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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초 인류 - 산만함의 시대, 우리의 뇌가 8초밖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리사 이오띠 지음, 이소영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4월
평점 :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은 놀랍게도 인간이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평균 8초에 지나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표했다. 이미 우리는 운전 중 신호 대기에서도
휴대폰의 창을 열곤 하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승용차 자동센서는 앞차가 출발했음을 알리는
신호음을 장착하는 친절을 제공하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노모 포비아" 노모바일의 공포를 말한다.
SNS의 충성도 높은 고객수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를 합친 종교인들의 수치를 능가했다는
사실만 봐도 전 지구적 디지털 의존도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에 와 있음을 알 수 있다.
불과 15~20년 사이의 인터넷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간의 자연적 한계는 디지털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사라졌고, 추론을 하기보다 검색엔진으로 향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이성의 행사보다 즉답의 생활화가 익숙한 세대로 휴대폰을 심장처럼 장착하는 삶으로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사고하는 뇌에서, 저장하는 디지털 기계에 의존하는 시대를 살다 보니 가족들의 휴대폰 번호
조차 암기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넘쳐나는 정보로 스크롤을 내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놓치는 정보들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FOMO _fear of missing out이라는 용어마저 등장했다.
심지어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의 자료들을 기반으로 광고창을 추천받고, 거대해지는
기가바이트의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곤 한다. 전 세계 인구보다 사용 중인 심 카드가 더 많
아진 세상이라는 놀라운 사실. '팬텀 진동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스마트폰의 진동이 환청처럼
느껴지는 현상은 디지털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불안심리 중 하나이다.

오늘날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평균 8초의 시간은 금붕어보다 짧은 시간이라는 사실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온라인에서 초당 2, .800만 권에 해당하는 정보가 생산된다는 사실이다.
만성적으로 산만해진 세상에서 멀티태스킹으로 포장되었던 산만함에 속아서는 안된다는
사실도 연구결과 밝혀졌다. 결과적으로는 합리적으로 산만함을 포장하는 단어에 불과했다.
오히려 도파민 중독으로 불안과 만족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었다는 사실.
스마트폰은 물리적 존재만으로도 주의력이 분산된다고 하니 디지털 디톡스가 시급한 시대다.

우리가 일부 신경회로의 사용을 포기하면 해당 회로를 잃게 된다고 한다. 뇌가 새로운 신경
경로로 재조정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 뇌의 진화는 세대를 거치며
점점 그 기능을 상실해갈 가능성마저 높아진다. 스마트폰의 지속적인 사용은 작업기억과
장기기억 양쪽 모두에 피해를 준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의 스마트폰 알람을 시작으로, 배차간격이 명확한 버스 도착정보까지,
운전 중 아는 길도 내비게이션 경로를 확인하고, 잠드는 순간까지 디지털 의존도가 너무나도
높은 시대를 살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한 책이다.
이 외에도 SNS의 좋아요 버튼의 함정까지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 심각성을 스스로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명 편리함과 실용성이 높은 반면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을 이대로
방치해도 좋을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 안식일, 간헐적 디지털 단식, 디지털 금욕의 날.
이런 용어들이 이렇게도 친근하고 익숙한 시대가 되었나 새삼스럽게 돌아본 시간이다.
강박을 예의로 착각하는 디지털 작동 방식에 대해 정보의 파도가 몰아치는 세상에서
중심 잡기가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