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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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은 지 한참이 지났어도 책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오롯이 남아있다.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되는 책들을 일부러 찾아읽지는 않는데 결국 책을 읽었었고, 읽으며 나도 모르게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읽어냈던 책이었다. 그리고 나서 오랜만의 작가의 신작이 <아버지>를 화두로

하고 있어서 무척 기대감이 생겨서 도서를 읽었다.


누구에게나 부모님은 소중한 존재이지만 개인적으로도 아빠 바라기인 나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더 뭉클하게 와닿았다. 책을 읽으면서는 돌아가신 시아버님 생각도 많이 났다.

두 분의 아버님은 참 다른 성향을 가진 분이시지만 두 분 모두 당신들보다  내리사랑의 마음들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셨다.

 

 

"아버지가 울었다."

 

시작하는 이 한 문장만으로도 그냥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내 마음속의 아버지는 늘 완벽하고 건강한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그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동안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버지의 세월도 참 많이 흘렀음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 하던 말들이 점점 실감 나는 순간들이 많아졌다.

돌이켜 보면 내가 내 아이를 걱정하는 순간에도 아버지는 당신의 딸 걱정이 우선이었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아빠는 내가 아이를 낳는 동안에도 태어날 손녀딸에 대한 기대보다 산고의 고통을 겪는 딸을 

걱정하며 글을 쓰셨다.


늘 든든한 버팀목으로 여겨졌던 아버지가 이제는 신경이 쓰이는 순간들이 많아졌다. 아빠는 늘 운전하고

다니는 내가 걱정된다고 하시지만 몸이 아파도 웬만해선 내색하지 않는 분이라 더 마음이 쓰인다.

아이가 크고 나니 이제는 부모님이 걱정이 되는 순간들이 많아지는 것이 세월의 흔적인가 보다.


책을 읽으며 연배가 거의 비슷한 아버지의 삶을 글로 읽다 보니 여러 순간들에 울컥하고 마음이 복받쳤다.

자식이라는 존재는 부양의 책임으로 무섭기도 하고, 날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는 책 속 문장.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이 되다 보니 어떤 느낌인지 너무 알겠다.


살아가는 일의 얼마간은 왜곡과 오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듯, 부모와 자식, 그리고 형제와 가족 간의

삶의 매 순간들은 그렇게 서로에게 각자의 기억으로 남게 된다.

사소한 한마디의 말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상처로, 누군가에게는 평생 힘이 되는 말이 되어

한 사람의 삶을 가른다.


아버지의 일생을 중심으로 형제들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각자의 사연들을 진솔하게 각자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을 통해 왜곡된 서로의 기억들의 퍼즐을 맞춰나간다.


살아가는 시간 속엔 기습이 있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살아내는 게 인간이라는 아버지의 말.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라 때로는 뒤로 돌아가는 삶을 살 수도, 흐르는 대로

흘러가게 두는 순간도 필요하다는 당부를 담담하게 남긴다.


너무 철이 든 자녀들은 걱정을 끼치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자식이 걱정인 부모는 힘든 내색을

자식들에게 전하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들이 절절하게 와닿았다.

언젠가는 서로 이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영원히

함께 할 것처럼 무덤덤하게 마주하는 순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얼마 전 이 책의 저자인 신경숙 작가의 출간 인터뷰를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 보니 작가로 등장하는

화자의 대사 중에 하고 싶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살고 싶어서 쓰는 것이라는 문장이 마치 작가의 말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작가가 쓴 문장들이 너무 섬세해서 몇 번을 되돌아 읽었던 장면들이 많았다.

과거의 사건으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그럼에도 작가의 신간이 반가운 이유는 그녀의 문장들이 주는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에게 보내는 그녀의 사부곡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격하게 안아드리고

싶게 만들었다. 울컥했던 마음이 참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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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지금, 너에게 간다
박성진 / 북닻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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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e BOOK으로 만 출간이 된 책이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배경으로 쓰인 소설로 작가는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전한다. 세상에는 꽤 많은 직업군들이 있지만 숨은 조력자로서 공익을 위한 일들을 하는 사람

들이 꽤 많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신의 안전을 뒤로하고 묵묵히 도움의 손길을 뻗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1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짧은 소설이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그 외에도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부실공사와 입찰비리, 공금횡령과 사람과의 관계. 삶과 죽음 등.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그 반경 내에서 있을법한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장르로 풀어내고 있지만

현실감 있는 설정들이 일상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몰입감이 높았다.


얼마 전 뉴스에서 소방대원들의 특수복을 스스로 세탁해서 입곤 하는데 특수 세탁기가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위험한 상황들에 노출되는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지켜줄 보디슈트의 관리

가 그렇게 어렵다는 사실은 충격 일수 밖에 없었다.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들에 종종 놓이고, 업무의

특성상 각종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안타까웠다.

​삶을 살아가며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 나간다. 때로는 가족으로, 친구로 혹은 직장동료로

만나 인연의 끈을 이어간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위로를 받는 것도, 상처를 남기게 되는 것도 그런 관계들

속에서 일어난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지켜나가고 사랑과 감사의 인사를 충분히 나누며

살아가길 제안한다. 실제로 임종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 중의 하나가 좋아하는 사람과

충분히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거나 따뜻한 말을 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유한한 삶 속에서 언제가 마지막이 될지 아는 사람은 없다. 따뜻한 말 한마디의 위력은 천 냥 빚을 갚을

만큼 큰 가치가 있다고 하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나라에 큰 위기가 닥쳤을 때, 특히 요즘은 코로나의 확산으로 많은 의료인들의 노고가 연일 회자되곤

하는데 이처럼 사회 전반에는 묵묵히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이들이 많다.

어쩌면 사회가 유지되는 원동력의 근원은 그분들에게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화재와 위생상의 이유로 객차 내 시트가 패브릭에서 메탈로 전환이 되었다.

안타까운 사고의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후의 안전을 위한 하나의 계기로 삼는다면 보다 나은

건강한 미래의 날들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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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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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이자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빅뱅에서 진화 그리고 시간의 끝까지를 다룬 책이다.

"인간은 죽음을 아는 유일한 존재다. 그 외의 모든 생명체들은 늙기는 마찬가지지만 자신이 영원하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모든 종교와 과학, 그리고 철학은 죽음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에서 탄생한것

이다. 우리는 뚜렷한 목적 없이 작용하는 법칙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는 것을 저자는  서문에서 제시하고 있는데 과학적인 탐구로 가득한 이 책은 무척 쉬운

언어로 쓰여있다는 점과 심오한 이야기를 이렇게 쉬운 언어로 얘기할 수 있다는 점이 읽으면서도 놀랍다.

예를 들어 에너지의 흐름을 뜻하는 엔트로피를 설명하기 위해 오븐에서 빵을 굽는 과정에 비유하는

등 일상의 에피소드와 일반적인 상식들을 활용하는 식이다. 이 책의 후주는 무려 70여 페이지에 달한다.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과 그들이 쌓아온 과학적인 지식이 이 책을 끌고 가는 주제다.

인간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오래전부터 사후세계를 또 하나의 세상으로 간주하고 사후세계에 대한 의식들을

실천하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여러 문학가들의 말을 인용해 지금"에 대한  개념을 일깨운다.

삶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에만 존재하며 영원은 수없이 많은 지금"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절대적인 것도 없다. 그러므로 가치와 목적을 추구하는 여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영감과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고귀한 임무다.

 

현실세계가 전개되는 방식은 우리의 생각과 욕망, 그리고 결정이 반영된 행동에 의해 좌우된다. 우리는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에서 작용하는 법칙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이 자유의지를

발휘한 결과라고 믿는다. 인간의 무딘 감각으로는 입자 세계에 적용되는 법칙을 느낄 수 없다.

우리의 감각과 추론은 일상적인 규모에 한정되어 있다 보니 과거에 자신이 취했던 여러 행동을 비교하여

미래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적인 경험과 언어는 자유의지와 관련하여  우리가 매 순간 무언가를 선택하여 결정할 때 주요한 기준

으로 작용하고 이 결정에 따라 향후 행동이 달라지고 관련된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연한 사고를 통해 현실적 요소와 환상을 적절히 조합하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이야기에 매료된

우리 선조들이 극적인 요소를 조합하여 고대 세계를 조망하는 이야기와 전형을 만들어냈는데, 이렇게

탄생한 신화 중 가장 생명력이 강한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흔드는 힘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종교의 씨앗이 되었다고 한다. 혼란과 불안한 마음을 종교에 의지하는 인간의 심리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저자는 예술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강렬한 예술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이 경험은

돌부리에 채였을 때 발가락에 느껴지는 통증만큼이나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예술을 통해 진실에 다가가고 모든 예술은 우리에게 생각을 느끼게 함으로써, 의식적인 사고나 사실에

입각한 분석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다양한 진실을 마주하게 해 준다.

 

초월적 지성이 혼돈에서 질서를 창조했다고 저자는 이미 책을 통해 여러 사례들을 제시했다.

현대문명에서 매일 접하는 질서는 모두 지성의 산물이다.

자연의 경이로움부터 진화의 경이로움 그 속에서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이유도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를 위해, 후손들을 위해 가치 있는 개념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

인간 스스로의 끊임없는 자기성찰이 불러온 변화와 발전의 과정 속에서 결국 과학도, 수학도 그런 질서들을

만들어 내는 일상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방대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는 인간의 사고는 또 어떤 변화들을 만들어 낼지 알 수 없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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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는 것도 생각보다 꽤 괜찮습니다
신혜연 지음 / 샘터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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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五十而知天命' 나이 쉰에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데서 유래해 나이 오십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지금이야 백세시대라고 해서 나이 오십은 젊다고 하기에도, 늙었다고 하기에도 참 애매한 나이다.

책을 읽어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십 년의 매일매일을 살아가면서 배운 것의 가치에 대해

작가는 50너머의 삶에 대한 일상과 마음가짐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소년중앙, 미용 무가지 향장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와 비슷한 연배를 살아낸 작가와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언젠가부터 지인들과 만나면 건강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젊었을 때 어른들이 젊어서 몸을 잘 다스려야 나이 들어서도 고생을 하지 않는다고 했던 말들이 그때는

잔소리 같았는데 이제 몸으로 실감하는 나이가 되고 보니... 역시 옛말 틀린 게 없다.

건강과 체력에 자신하던 일상이 예상과는 달리 서서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문득 몸의 신호로

찾아오는 날들을 마주 하곤 한다.

병원 검진을 가서 진료도 하기 전에 퇴행성;;이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는 나이가 어느 날 문득! 온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나날들.

저자는 살면서 갑옷처럼 스스로를 감싸던 허세와 자만이 슬슬 사라지기 시작하는 것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학교 졸업을 앞두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직장맘으로, 이후에는 꾸준히 사회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나이 드는 속도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된다. 어느 날 문득 마음보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음을 느끼

는 순간 우울함을 느끼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분명 오기 마련이다.

건강한 일상의 루틴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들을 접하며 나의 일상도 한번 점검해 본다.

지난 한 해부터 이어진 코로나로 활동의 제약이 분명 많아졌고, 승용차로 이동하는 일상이 주를 이루다

보니 운동량이 현저히 부족하다. 워낙 운동과는 담을 쌓았던 나지만, 지난해 운동의 재미를 막 알아가

려던 찰나에 코로나가 확산되며 시작과 동시에 중단을 하고 말았다.

경험상 전문적인 기구를 통한 효율성을 경험했던 터라 산책이나 걷기로는 만족감이 많이 떨어졌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소화력도 떨어지고, 근육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운동이 꼭 필요한 시기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유행보다는 취향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스타일이나 행동

으로 간혹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한다. 유행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질이 좋은 물건이

나 건강에 좋은 제품들을 선호하게 된다. 과시소비가 아닌 가치소비의 삶

 

어떤 삶에 정답은 없다. 누구나 자신의 상황에 맞게 스스로의 삶의 반경을 가꾸며 살아가는 것. 저자는

그런 과정들을 자신의 일상의 루틴으로 소개하고 있다. 라디오의 취향, 함께 나누는 독서활동, 미술관

나들이, 당일여행으로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하기 등 묵직하지 않은 일상의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는

노하우들을 담았다. 일기 쓰기 또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적어가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 속 문구를 인용한 일기 쓰기에 대한 정의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벗어나 심리적 근원을 향하여 스스로를 내던지는 과정으로 보다 더 깊은

층위에서 글을 쓰고 있을 때 우리의 삶은 변화한다고 말한다.

 

나이 들어가는 것은 벼슬이 아니고, 우울한 일도 아니고 누구나 통과하는 세월의 단계일 뿐이다.

젊었을 때 누리는 삶 속에서도 분명 냉탕과 온탕은 있었고, 나이가 들어가며 느끼는 그 온도는 또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우아하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고 세월의 밥을 먹고서야 얻게 된 교훈들을 무기 삼아

너그러운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취미활동도 삶의 중요한 활력소가 될 테지만, 과학적 실험상 결과로

봉사활동을 하는 삶의 만족도가 더 높다고 한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

어떤 삶을 살 것인가.

하루하루 익어가는 삶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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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3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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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봄소식 안고 온 월간 샘터 3월호.

꾸준하게 우리 이웃의 소식부터 다양한 읽을거리 가득한 샘터는 이번호에도 역시 풍성하다.

발행인의 글에서 첫 마음에 대한 글을 읽다 보니 무슨 일이든 첫 마음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첫 마음의 의미들에 대해 생각한다. 더불어 동명의 책도 다시 한번 소환해 본다.

샘터의 책들 중 내가 좋아하는 예술 관련 책들이 꽤 있다. 근간에 읽었던 <우리가 사랑한 고흐>는 내가

가장 아끼고 추천하는 고흐 책이 되었고, <화가들의 정원>을 읽고 <작가들의 정원>도 책꽂이에 추가

했던 책이다. 샘터에 수록된 애정 하는 책들을 만나면 책꽂이에서 다시 한번 소환하는 재미.


매월 소개되는 탑에 대한 이야기 코너에서 이번에 소개되는 탑은 참 친근하고 재미있다.

양산 통도사의 봉발탑이라고 하는데 스님들이 밥을 먹을 때 쓰는 그릇이란 뜻의 발우를 모셨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친근하고 발우 공양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탑이다.

언제 기회가 되면 실물로 마주하고 싶은 탑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외에도 이번호에서는 뮤직비디오 감독 이사강의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눈에 띄는 미모로 실력보다

외모가 먼저 이슈화되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인물이기도 한데 오랜 시간 한 분야의 일을 유지한

그녀의 노력들을 마주하니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은 미련할 만큼 융통성이 없는 시도도 헛된

일이 아님을 그녀의 스토리에서도 느끼게 된다. 유난히 여성은 어떤 분야에서 두드러질 때 능력보다

외모가 화제가 되곤 하는 일들이 이제는 좀 줄어들면 좋겠다. 눈에 띄는 멋진 외모보다 능력이 빛을 발

할때 그 사람의 외모 또한 더욱 빛나게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특집>기사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살아가며 많은 사람을 만나기는 하지만 진정한 친구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좋은 친구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것.

진정한 친구는 나이가 달라도, 하는 일이 달라도 마음이 통하면 가능한 관계다.

코로나로 더욱 관계의 어려움을 느끼는 시간들이지만 오랜 친구들을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사물에 깃든 이야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작은 물건이 될수도, 음식이 될 수도,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마음 담긴 소소한 물건들이 주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 읽는 고전> 얼마 전에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보고 와서 이 코너가 더 반갑게 느껴졌다.

 K 팝과 추사의 이야기에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의아했는데 김정희의 <인재론>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새로운 배움의 걸음을 튼튼하게 내딛고 건강한 인재를 키워내는 데 도움을 준다.

조기교육과 틀에 갇힌 시험, 견문이 좁은 데서 생기는 폐해에 대해 이미 오래전 일침을 가한 글을 보니

역시 선인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구별 우체통>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쓰레기 처리의 날 "롬떨러니따쉬 lomtalanitas

단순하게 쓰레기를 처리하는 날 만이 아닌 쓸모가 없어져 버려진 물건이라 할지라도 재활용되어

누군가에게는 큰 기쁨이 될 부다페스트의 삶의 조각과 역사를 배운다.

역시 삶이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에는 너무나도 멀고 먼 것이 비단 나뿐이 아니구나. ^^


이 외에도 우리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들과 <할머니의 부엌 수업>에서는 그룹 2NE1의 리더인 씨엘

할머니가 참여했다. 흥이 많고 당당한 할머니의 영향은 역시 가족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나보다.

거창한 음식이 아니라 이웃집의 식탁 레시피들을 통해 오늘의 지혜를 한 스푼 추가한다.


샘터 3월호를 읽으며 알게 된 재미있는 정보 하나.

<일상 디자인> 특별한 브랜드 제품을 해킹하라!라는 다소 의아한 주제였는데 얼마 전 TV에서 소개된

해커라는 직업이 블랙 해커와 화이트 해커로 나뉜다는 사실을 접했는데 역시 해킹도 표면화하면 좋은

아이디어로 거듭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이케아 해커스"는 이케아에서 해킹의 과정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상품화하기도 하는 재미있고 유용한 시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브랜드의 자신감이 충분히 반영된 시도가 아닐까 싶어 이케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 같았다.

 

<길모퉁이 근대건축> 샘터에서 내가 관심 있게 읽는 코너 중 하나.

바로 근간에 이 코너를 엮어 책이 나왔다. 곧 책을 받아볼 예정이라 너무 기대가 된다.

이 코너를 읽을 때 한 권의 책으로 묶어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역시 사람의 생각은

별로 다르지 않은가 보다. 기대되는 신간 중 한 권.

이번에 소개되는 장소는 성북동의 최만린 미술관이다. 날이 좀 풀리면 가볼 곳으로 꼽고 있는데 마침

소개되어 정보를 더 얻고 갈수 있겠다. 사진으로 보니 더 궁금해지는 공간.

묵직하고 말랑한 주제들 고루 담긴 샘터의 마무리는 노란 단무지 코너. ^^

코로나 블루로 1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오며 많은 이들이 우울을 호소하곤 하지만 인생은 우울과

활기가 공존하기 마련이다. 그 시간마저도한 걸음의 도약을 위한 시간으로 가라앉기보다 햇빛충전

이라도 실컷 하는 시간으로 거듭나 보면 어떨까. 이제 곧 3월의 봄날이 다가오는데 꽃소식과 더불어

백신 접종이 활성화되고, 건강한 날들이 다가올 거란 희망을 가져본다.

3월에 이어 다음 4월호부터 샘터의 출간일이 바뀐다고 한다. 개편을 맞아 업그레이드되는 샘터를

기대해본다. 얇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월간지 샘터. 이번 달에도 역시 풍성하게 차려진 이야기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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