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 :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에서 균형 찾기 - What Forces Women Artists to Give Up: Balancing Being a Woman, Mother, and Artist
고동연.고윤정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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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엄마, 예술가>

세 가지 "나"의 정체성 잃지 않기라는 주제로 11명 여성 예술가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들은 모두 여성을 넘어 예술가로 인정을 받고 있을 만큼 작업이 알려진 작가들이다.

소개된 작가들의 작품들을 이미 전시에서 여러 번 봤고, 이들의 작품 이야기를 넘어 작업과정에서 마주하는 생활인으로서의, 여성으로서의 경험들을 진솔하게 마주한다.



오래전부터 "여류"라고 하는 성 정체성에 대한 구분으로부터 시작되는 차별의 흔적들.

나 또한 예술가는 아니지만 직장 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여성으로서의

사회적인 한계에 직면했던 순간들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어서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진작부터 많은 생각들을 하곤 했다. 동등하다는 말은 여전히 많은 상황들에서 환상으로만

남아있을 뿐, 책을 읽으며 여전히 마음 한편의 담담함을 느끼게 된다.


정정엽 작가의 <집사람, 1991> 이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상설전시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이다. 이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그림 속 장면이 아니라 움직이는 한 장면처럼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일하는 여성의 경력단절은 대부분 출산과 함께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산휴가와 동시에 고민하기 시작하는 경력단절에 대한 고민과 불안함.직장맘으로도, 전업주부로도 여성의 삶은 여전히 단순하지 않다. 정정엽 작가의 인터뷰 중

가사노동은 잔잔히 사라지는 노동이라는 말에 너무나고 공감을 했다.

해도 티가 나지 않고, 하지 않으면 엄청 많이 티가 난다고 하는 주부의 일.

책 속에서는 세대를 넘어 협업과 교감을 나누고, 서로 연대하며 작업을 이어가고자 하는

여성 예술가들의 진솔한 경험들을 나눈다. 그저 요번 한 번만 하자는 식으로 절박하게 작업을 이어가기도 하고, 그야말로 버티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는 작업의 끈을 잡고

고군분투하는 나름대로의 방식을 엿보며 예술가가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삶의 방향을

숙고한다.


무엇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보다 절실한 작업에의 의지, 그런 열정이 있는 그녀들의 삶이

그 자체로 빛이 난다. 생각을 바꾸면 출산과 육아가 온전히 핸디캡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또 다른 시선도 반갑고 공감한다. 출산과 육아는 어쩌면 더 큰 시야를 열어준 경험이

었다는 정직성 작가의 말은 변하지 않는 진리일지도 모른다. 그저 아이 하나를 키우는 일이 단순히 밥을 먹이고, 옷을 갈아입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림"이라고 하는 것은 집안 전체를 관리하고,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공동체를 이루었을 때 나의 몫을 어떻게 감당할지 전체적인 시각에서 삶의 관점을

다루는것을 의미한다고 했던 정정엽작가의 살림에 대한 정의는 모든 여성의 노고를

한마디로 정리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젠더 갈등은 오래전부터 편가르기를 부추긴

키워드로 전락해 버린 것은 아닌지. 지금부터라도 젠더 갈등을 넘어 서로 보완하고

배려하는 방향성으로 변화되길 기대해 본다. 각자의 분야에서 여전히 분투 중인 그녀들을 응원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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