던 나에겐 만족스러웠다. 이 책은 서문부터 스위프트의 원작 그대로를 살리려고 노력했고 단순히 재미만을 느꼈던 부분들을 시대적 역사적 배경지식과 함께 보면서 숨겨진 풍자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걸리버 여행기의 번역본이 서점에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를 묻는다면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적확한 보충설명, 더하기가 적절했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삽화가 정말 옛날 책들을 읽는 것처럼 친숙하면서도 재치있는 삽화가 수록되어있다. 그래고 개인적으로 해제가 자세해서 좋았는데 보통 해제는 작가와 작품의 배경 그리고 내용에 대항 해설으로 구성되는데 솔직히 해제가 내용과는 달리 호흡이 길고 딱딱하기에 집중이 잘 안되서 덮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갑과 들을 가상하고 그들의 대화를 통해 해설하고 있어 독특하면서 흥미로웠다. 그래서 만약 어릴적 ‘걸리버 여행기‘의 재미있고 웃긴 모험이야기라고만 알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을 통해 조지오웰이 찬사를 보냈던 ‘걸리버 여행기‘의 진수를 느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