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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사 - 우리가 사랑한 책들, 知의 현대사와 읽기의 풍경
천정환.정종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평점 :

출간예고소식때부터 너무 궁금했고, 꼭 읽어보고 싶었던 한국독서 70년사!!
역사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본보기로 삼는다고 했던가? 근 1년간 진행되었던 미술관 해설이 마침
우리나라 근대사를 아우르는 기획의 전시들이었다. 그러다보니 본의아니게 우리나라 근대사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고, 조금 더 목마르기도 했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 과정에서 접했던 책에 대한 이야기
들이 잘 정리가 되어있어서 너무 반가웠고. 유익했던 시간.
꾸준히 꽤 많은 책들을 읽고 있는 나지만, 아무래도 텅 비다시피한 독서의 시기가 있기도 했고, 그 이전
의 독서사에 대해서는 꼼꼼히 챙겨읽을 여유또한 갖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2015년부터 신문에 '한국현대사'특집으로 연재되었던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새삼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갑자기 높아진게 아니라는 사실에 또한번 놀랐다.
뉴욕타임즈에서 다루었을만큼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일제강점기, 혹은 한국전 중에도 사그라들지 않았
다는 사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늘 지금보다 나아지기위한 앞날을 준비했던 우리의 역사.
시대를 달리해도 늘 인간의 삶은 고달프고 녹록치 않음을 새삼 또 한번 확인하게 된다.;;
독서사"라는 묵직한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은 꽤 재미있고, 꽤 명쾌하다.
독서사라는 어떤 하나의 명제부터 책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지금 현재의 독서문화의 지평까지
역사도 그러고보면 하나의 유행처럼 시대상을 담고, 또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해방, 한국전쟁, 부정부패의 정치시대, 4.19혁명등 정치적인 사건과 더불어 IMF사태까지 한 시대에
주류를 이루는 독서의 장르는 그 시대의 돌파구를 향한 또 하나의 판타지처럼 독서사를 차지한다.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많은 선구자들은 꾸준히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썼고, 또 누군가는 그마저
도 위협이라 생각하여 또 억압의 구실들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들이다.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이들을 열광하게 했던 장르의 책들, 산업화되는 시대상속에서 또 우리의 삶
을 이야기했던 책들, 좀더 달려나가야 한다고 응원하는 책들, 그리고 조금은 쉬어가고, 아플수도 있다고
다독이는 책들과 이제는 내가 중심이 되어도 된다고 말하는 책들.
그리 길지 않은 채 100년이 되지않는 시간동안 많은 변화들을 책을 읽으며 새삼 느낀시간이다.
문화의 지각변동의 중심에는 늘 책이 있었고, 책은 종이에서 탈피해서 이제는 손안의 작은 세상이라고
하는 World Wide Web(WWW)의 시대가 되었다. 출판도 다양해지고 문턱도 낮아졌다.
그런만큼 독자의 입장에서 옥석을 가려내야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할 수있다. 책의 중반부로 들어가
니 나도 어느샌가 그 시대의 과정을 지나왔던터라 또 공감하며 읽었고, 푹 빠져들고 추억했던 책들이
특히 더 반갑다.

"똑같은 물을 마시고 뱀은 독을 마들고, 소는 우유를 만든다."라는 옛말을 인용하며 독서를 통한 잘못된
해석이 불러오는 오류들도 짧지만 강렬하게 여운을 남긴다.
책에서 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얼마나 많은 왜곡과 오해들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연관지어 생각
해보면 그리 간단하고 사소한 말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다.
이 책이 좋았던 점 중 하나도 또한 할말은 하는 저자의 명쾌한 지적들이었다.
대한민국 독서사는 제목처럼 우리역사와 관련하여 너무나도 명확하게 독서사를 연결하고 정리해주었다.
술술 책장이 넘어갈만큼 재미있었고, 새삼 떠올려지는 추억깃든 책들도 오랫만에 다시 만나는 계기도
되었다. 시대의 책은 또 그시대를 떠올려지게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는구나! 새삼 느꼈던 시간.
독서문화사와 더불어 또 잘 정리된 우리나라 현대사의 촛점으로도 참 좋았던 책.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