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나로 살 뿐 1 - 원제 스님의 정면승부 세계 일주 다만 나로 살 뿐 1
원제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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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1호 스님,

<원제 스님의 5대륙 45개국 세계 만행기>라는 타이틀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었다.

여행"이라는 두 글자가 이렇게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올 한 해는 여행이라는 단어를 일상

에서 지우고 살았던 것 같다. 일상을 여행처럼... 그렇게 살았던 올 한 해.

스님의 세계 만행기에 거는 기대감으로 책을 읽는다.

여행기라는 타이틀의 책을 나는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회가 담긴 여정

을 따라가다 보면 낯선 곳들에 대한 혹은 동경의 장소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곤 하기 때문이다.

스님의 세계여행기는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한다.

2년여의 기간 동안 원제 스님이 제한된 공간 절의 일주문을 나서는 순간 그의 여정이 시작된다.

그간 말로만 들었던 카우치 서핑 couch surfing에 대한 스님의 여정도 기대 가득해지는 순간.

사실 삿갓과 도포를 입은 스님의 세계 여행기가 어딘지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스님의 여행기에 대한 기대감 만큼 괜한 우려가 먼저 떠오른 순간 나만의 고정관념에 스스로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다소 생경한 불교와 스님의 여행 여정에 동참하는 순간부터 살짝 선을 긋고 시작했던

여정은 여행이 진행되는 동안 다소 편안해졌다. 수도자라는 선입견에서 범인인 우리와 똑같은 번민과

갈등을 경험하는 순간들에 공감이 되었다. 인간이 불행한 것은 정상이라고 규정하는 그런 관념과 기준

때문이고 상식과 분별이라는 기준안에서 벗어나면 남을 평가하고 스스로도 남의 평가에 얽매이며

살아가게 되는 모습을 여행의 과정에서 보여주는 대목이 와닿았다.

 

세계여행이 자유롭고 빈번하게 이루어지며 SNS까지 활발해진 세상에서 언젠가부터 여행과 일상이

무척 획일적 이라는 생각이 들어 피로감이 들 때도 많았다. 정작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한걸음 뒤에서 일상을 돌아보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유명해서 떠들썩한 여행지보다 조용한 장소로의 여행을 선호한다.

진정한 여행은 체험이 아닌 경험으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님의 여정을 따라 여러 나라,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새롭고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에 대한

스님의 감회를 읽다 보니 어느새 나도 그 여행에 동참하는 경험들을 한다. 장소에 대한 동참보다는

마음의 동행. 사람은 늘 새로운 것들에 대한 기대와 성취를 꿈꾸지만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험

을 한다. 괜찮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 하지만 정작 스스로도 괜찮은 사람인지

모든 인간관계에 대한 시작은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것.

삶이 자신의 책임이듯, 그 사람을 바라보는 안목 또한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

안목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삶으로 입증되어야 하고, 결국 생각이며 말이 자신의 삶으로 드러나고,

본인 스스로 그렇게 살아야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삶은 익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마음속에 남는다.

 

스님의 여행기는 그런 안목의 폭을 넓혀주는 여정이고, 안목을 심화하기 위한 수행의 시간같다는 생각

에 처음의 경계심은 편안함으로 바뀌는 시간이었다.

완벽주의에 대한 집착과 관련하여 세상이 바뀌길 원한다면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하고,

세상이 안정되길 원한다면 내가 먼저 안정되어야 한다는 사실. 인류 역사의 위대한 성현들은 변화라는

과정을 하나같이 뼈아프게 치러냈다는 사실. 하늘은 큰 가르침을 일러주기 이전에 먼저 큰 괴로움을

던져준다고 하는 그런 무심한 문장들은 스님의 여정과 마주하는 장소와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던져지는 화두들이었다.

스스로를 점검하기 위해 떠난 원제 스님의 만행기는 가르침에 집착하기보다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을 다독이고 드러내는 여정을 통해 물리적인 여행과 더불어 마음의 소리를 끌어내는 시간이었다.

타인보다 내 스스로가 먼저여야 하는 이유들을 생각했다.

일상의 사소한 사물에 대한 애정과 태도, 사람과 세상을 보는 안목 등에 대한 통찰의 시간에 함께하는

여정이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책을 읽기 전 마음 한편에 있던 우려는 이제 사라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차분하게 동참하는 이 여행기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참으로 의미 있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자신의 삶으로 거침없이, 거리낌 없이 드러낼 수 있는 날들을 기대하며 원제 스님의 수행길에 동참하는

여정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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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 - 인간 본성의 역설
리처드 랭엄 지음, 이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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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쟁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근간에 읽었던 자전적 에세이의 한 구절에서

인상 깊었던 한 사람의 삶이란 어찌 보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격렬하게 피 흘리며 연출하는 한편의

처절한 드라마와 같다고 했던 문장과도 일맥상통하는 의미로 다가왔다.


모든 사람은 선하거나 악한 잠재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저자는 최초의 진화 생물학자의 동물과 인간의 심성에 관한 이론부터 오랜 연구의 전문적 문헌들과

검증받은 논문들, 그리고 직접 참여했던 연구결과들을 집대성하여 이 책을 출간했다.

 

 


실제로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는 동물애호가로 알려져 있고, 킬링필드로 악명 높은 캄보디아

독재자 폴포트는 지인들에게 부드럽고 친절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아

도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여러 사람에 의해 극명하게 나뉘기도 한다.

히틀러는 유년시절 아버지로부터 신체적인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그의 어머니가  투병하는 과정에서

유대인 주치의를 만나 사망하게 되는 상황을 겪으며 유대인 증오가 시작되었을 거라는 추측이 있다.

그만큼 한 사람의 성향은 성장과정의 여러 가지 트라우마와 경험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인간의  생물학은 우리가 갖고 있는 상반된 성격들을 결정하고, 사회는 이런 인간의 경향들을 변화 시키

는 환경이 된다. 우리의 사회적 관용과 공격성은 보이는 것처럼 반대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인간은 다른 유인원에 비해 평판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이 과정을 통해 폭력이나 공격에 관련된 유전인자가 희석되거나 활성화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저자는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반응적 공격이 이원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버럭 화를 내거나, 냉정한

공격을 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대목이다.

 

인간의 언어는 상징적 사고와 연관되어 인간의 정치와 사회적 행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무의식적일 수 있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이들 중에는 혼자 있을 때 보다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를

하거나 선한 감수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점도 연구결과 밝혀졌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유전자와 환경은 어느 하나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선과 악을 동시에 갖고 상황에 따라 그 잠재력이

행동 결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인간 본성에 대한 것은 결과를 끌어내기보다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를 도와 스스로 돌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과  침팬지의 단백질 서열이 무려 99% 이상이 동일함

에도 불구하고 확연하게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생존 기계이며 유전자는 생존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라고 주장하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다시 한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본성의 역설은 어떤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가기보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라고 보는 편이 맞겠다.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인류를 평화에

이르게 하는 길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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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쓸모 - 결국 우리에겐 심리학이 필요하다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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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년 전부터 심리학에 관한 책들의 출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봐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나 올해처럼 갑작스럽게 다가온 위기의 시대는

건강한 사람들마저도 종종 혼란과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다.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심리학

은 종종 다뤄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심리학의 기초부터 한 개인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 무척 꼼꼼하고 자세하게 다룬다. 실제로 미술심리치료사 공부를 하며 배웠던 부분을

다시  책으로 읽어보니 개인적으로 이 책이 더 와닿는다. 마침 올해로 자격 취득을 한지 3년 차가 되어

보수교육을 앞두고 있던 터라 여러모로 잘 활용하며 읽었다.

책에서는 심리학의 기초부터 대상관계이론, 자아실현과 심리학의 관계, 유아기부터 각 연령별 성장기,

성장과 노화, 마음 챙김, 정신분석 상담, 개인심리학, 인지행동치료, 심리검사와 심리평가까지 심리학의

다양한 분야들을 한 개인의 성장기와 관련해 전 생애적으로 다루고 있을 만큼 광범위한 정보를 담았다.

한동안 마음 챙김"이라는 용어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곤 했는데 어쩌면 마음 챙김은 평생을

꾸준히 실천해야 하는 덕목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심리학이 중요한 이유이다.

근본적인 원인과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방식은 일상에서 실천하는 소소한 팁으로 작용한다.

 

심리학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은 무척 어렵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내면에 감춰져 있는 인간의

의식을 다룬다. 그런 과정을 저자는 도표와 그림으로 쉽게 설명하여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성격 형성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각 단계별 특징과 개인의 의식구조를 분석하여 성격유형별 특징을

설명하고, 자신의 가치에 대한 평가인 자아존중감에 대해 어린 시절 형성된 자기에 대한 인식은

자아존중감의  기초가 되며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경험의 기초가 된다.

 

이 외에도 지능발달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우리나라에도 한창 붐을 일으켰던 다중 지능 이론,

지능검사 등에 대해 소개한다. 많은 심리이론은 인간의 삶에서 관계를 중요하게 다루며 관계 형성의

욕구가 인간의 기본욕구이자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바람이라고 알려져 있다. 요즘처럼 비대면 시대에

많은 이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의 하나도 바로 이런 것들이라고 하겠다. 그런 관계들 속의 개인 심리 등

심리학의 큰 테두리에서 점점 세분화하여 단계별 특징을 읽어나가며 셀프 심리케어의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심리학이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는 과정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개인이 태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족이 생성되고 쇠퇴하는 과정의 변화와 발달을 가족생활주기

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총 8개의 단계로 나눠 제시된 이론을 통해 나이 들어감에 대한 신체적, 환경적

변화가 가져오는 정서적인 어려움들에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반가운 파트였다. 이 부분에서도

각 단계별 부모교육 이론, 자녀 성장에 대한 이해, 진로와 직업선택 이론을 성격유형별로 세분화해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긍정적인 노화에 대해서도 긍정심리학을 제시한다.

전 생애에 걸쳐 모든 사람이 겪는 과정이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불가피한 변화지만 막상 신체적

불편함 들을 동반하는 상황에 마주하면 누구나 우울해지기 마련이다.  마음 챙김 이 많은 순간들에 필요한

이유이다.


마음 챙김은 일상에서 스트레스,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극복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특별한 의식이라기

보다 일상에서 걷거나 조용하게 명상을 통해 간단한 호흡조절과 감각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저자는 먹기 명상도 제안한다. 가끔 일상에서 당분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소소한 힐링이 되는 것을 떠올

리면 이해가 쉽다. 실제로 마음 챙김은 인간의 번뇌를 다루는 불교 수행 과정에서 비롯되었으나 과학적으

로 효과가 증명되며 현재는 심리상담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심리학이 필요한 이유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정신건강과 건강한 삶, 교육, 직업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자기 치유기능을 통해 일상에서 작은 실천을 끌어내게 하기 위함이다. 놀랍게도

모든 인간에게 자기 치유 능력이 있다고 심리상담가들은 말한다. 자신의 마음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작은 위로와 위안을 얻고 필요한 상황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러 정보들을 꼼꼼히 담은

이 책은 기대보다 많은 훨씬 많은 이들에게 심리학의 활용과 쓸모를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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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길 위에서
홍석경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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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어떻게 케이팝을 넘어 세계인을 움직였을까?

문화적, 산업적, 사회적, 미디어적 관점의 전방위 분석

 

 

대중문화 현상에서 사회적 역동성과 의미를 쫓는 연구자로서의 객관적 시선으로 문화산업의 아이콘으

로 세계적으로 부상한 방탄소년단을 분석한다. 실제로 우리 집에도 그들의 데뷔 시기부터 아미의 일원

으로 그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올해 성년을 맞은 우리 집 그녀가 있다.

실제로 그녀의 아미 행보를 꾸준히 지켜봐 온 엄마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방탄소년단이 데뷔하던 시기 우리 집 그녀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엄마 눈에는 늘 아기 같은 그녀에게

어느 날 장난삼아 운전하는 차안 뒷좌석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엄마 : 너는 사랑이 뭔줄 알아? (마침 라디오에서 사랑타령을 하고 있길래 순전히 막던진 질문^^;;)

우리 그녀 :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까지 사랑하는 게 사랑이야.

엄마 : '........' (그렇게 빨리 대답할 줄이야. ㅋㅋ)

우리 그녀 : 김남준이 그랬어

엄마 : 김남준이 누구야? (진짜 누구냐 정말 궁금했음)

우리 그녀 : 랩몬스터 (그때 RM은 랩몬스터라고 불렸었다.)

 

그렇게 내게 방탄소년단은 우리 그녀가 처음으로 덕질을 시작한 아이돌 그룹으로 인식되었다.

케이팝, 아이돌이라고 하면 일찍부터 훈련된 인형 같은 청소년 그룹으로 인식되던 것이 사실이다.

어린 나이부터 퍼포먼스를 앞세우고, 비주얼적인 면을 강조하며(개중에는 물론 실력으로 승부하는

이들도 분명 있음은 인정한다. ) 만들어진 엔터테이너라고 인식됐던 것도 사실이다.


아이돌 그룹과 팬덤은 공감하는 애정을 기본 에너지 삼아 상호 신뢰하는 집단과 스타가 맺는 사심없는

관계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그룹을 위해 음원차트를 상위권에 끌어올리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그 결과에 기뻐할 스타를 상상하며 덩달아 행복해하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책에서는 트랜스미디어로서 방탄소년단이 기존의 케이팝 그룹들과의 다른 행보들을 분석하고 소개한다.

실제로 오랜 시간 아이가 아미로서의 활동을 지켜본 엄마 입장에서도 어렴풋하게만 느껴왔던 부분들이

퍼즐 맞추듯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문화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수용자를 넘어

문화 산물의 생산자가 될 수 있는 민주적 환경을 마련했다. 스마트폰을 손에 든 개인이 바로 영상 생산

자가 되게 해 주었고, 영상 가공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들에 대한 접근도 비교적 쉬워진 영향도 있다.

SNS의 발달과 기존 아이돌 그룹과는 다른 신비주의와는 다른 노선인 활발한 소통 과정에서 생각과

고민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방탄소년단과 팬텀은 인간적인 유대감을 형성해나가는 기반을 탄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화된 지구의 로컬에서 태어난 방탄소년단은 동시대 청년세대가 처한 현실 속에서 때로는 방탄이

되기도 하고, 탄환이 되기도 하면서 케이팝과 함께 세계와 소통하는 행보를 넓혀나가고 있다.

전 세계적인 팬텀 아미의 증가는 한국이라는 나라와 문화에 대한 지식을 적극적으로 습득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많은 나라들에 한국어 강좌가 인기를 끌고, 적극적인 아미들의 소통은 이를 더욱

확산하는 데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BTS의 노래는 대부분의 팝 음악과 다르게 러브스토리보다 사회적인 이슈와 세대가 공감할 만한 보편적

고뇌를 담고 있다. 그들을 특별하게 만들고 많은 팬텀의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그 메시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앨범 제작 과정부터 직접적인 경험에 기초하고 강력한 자기애를 메시지에 전달하는

이들의 음악은 청년들을 넘어 중년 팬들까지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청년층에게 위로를 준다면 중장년 팬들은 이들로부터 삶의 활력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고 답한다.

실제로 이들의 선한 영향력을 반증한 BTS의 유엔 연설은 긍정적인 인생관과 세계관으로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남겼다. (아~ 자랑스럽고 대견한 청년들 ^^)

 

실제로 아이는 BTS 콘서트에 가기 전 소소한 선물들을 준비한다. 콘서트를 기다리며 아미들은 그 공간

에서 서로 나눔을 하고, 공연장 옆자리에서 처음 만난 아미들에게 소소하게 준비한 선물들을 나누곤

하는 문화를 이어간다. 평소에 좋아하는 스타의 공연을 보는 것만큼이나 그 경험들에서 또 다른 관계를

배워가는 아이의 모습이 새삼 떠올랐다. 

아이돌스타 그룹으로 많은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통하는 이들의 어록이 소개된 페이지는

다 익숙하게 아이로부터 간접적으로 듣거나 아미인 아이의 언저리에서 봐왔던 문구들이다.

새삼 익숙했던 이 문구들을 읽는데 괜히 울컥해지는 건 또 왜인지. ^^;;한창 사춘기였고, 또 엄마로서는

아이의 팬덤 활동이 살짝 불만스러운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바르게 잘 성장한 아이에게 부모와는 또

다른 부분의 선한 영향력을 준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마도 그래서 느껴지는 만감이라고

해야겠다.

 

실제 인생이라는 길을 가는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어떤 일들이 기다리는지

방향과 목표를 알지 못한다. 오히려 길 위에서 하는 일들과 주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

가며 방향과 목표를 알게 된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작은 변방의 나라에서 그런 실천을 이어가고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BTS 그들을

응원한다. 더불어 그들의 동반자 아미들도 더불어 성장하며 서로의 좋은 이웃으로 함께 하길 바란다.

진정한 소통의 바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들이 자랑스러운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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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의 팡세 - 김승희 자전적 에세이, 개정판
김승희 지음 / 문학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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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출간 이후 두 번째 개정판이다.
김승희의 자전적 에세이. 33세의 언저리가 이렇게도 치열한 것일까 읽으며 화들짝 놀라게 했던 시간이다.

채 스무 살이 안되었을 때 느꼈던 30이라는 나이의 무게와 막상 그 숫자를 넘던 순간, 그리고 한참이 지난

지금 묘한 괴리감의 차이를 느낀다.


한 사람의 삶이란 어찌 보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격렬하게 피 흘리며 연출하는 한편의 처절한

드라마와 같다고 표현한 작가는 자신의 문학을 스스로의 자살미수라는 극단적인 말로 표현했다.

산다는 것은 불속으로 뛰어드는 일이며,
마치 큰불에 스스로 삼켜지면서 삶을 얻는 부나비의 실존적 고뇌와도 같고. 인간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굴절된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보도록 운명 지어졌지만. 남들이 보는 대로 세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순순히 음미할 수 있다면... 하는 타협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삶에 대해, 사랑에 대해, 죽음과 시와 문학과 예술과, 철학에 대해 그녀의 치열했던 젊은 날의 성장기를 통해

민낯으로 고스란히 담아냈다. 읽는 내내 암울하고, 나락 같은 순간마저도 그녀를 버티게 했던 힘은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는 천재성의 결핍이라고 여겼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타고난 천재적인 문학성이었다.

책을 읽는 어제와 오늘, 눈 내리기 전의 잔뜩 흐렸던 날씨와 하얀 눈으로 세상을 덮었던 아침과

묘하게 연관되었던 문장은

신은 때때로 우리에게 신화의 분장을 해주어 피폐한 삶의 막다른 골목을 쇄신시켜 주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폭설 같은 것, 장마 같은 것, 봄에 아지랑이 같은 것, 백화만발, 단풍 같은 것..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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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문학과 천재성은 이토록 치열하고 암울해야만 가능한 것. 인. 가.
내면의 불꽃에 화상 입을 지경이었던😅

 

 

 🎨 표지 그림은 독일 표현주의 화가
Ernst Ludwig Kirchner (1880년 ~ 1938년)
<street scene in front of a barber shop, 1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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