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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 - 내 마음의 빛을 찾아주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표지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느낌을 고스란히 담은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나 자신에서부터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문장사이
를 누비고 다니는 느낌이 봄볕만큼이나 따뜻하다.
개인적으로 근간에 일이 많아서 관련 자료들을 빡빡하게 읽고 쓰고 해야 하는 일이 많았던 터라 책 속
문장들이 좀 더 휴식같이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문학과 철학, 심리학과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대한 단상을 읽다 보니 어쩌면 시점에 따라
장르의 구분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모든 장르가 인간과 세상에 관한 단상을 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국 모든 장르의 바탕에는 사람이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기쁨도, 오해도 쌓이기 마련인데 요즘은 어째 그런 관계마저도 바이러스의
범람으로 힘겨운 시대가 되었다. 끝날 듯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 2년 차를 꼬박 채우고 나니 어째 슬슬
적응이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지쳐가는 것 같기도 한 그런 날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코로나 시대를 보내며 나는 가장 바쁜 날들을 보냈다.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도
바쁘고 피곤한 일상이 이어지니 괜히 울적해지는 순간들이 있더라.
아마도 일과 일상은 분명 다른 것이라 채워지는 것이 있으면 또 그만큼 부족한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라
역시 삶에는 완벽한 만족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와중에 편안하게 와닿는 문장들 사이를 누비며
휴식 같은 출퇴근길의 잠깐 동안의 독서로 온기를 더했다.
특별한 나에 대해, 누구에게나 하나씩 있는 우주와 같은 삶에 대해, 너와 내가 함께 하는 행복에 대해,
더 나아가 우리들의 따뜻한 날들을 위해 책 속에서 아우르던 시간들과 시선들.
결핍마저도 최선을 다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 빛과 어둠, 슬픔과 행복 모두 반대되는 것들이지만
더불어 있어야 또 나름대로의 의미가 생긴다는 진리를 일깨운다.
삶의 균형을 잡고,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란 없다고 책 속 문장은 말한다.
그날이 그날인 것 같아도 인간은 천천히 어느 지점인가를 향해서 간다. 헛되이 거저 지나가는 시간은
없다. 숨 가쁘게 달리다가 마주하는 휴식이 달콤한 것처럼 그렇게 강약을 조절하며 달리기를 계속한다.
요즘 멍 때리기의 기술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도 어쩌면 앞으로 달리기만 하던 현대인들의 삶에서 가장
필요했던 것이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충전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하물며 컴퓨터나 전자제품도 가끔 리셋이 필요한데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며 1인 다 역의 일을 하는 삶은
충분한 휴식을 야무지게 챙겨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쓸모없다고 생각하며 혼자 보낸 시간들이 결국
최고의 쉼이자 삶의 자양분이었음을!
공감되는 문장들 사이를 누비며, 마음의 소리를 소환하는 시간이 되었다가, 기억 속의 장면들을 떠올 리
기도하고, 여러 사람들을 생각하기도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생각보다 스스로에게, 혹은 타인에게 위로가 되는 문장은 그리 복잡하지 않고, 어렵지도 않다.
단지 마음의 여유가 없을 뿐이고, 인식하지 못할 뿐이었다. 차가운 계절과 시국을 보내는 현실이지만
나누는 온기만은 잃지 않는 삶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