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 진실보다 강한 탈진실의 힘
제임스 볼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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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진열된 우유가 저지방인지, 유통기한이 언제까지인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만큼 정보도 살피고 있는가?
▫️
수백만 명이 소셜미디어 때문에 다수의 매체가 전하는 내용은 잘 안 믿고, 매우 극단적인 주장을

믿으려 한다. 시민이나 뉴스 소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사제목만 보고 공유하는 습관에

앞서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의 진짜 문제는 그곳에 쓰인 모든 내용이 진실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세상이 불안정할수록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뉴스에 현혹되어 그것들을 퍼나르며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한다. 잘못된 정보들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시작하며 혼란이 가중되는 오늘날의

세상은 그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더 중심 잡기가 어려워졌다. 채널도 플랫폼도 많아진 세상에서

어떤 정보들을 취하고 버려야 할지 책에서는 많은 사례들을 제시한다.

"개소리는 적절한 순간에 등장한다. 사람들이 분노할 만한 타이밍에, 모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이벤트가 다가올 때."

사람들은 믿고 싶은 말을 믿으려 한다. 그것이 바로 개소리의 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미디어의 발달은 사람들에게 그만큼 더 고차원적인 미디어 문해력을 필요하게 만들었다.

요즘 우리나라도 연일 코로나에 더해져 정치까지 가세를 하고 있다. 이렇게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그들은 제 밥그릇 챙기기 바빠 보이고, 현실감 없는 발언들을 쏟아내는 한심한 날들이다.

유혹이나 정보들에 취약한 인간 심리의 구조상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굳어진

생각들을 바꾸는데 취약한가 하면, 집단에 동조하고 싶은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벌써 몇 달 전 우리 그녀가 꼭 봐야 한다며 노트북을 들이밀어서 결국 보고야 말았던 넷플릭스 영화

<소셜 딜레마 The Social dilemma>
기대보다 엄청 와닿아서 따로 리뷰를 정리하려던 걸 차일피일 미루고 근간에 받은 책 한 권을 읽으며

소환해본다.

결국 많은 소셜미디어의 전문 종사자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소셜미디어를 멀리하게 하고, 스스로도

최소한 침실에는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알림 들을 제거할 것을 제안한다. 많은 정보들과 빈번해지는 소셜미디어의 연결고리 속에서 중심잡기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생생하게 들려준다.

 

다양한 버전의 소셜미디어와 플랫폼들의 방대함에 새삼 놀라게 되는 시간이었다.

결국 저마다 다른 책들과 다른 장르에서도 목소리는 하나로 통일된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많은

것들은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지, 그리고 쏟아지는 방대한 자료들의 제시함으로 정치, 경제, 심리학 등 이면의 진실을 얼마나 제대로 보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정보의 홍수는 또 다른 혼란으로 사람들을 몰아넣고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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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1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1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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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트렌드 키워드가 발표된 지 벌써 두 달 여가 지났다. 올해로 15년째 키워드들을 내놓고 있는

트렌트 키워드는 이제 새 다이어리보다 먼저 새해를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처럼 챙겨보는 하나의 의식이

되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미 많은 예측과 미래지향적인 이론들이 쏟아져 나오곤 하지만 가장

발 빠르게 일선의 객관적 자료들을 토대로 재미와 정보를 주는 트렌트 코리아.

특히나 올해는 갑작스러운 변화의 폭풍우가 지나고 있는 와중이라 더 많이 기대되고 궁금했던 키워드들.

과연 새해에는 코로나에서 좀 벗어날 수 있을지 많은 기대들로 마주했던 키워드들이다.

2021년을 앞두고 발표된 키워드는 "COWBOY HERO"

해마다 띠 동물을 포함했던 키워드가 올해는 좀 다른 의미로 확장되었다.

2021년 속의 해는 날뛰는 야생의 소를 능숙하게 길들여 내는 카우보이들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전 세계를 하루아침에 패닉 상태에 빠지게 한

코로나는 첨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믿었던 인간들에게 어쩌면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누군가는 곧 백신과 예방약의 개발로 일상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이제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시대로 삶의 많은 것들이 변화할 것이라고 의견이 분분하다.

사람은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더불어 희망의 끈을 쥐고 살다 보니 그 와중에도 희망적인 예측들을

기대하게 된다. 그래서 트렌트 코리아의 다층적인 사회현상들과 변화의 대한 정보들에 솔깃해진다.

올해 발표된 10개의 키워드들 중 한두 가지를 제외하면 전혀 낯설지가 않다. 코로나와 별개로 이미

일상에서 느껴졌던 삶의 소소한 부분들이 고루 포함되어있다. 올해는 특히 재택근무를 비롯해 일상의

거주공간이 주는 의미들에 대해 더 많이 느끼고 있었고, 멈춤의 시간이 길어지는 와중에도 어김없이

흐르는 시간들 속에서 또 쉼 없이 일을 하기도 했던 터였다.

외부 활동의 제약이 많아지며 건강과 운동에 대해, 지역 중고 온라인 마켓의 활성화를 통한 소비패턴의

변화와 비대면 사회활동의 시간에도 또 끊임없이 소통하는 온라인 활동의 활성화.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들의 소통은 이어지게 마련이라는 걸 깨달은 시간이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책 제목에 트렌트"라는 제목이 붙은 책들이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다.

그만큼 트렌트를 예측하고,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의 니즈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겠다.

누구도 내일을 예측할 수는 없다. 단지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하나의

작은 준비과정이 바로 트렌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1년 키워드에도 있듯 완벽한 마케팅보다 빠르게 치고 빠지는 숏 케팅이 중요해졌다고 하는 시대.

키워드를 읽고 예측하는 일은 올해처럼 갑작스럽게 마주하는 돌발 상황들에 대처하는 힘을 키우는

작은 노력이자 실천이자 연습이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힘들었지만 그로 인해 분명 변화하고 

한단계 나아가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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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대디 자본주의 - 친밀한 착취가 만들어낸 고립된 노동의 디스토피아
피터 플레밍 지음, 김승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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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들어왔던 사회적인 문제 중 하나를 가리키는 용어를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다. "슈거 대디"

그런 전문적인 용어로 불리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사례들이 빈번하게 속출되고 있다.

실제로 슈거 대디는 앱을 통한 자유경제에서 합법적으로 보이는 절차를 통해 빚어지고 있지만 실제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역시 달콤한 슈거는 건강에도, 사회에도

별로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구나 생각하니 씁쓸해지기도 한다.

자유경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역시 자본이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가 전체 부의 82%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경제 불평등은 엄청난 수준

으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뉴스를 통해 채 돌도 안된  아가들 중 수십억 대의 자산가가 등장한다는 뉴스가 이제 낯설지도 않은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부익부 빈익빈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요즘 한창 뉴스를 달구고 있는 소식도 코로나 이외에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부동산 폭등에 관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정책이 그들의 공직 포기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지켜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는 요즘이다.

사회와 경제의 발전이 노동자들의 처우와도 연결이 되면 참 좋겠지만 실상은 고용 불안정이 심해지고,

갈수록 취업이 어렵다는 여론만 높아지고 있다. 이제 대학생들의 휴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 시대가

되었다고도 하고, 스펙을 쌓기 위해 휴학을 하고 경력을 쌓아야 하는 시대라니.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어도 사회적인 관계에서 갑을 관계는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혹은 고용되기 위해 많은 이들은 을의 자리를 자처하기도 하고, 계약직과 같은 불안정한 고용마

저도 기꺼이 감수한다. 이제는 고용에서 노동력이라는 임시적인 일자리마저도 넉넉지 않은 실정이다

보니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선택을 놓치는 사례들이 증가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달콤한 유혹들에서 스스로를 지켜나가야 하는 기준점을

명확하게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고, 달콤함에 스스로의 존엄성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결국 이 책에서 저자는 슈거 대디와 대치되는 슈거 베이비들의 이야기까지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현실적

대안으로 노동의 수많은 디스토피아에 스스로를 매립하지 않도록 일깨우고자 했다.

몇 년 전부터 미투 운동으로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킨 사건들이 많았고, 더디긴 하지만 많은 변화들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개인경제와 자본주의 사이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더 많은 문제들이

여전히 이어질 것이고, 노동과 고용의 불평등은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제약 없는 자본주의에 대한 개인적인 환상에서 벗어나 어떠한

거래와 협상에서도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역시 우리 스스로는 개인이자 생존 여부가 스스로에게 달려있는 개인사업자로서 변덕스럽고

예측불가한 고용주의 사회에서 버티고 지켜나가는 법을 터득해나가며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는 일에

소극적이 되어서는 더 큰 문제와 후회를 남길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겠다. 자유는 주어지는 만큼 더 큰

책임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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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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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은 예술가의 의도가 물질의 형태로 구현된 것이다.
미술작품을 복원하고 보존하는 보존가°의 일을 소개하고, 미술 복원과 보존과학의 다양한 사례들을 담았다.

미술품 치료, 보존과학이라는 분야가 내게는 친근하기도 하고, 평소에 궁금한 점이 많았던 분야이기도

하다. 이런 특수한 분야의 일에 대해서 자세히 접할 기회가 별로 없다 보니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특히 익숙한 작품들에 대한 복원 이야기들이 많아서 더 반갑기도 했다.

특히 고미술이나 근대 화가의 작품들은 복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보니 어떤 전시들은 복원에 관한

연계 강의가 열리기도 할 정도니 말이다. 내가 보존과학의 영역에 대해 자세히 접한 계기는 아이가

과학잡지의 기자로 활동하며 국립문화재 보존 연구소를 취재하러 갔을 때였다.

하얀 가운을 입은 복원 전문가들이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오랜 시간의 풍파를 맞은 작품들을

복원하는 과정들을 살펴보며 엄청 느리고 신중하게 해야 하는 작업들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도 했었다.

보존"은 예방, 치료, 복원의 3단계로 나누어지는데 보존가는 작품의 일생에 개입을 한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모든 복원 작품들은 복원가와 보존과학자의 판단에 따라 그 생명력이 결정된다.

실제로 <문화유산 보존 헌장>이라는 윤리지침에 따라 원형을 보존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니

얼마나 까다롭고 신중한 과정을 거치는지 알 수 있다.

 

미술 애호가라면 더욱 평소에 궁금했을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복원에 관한 에피소드들 이외에도

잘 몰랐던 복원과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특히 보존과학 분야를 쉽게 풀어놓은 글을 읽다 보니

미술관에서 복원이 된 작품임에도 매끄럽지 않아 눈에 거슬리던 작품들에 대해 의아했던 부분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복원을 거친 작품이 과하게 성형수술된 사람처럼 어색하지 않을 리 만무하다.

실제로 복원가들은 작품을 창작한 예술가의 의견을 중심으로, 혹은 자료들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복원

의 수위를 결정한다는 것과, 보존처리에 사용하는 재료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제거 가능한

것을 사용해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작품을 복원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규정을 지킨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요즘 미술관에서는 개방형 수장고가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 가면

개방형 수장고에서 기획전시들과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미술품 복원을

전시장에서 투명하게 공개하여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한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그만큼 이제 미술품 복원은 낯선 영역도 아니고, 관람객들의 관심사가 되기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복원 과정이 하나의 전시로서의 가치를 가지기도 한다는 것. 흔히 볼 수 없는 과정이니 흥미진진한 전시

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된다.

 

발레리나 그림과 조각으로 유명한 드가의 작품 중 잘 알려진 <14살 작은 댄서>의 조각을 엑스레이로

분석한 사진을 보면  그 외형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과학기술의 힘은 조각의 내부 구조까지 완벽하게

드러내는 첨단 기술로까지 발전했다. 미술품 복원의 과정에서 꼭 필요한 미술품의 정확한 분석은 더 정교

해지고 그 밑바탕에는 과학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원숭이 예수'로 전 세계에 알려진 80세 할머니의 성당 벽화 색칠로 빚어진 사건은 세계적인 조롱에서

조용한 시골마을의 유명세로 바뀌었다. 실제로 인구 5천 명에 불과한 시골마을이 관광객을 몰고 오는

유명한 장소로 탈바꿈된 사연. 잘못된 복원이 빚어낸 에피소드로 결국 이 사례는 할머니의 선의가

선한 결과로 이어지긴 했지만 반복되어서는 안될 사건이었다. 어쨌든 잘못 복원된 이 작품은 관광상품

으로 다양한 굿즈까지 제작된 사례이다.


 

고흐는 동생 테오와 진한 형제애로 유명한 화가이기도 하고, 600통이 넘게 남은 고흐의 편지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해석이 전해져 오기도 한다. 그의 편지에서 언급되었던 작품이 행방불명이

된 작품이 있었고, 고흐의 작품으로 알려진 정물화의 위작을 밝히는 과정에서 그 미스터리한 작품이

발견되는 과정은 정말 극적이고 인상적으로 마음에 와닿았다. 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수명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우리 삶에서 과학은 모든 분야의 발전과 더불어 보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위대한 과학기술의 세계.


수록된 작품 중 반가운 작품! 역시 내가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더 반갑다.
회화 작품이 담긴 액자마저 돋보이는 문신(b.1923-1995)의 <고기잡이, 1948>
그는 각종 미술재료 붓, 캔버스, 액자 등을 손수 제작했단다. 미술관에서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액자의

정교함과 재치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는 자신의 회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정교한

액자의 제작까지 완벽히 구사했던 예술가였다. 다시 봐도 감탄스러운 문신의 액자.

이 외에도 미술관에서 조명과 작품의 관계, 작품의 제작 연대 추정하기, 미술관의 화재 장치, 미술작품의

이동에 관한 이야기 등등 미술작품의 안전한 보관과 이동에 대한 제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은

많은 예술관련 책을 읽고, 미술관을 자주 들락거리는 내게도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사실 미술관, 혹은 예술작품이라고 하면 감상하고, 보이는 표면적인 것들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렇게 숨은 노력들이 그런 작품들을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이

새삼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은 한 예술가의 손끝이지만 오랜 시간 그 작품을

후대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은 보존가와 보존과학자들의 애정 어린 손길이 든든하게 뒤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담은 리포트 같은 책이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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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박소현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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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알게 모르게 담겨있는 클래식들을 찾아본다. 클래식이라고 하면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끼

지만 알고 보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클래식을 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일상 속, 대중음악 속, TV 속, 영화 속, 만화와 웹툰 그리고 문학에 이르기까지 더 나아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클래식의 모습을 들춰낸다.

일상을 한번 돌아보면 자동차 후진 음악으로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가 사용되는 것!!

이미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그 음악을 들으면 자동차의 후진을 떠올리고 반응을 하지만 만약 다양한

차량의 종류만큼 음악도 제각각이었다면 꽤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니 <엘리제를 위하여>를

자동차 후진 음악으로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무언의 약속과도 같다고 하겠다.

전철에서 환승 음악의 제목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비발디의 <사계>가 사용된다.

두 가지 사례만 보아도 우리의 일상 속 클래식은 꽤 밀접하게 우리 주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중음악 속 클래식을 꼽는다면 우리나라 가수로는 변진섭의 <희망사항>을 비롯한 다양한 가수들이

전주나 간주로 귀에 익숙한 클래식을 사용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해외 가수로는 미국의 힙합 뮤지션 중

가장 유명한 아티스트로 1억 장이 넘는 음반 판매량을 자랑하는 래퍼이자 프로듀서, 배우 에미넴을

꼽을 수 있다. 재미있는 건 에미넴의 본명인 마셜 브루스 매더스 3세인데 자신의 이니셜 M&M을 빠르게

발음했을 때 나는 소리에서 따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유명한 초콜릿과 닮은 이름의 차별성을 위해

만든 예명인 것이다.  에미넴은 도망간 아버지와 자신을 학대하던 마약중독자 어머니를 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어두웠던 과거가 라임에 맞춰 탄생한 곡을 만들었는데  노래<브레인 리스>에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의 멜로디를 샘플링해 피아노로 연주한 음악을 토대로 랩을 완성했다.


그 외에도 많은 TV 드라마와 영화에 삽입된 클래식들을 보다가 꽤 오래전 봤던 영화가 소개되어

반갑게 회상하는 기회가 되었다. 꽤 인상적이었던 슈만과 클라라와 브람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책을 읽다 영화, 책, 그리고 음악까지 들어보면 끝없이 이어질 여정이 될 일상 속 클래식의 세계
 

 

19C 독일 낭만주의 클래식 음악 거장 Robert Schumann (1810-1856),

Clara Schumann (1819-1896), Johannes Brahms(1833-1897)의 가장 유명한 러브스토리를 다룬 영화. <클라라, 2010>

놀랍게도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노장 여성 감독은 브람스의 실제 자손인 Helma Sanders  Brahms다.

영화에서 흐르는 메인 곡 중 슈만의 라인 교향곡과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보다 나는 브람스가 클라라의

아이들을 재우며 연주하던 <브람스의 자장가>와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며 연주하던 <헝가리 무곡>

이 더 좋았다. 브람스의 자장가는 멜로디도 가사도 내 맘에 쏙 들어 아이가 아가 때부터 꽤 오랫동안

불러주던 곡이다. 어쩄든 녹녹치 않았던 이들의 러브스토리는 브람스의 순애보가 제일 크게 부각 되었

다는 생각도 들고 세사람 모두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남았다는 점. 클라라는 독일 100마르크 지폐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독일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장르별 숨은 클래식의 목록을 찾다 보니 귀에는 익었으나 제목이 낯설거나, 음악가는 알고 있으나 곡이

낯설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그간 귀로만 익숙했던 곡들 중 책 속에서 들려주는 이력들을 찾아가니

한층 풍성해지는 클래식 상식이 쌓이는 느낌도 들었다. 보통 책 읽으며 클래식을 듣는 게 가장 집중이

잘 되어서 종종 틀어놓곤 하는데 오랜만에 잔잔한 클래식 음반들을 꺼내본다.


책의 말미에는 수록된 클래식 목록이 포함되어 있다. 책 속 QR코드를 읽으면 저자가 들려주는

곡과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리는 클래식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이젠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으로 들을 수 있겠다. 생각보다 우리 일상엔 클래식이 더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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