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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리커버)
고수리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3월
평점 :

지난가을에 읽었던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에 이어 두 번째 읽는 고수리 에세이.
봄을 맞아 새 옷을 입은 리커버 북이 나왔다. 표지부터 너무 고와 볼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이규태 작가님의
따뜻한 감성 가득한 표지 그림. 괜히 하늘의 구름 한번 보고 싶어지는 감성 충만하다.
햇살이 너무 좋았던 오늘 첫 번째 에피소드 읽으면서부터 눈물 또르르.... 여전히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고수리 작가의 문장들은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하는 힘이 있다.
살다 보면 불행한 순간도, 슬픈 순간도, 행복한 순간도, 마음을 울리는 순간도 만나게 된다.
그 순간들로 채워진 시간이 나를 만들었다.
똑딱똑딱🕖🕑������
지금도 지나가고 있는 시간 속에는
수없이 많은 순간이 반짝인다.
모든 순간을 잡으려 애쓰지 않고,
순간이 나를 붙잡을 수 있도록... (중략)
살아있음 그 자체가 우리를 살게 하기도 했다.
순간순간의 감정의 기억들을 소환하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작가의 문장들이 결국엔
삶의 여러 순간들을 치유하고, 보듬고, 다독인다.
아이를 키우며 종종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순간들이 있다. 훌쩍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어른이
되고 보니 미숙한 아이의 순간순간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이 경험하고 깨닫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내일 말고 오늘, 열심히 말고 재밌게, 하고 싶은 일만 하는 태평하고 뻔뻔한 태도를 작가처럼 나도,지향
하고 있지만 현실과 이상은 언제나 괴리감이 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그럼에도 오늘은 오늘의
마음가짐을 점검한다.

책꽂이 한편에 있던 책을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 한편의 시처럼 고운 책 제목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돈다. 사람들의 삶 속에는 체화된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작가의 문장들에는 그런 힘이 있다.
다양성을 부르짖는 시대를 살면서 오히려 보편성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도, 불행도, 성공도, 실패도 결국 그 보편성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위험한 보편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자꾸만 고운 문장들을 비타민처럼 습득하게 된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무장해제되는 문장들을 읽다 보면 우리는 결국 이렇게 삶을 사랑하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