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21년 2월
평점 :

세계적인 석학이자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빅뱅에서 진화 그리고 시간의 끝까지를 다룬 책이다.
"인간은 죽음을 아는 유일한 존재다. 그 외의 모든 생명체들은 늙기는 마찬가지지만 자신이 영원하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모든 종교와 과학, 그리고 철학은 죽음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에서 탄생한것
이다. 우리는 뚜렷한 목적 없이 작용하는 법칙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는 것을 저자는 서문에서 제시하고 있는데 과학적인 탐구로 가득한 이 책은 무척 쉬운
언어로 쓰여있다는 점과 심오한 이야기를 이렇게 쉬운 언어로 얘기할 수 있다는 점이 읽으면서도 놀랍다.
예를 들어 에너지의 흐름을 뜻하는 엔트로피를 설명하기 위해 오븐에서 빵을 굽는 과정에 비유하는
등 일상의 에피소드와 일반적인 상식들을 활용하는 식이다. 이 책의 후주는 무려 70여 페이지에 달한다.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과 그들이 쌓아온 과학적인 지식이 이 책을 끌고 가는 주제다.
인간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오래전부터 사후세계를 또 하나의 세상으로 간주하고 사후세계에 대한 의식들을
실천하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여러 문학가들의 말을 인용해 지금"에 대한 개념을 일깨운다.
삶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에만 존재하며 영원은 수없이 많은 지금"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절대적인 것도 없다. 그러므로 가치와 목적을 추구하는 여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영감과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고귀한 임무다.
현실세계가 전개되는 방식은 우리의 생각과 욕망, 그리고 결정이 반영된 행동에 의해 좌우된다. 우리는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에서 작용하는 법칙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이 자유의지를
발휘한 결과라고 믿는다. 인간의 무딘 감각으로는 입자 세계에 적용되는 법칙을 느낄 수 없다.
우리의 감각과 추론은 일상적인 규모에 한정되어 있다 보니 과거에 자신이 취했던 여러 행동을 비교하여
미래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적인 경험과 언어는 자유의지와 관련하여 우리가 매 순간 무언가를 선택하여 결정할 때 주요한 기준
으로 작용하고 이 결정에 따라 향후 행동이 달라지고 관련된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연한 사고를 통해 현실적 요소와 환상을 적절히 조합하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이야기에 매료된
우리 선조들이 극적인 요소를 조합하여 고대 세계를 조망하는 이야기와 전형을 만들어냈는데, 이렇게
탄생한 신화 중 가장 생명력이 강한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흔드는 힘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종교의 씨앗이 되었다고 한다. 혼란과 불안한 마음을 종교에 의지하는 인간의 심리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저자는 예술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강렬한 예술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이 경험은
돌부리에 채였을 때 발가락에 느껴지는 통증만큼이나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예술을 통해 진실에 다가가고 모든 예술은 우리에게 생각을 느끼게 함으로써, 의식적인 사고나 사실에
입각한 분석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다양한 진실을 마주하게 해 준다.
초월적 지성이 혼돈에서 질서를 창조했다고 저자는 이미 책을 통해 여러 사례들을 제시했다.
현대문명에서 매일 접하는 질서는 모두 지성의 산물이다.
자연의 경이로움부터 진화의 경이로움 그 속에서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이유도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를 위해, 후손들을 위해 가치 있는 개념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
인간 스스로의 끊임없는 자기성찰이 불러온 변화와 발전의 과정 속에서 결국 과학도, 수학도 그런 질서들을
만들어 내는 일상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방대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는 인간의 사고는 또 어떤 변화들을 만들어 낼지 알 수 없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