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4 - 창간50주년 기념호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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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낱 미물도 천년을 기다리면 용이 되어 승천하니 인고하는 마음은 그만큼 위대한 것이리라."

샘터 4월호는 창간 50주년 기념호이다. 봄소식 완연할 즈음의 초록색표지 샘터는 요즘처럼 위축된 때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겨울과 봄의 경계를 느낄새도 없이 여전히 겨울같은 요즘이지만 봄은 왔다.

 

긴 시간동안 이어져 온 샘터답게 다양한 기네스 최장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다발행만큼이나

의미있는것은 개인적으로 누적필자 연인원 부분을 꼽고싶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샘터의 가장 차별화

되는 특징, 우리주변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장으로 요즘은 누구나 쉽게 SNS를 통해 소통하고

지구촌을 방불케하지만 역시 오프라인의 소통은 또다른 의미를 담는다.


해발 1000M정상에 세워진 대견사지 삼층석탑은 천년의 세월을 담았다. 명산에 절을 지으면 국운이

흥한다는 비보사상에 따라 건립된 예라고 하는데 비록 자그마한 책자속의 석탑이지만 마음속 염원을

담아 잠시나마 경건한 마음을 가져본다. 작은 바램들을 모아 큰 뜻을 이룰수 있기를.


어느시대나 위기가 있기 마련이다. 종종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하여 사람들을 긴장하게 하지만

대부분 현명하게 그 위기를 잘 극복했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번져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로 인해 전세계가 순간 멈춤을 하고있다. 우리만 잘해서 되는것이 아니라 온 세계가 모두 힘을 함쳐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인간의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순간은 큰 문제들이 아니라 의외로 자연현상, 그리고 바이러스였다.

이 위기도 잘 극복해가길 바랄수 밖에.

세대와 함께 공감하고, 잠깐 쉬어가는 코너들.

요즘은 워낙 다양한 매거진이 명확한 컨셉으로 출간되곤 하지만 여러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잡지들이 어떤것이 있을까? 매월 아빠와 함께 샘터를 읽고 있는 나도, 어느새 그 오래된 추억속의 시간

들을 소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레트로열풍의 원조는 바로 샘터가 아니었을까?


매월호 공감가는 코너. 야구와 인생이야기. 스포츠는 인생을 담고있다.  몰라서 실천하지 못하는것보다

막상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포츠정신이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하는데,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우리의 인생을 play하길.

 

시골밥상 같기도 하고,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게 하는 코너. 언젠가 친구가 엄마손맛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며 아쉬워했다. 누군가에게 엄마손맛은 맛보다 정성과 기억을 함께 소환하는것 같다.

마음속에 떠올려지는 엄마손맛의 음식들을 마주할때 우리가 행복해 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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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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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살지만 매일 조금씩 죽어가는 지도 모른다."

영혼의 집짓기라는 책의 제목을 봤을때는 심리학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원제를 보면

퍼니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저자는 자전적인 에세이를 통해 누구나 생의 마지막에 거쳐가야 하는 죽음에 대한 숙고를 좀더 행동으

로 마주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다소 엉뚱 할 수 있지만 저자는 자신의 관을 직접 만들어야 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 과정에서 목공기술자였던 목공에 일가견이 있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그 과정은 작가에게 관을 만드는 것 이외에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와의 의미있는

시간을 갖을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작가본인의 이야기를 하며  개인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대목을 읽다보니 반갑게도 우리나라 제품의

휴대폰이 등장한다. 종종 외국작가의 글에서 우리나라와 연관된 이야기를 다룬 글들은 반갑기도 하고

괜히 마음이 뿌듯해 지는 대목이다.  어쨌튼, 죽음에 대한 생각이 커져 아버지와의 시간도 더욱 절박하

고 소중하게 여겼던 작가는 그 일련의 과정을 기록으로 덤덤하고, 세심하게 기록해 나간다.

숙련된 목공 기술자였던 아버지는 그 과정에서 기술이나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지식전달이 되게 하는 과정도 인상적이다.

자식과 부모의 관계, 그리고 부모의 양육방식에 대한것까지 광범위한 주제들을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자신의 관이 완성되어 가는 기간동안 가장 애정하는 세사람을 암으로 잃게 된다.


"내가 젊다고 생각한 존은 나에게 인간의 취약성이라는 우울한 수심을 남겨준 반면,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가장 나이 많으 축에 속하는 아버지는 희망적이고 대조적인 감정을 심어 주셨다.

여든넷의 나이에도 건강이 양호한 아버지는 이 축복을 하루를도 낭비하지 않고 삶을 사는

으로써 되갚았다."


가장 측근의 죽음을 묵도하며 자신의 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의 소소한 과정들은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하게 된다.

연로하신 아버지와 자신의 관을 만들계획을 세우는 저자의 계획이 처음에는 무척 낯설고 당황스러웠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묘사된 저자의 아버지는 죽는 다는 것을 두려워하지않고 오히려 더 젊은 저자보다

담담히 삶의 순간들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인다. 이제 연로해져가는 부모님이 있는 나도 종종 어른들

앞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데, 난처하다고 피해 갈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오히려 부모님이 먼저 상황들에 대한 언급을 하면 여전히 불편한 것이 사실이지만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하게됐다.

요즘은 미리 자신이 살아있을때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접하곤 하는데 우울하고

암울한 죽음이 아니라, 준비된  작별의 과정으로  갑작스러운 이별이 줄 수 있는 상황과는 다른 차원의

과정으로 의미가 있을것 같다.
 

 

저자 개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준비와 실천을 담은 이 책은 저자의 아버지와 함께 참여했던 과정에 대한

기록의 정식 출간본으로  아버지가 이 책을 직접 읽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과정과 상황들에 대한 오랜

기록들에는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심경이 담담하고 진솔하게 담겨있다. 아버지라고 하면  어깨에 무거운

가장의 짐을 진 사람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대부분 이지만 저자의 롤모델이자 영웅으로서의, 삶과 마주하

는 순간들의 태도 등 아버지와 아들 서로에게 이보다 더 의미있고 값진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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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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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_시작의 기술>이란 책으로 알려졌던 개리비숍의 신간이 나왔다.

개리비숍은 자기계발 코치로 활동하며 독립출판으로 출간한 책이 반향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자기계발서는 이제 너무나도 방대한 도서목록이 끊임없이 출간되고 있어서 늘어지는

일상을 책을 통해 다잡곤 하는데 매번 의욕적이었던 시작은 무기력해지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쉽상이다.

개리비숍은 이 책에서 의지력과 수양, 정신력이라는 용어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지적한다.

상상력은 잠재의식속에서 발현되기 마련이고, 특히 이 책에서는 '자기방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자기방해는 더 큰 무언가의 산물이고, 우리의 삶 모든면에서 영향을 미친다.

스스로가 자신의 틀에 자신의 가치나 능력을 가두고 있는것이라는 강한 성찰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나를 방해하는 모든것으로 부터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를 강조한다. 결국 자신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일 경우가 많다는 대목은 설득력이 있다.

 

많은 자기계발서와 습관에 관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방식에 대해 다룬 책들에서도 자기 수양을 통한

변화를 강조한다. 자기수양은 말그대로 본인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작은 습관들을 루틴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딱 한사람 나 스스로를 변화시키는것조차도 쉽지않다. 개리비숍은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관점

과 질문을 던지고 그 과정의 결과로 강한 추진력과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를 인생과 마주하게 하는 겻을

목표로 한다. 본인 자신의 습관이 아닌 진중한 사고를 통해 일상의 습관들에 이의를 제기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핵심이다.

잠재의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보이지않게 중요하게 작용한다.  알게모르게 그 잠재의식으로

우리의 삶은 많은 순간을 결정한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에게 익숙한것들과 낯선것들 사이에서 갈등하며

결국 우리는 익숙한 쪽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는경우가 많다. 각자 태어날때 가지고 있던 방대한 스펙트럼

의 잠재력을 기반으로 나이를 먹으면서 관점은 점점 편협하고, 제약적이고, 극단으로 치닫는다.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시야의 한계를 세상의 한계로 착각하는것을 지성의 오류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스스로의 테두리를 인정하는것이 그 틀을 벗어나는 시작점이 된다.

개리비숍은 우리의 삶 자체를 불구덩이에 던져졌다는 말로 표현한다. 그런 많은 소소한 순간들이 쌓여

인생을 이룬다.

우리의 인생은 결코 과거를 바꿀수 없지만 과거를 바라보고 설명하는 방식을 바꿀 수는 있다.

사람이 존재하는 방식은 과거에서 현재로 오고, 미래로 간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역사를 반복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반복하는 오류의 현실화.

책에서 언급한 유명한 일화, 세계적인 조각가로 피에타와 다비드상을 만든 미켈란젤로에게 많은 이들이

물었다고 한다.  어떻게 그런 완벽한 조각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미켈란 젤로는 그 대답으로 대리석을 깍아 조각상을 만든것이 아니라 대리석 덩어리에서 필요없는

부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다소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다.

 

진정한 돌파구란" 인생이 내던지는 것들에 기계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당신이 끼어들 때만 마련된다.

끼어들어라, 당신 인생이다!" 개리비숍은 인생을 하나의 거대한 실험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 거대한 실험이 망쳐지는 날도 있을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도 마주하게 될 터인데 미래를 향한

하나의 도약이 분명하다.

내 인생의 주인의식 갖기.

 

어차피 누구에게나 한번뿐인 인생, 세상에 던져지는 그런 순간들을 통해 많이 경험하고, 모험하고,

창의적인 인간으로 살아볼 것을 강하게 어필한다.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어보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대로 영혼은 자신의 생각이라는 색깔로

물들어 간다고 하지않던가.  우리모두는 자신의 삶을 가꾸는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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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
정찬주 지음 / 반딧불이(한결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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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해전의 이순신장군은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우리의 명장이다. 영화로도 이순신장군의 업적을 기린

영화들이 여러편 있었고, 위인전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영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순신장군과 함께 눈부신 전공을 세우고도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잘 알려지지 않은 장수

전라우수사 김억추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역사상, 거창하게 멀리가지 않아도 우리 인류의 많은 공로자들중 알려진 사람들의 배후에 얼마나

많은 숨은이들이 있을지는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 많은 이들의 공적을 기리기는 일은 불가능 하지만 그래도 사명감있는 소설가의 노력으로 이렇게

또 한명의 몰랐던 위인을 알아본다.

명량해전의 이순신장군은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우리의 명장이다. 영화로도 이순신장군의 업적을 기린

영화들이 여러편 있었고, 위인전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영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순신장군과 함께 눈부신 전공을 세우고도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잘 알려지지 않은 장수

전라우수사 김억추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역사상, 거창하게 멀리가지 않아도 우리 인류의 많은 공로자들중 알려진 사람들의 배후에 얼마나

많은 숨은이들이 있을지는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 많은 이들의 공적을 기리기는 일은 불가능 하지만 그래도 사명감있는 소설가의 노력으로 이렇게

또 한명의 몰랐던 위인을 알아본다.

 

화살 한방의 달인이기도 한 김억추장수.

왕의 호위군사를 보강하려는 의도로 종종 시제가 치러지곤했는데  조선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인 이이의

추천으로 김억추는 왕의 호위군사로 발탁이 되었다. 책에서는 김억추의 업적보다 이 사람의 됨됨이에

대해 많은것들을 보여주는 장면을 담았다.

우리 역사의 많은 기록들은 해석에 따라 많은 왜곡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시대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김억추 또한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의 두 구절의 기록으로

인해 많은 오해를 남겼다고 작가는 이 책의 저술의도에서 밝히고 있다.

<이순신의 7년>이라는 역사소설을 저술하기도 했던 소설가이기도  저자는 아마도 그런 역사의 연구과

정에서 저평가된, 혹은 왜곡된 평가를 남긴 의인들의 기록을 여러번 확인했을 터다.

어느 시대나 치열하고 험난한 시대의 장을 포함하고 있고, 그런 시간들이 흘러 결국 오늘날의 역사로

이어지는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지금 현재도 정의라고 굳건히 믿는 어느부분들은 왜곡될 것이고, 또

시간이 지나 많은 것들이 오해를 풀게 될 것이다. 저자와 같은 많은 이들에 의해.

그래서 우리의 오늘은, 혹은 미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해 가는것이 아닐까.

극적인 클라이막스보다 잔잔하지만 객관적인 기록과 사료에 의해 전해진 한 장수의 진중하고 올곧았던

생애를 잠시나마 애도했다.

 

화살 한방의 달인이기도 한 김억추장수.

왕의 호위군사를 보강하려는 의도로 종종 시제가 치러지곤했는데  조선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인 이이의

추천으로 김억추는 왕의 호위군사로 발탁이 되었다. 책에서는 김억추의 업적보다 이 사람의 됨됨이에

대해 많은것들을 보여주는 장면을 담았다.

우리 역사의 많은 기록들은 해석에 따라 많은 왜곡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시대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김억추 또한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의 두 구절의 기록으로

인해 많은 오해를 남겼다고 작가는 이 책의 저술의도에서 밝히고 있다.

<이순신의 7년>이라는 역사소설을 저술하기도 했던 소설가이기도  저자는 아마도 그런 역사의 연구과

정에서 저평가된, 혹은 왜곡된 평가를 남긴 의인들의 기록을 여러번 확인했을 터다.

어느 시대나 치열하고 험난한 시대의 장을 포함하고 있고, 그런 시간들이 흘러 결국 오늘날의 역사로

이어지는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지금 현재도 정의라고 굳건히 믿는 어느부분들은 왜곡될 것이고, 또

시간이 지나 많은 것들이 오해를 풀게 될 것이다. 저자와 같은 많은 이들에 의해.

그래서 우리의 오늘은, 혹은 미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해 가는것이 아닐까.

극적인 클라이막스보다 잔잔하지만 객관적인 기록과 사료에 의해 전해진 한 장수의 진중하고 올곧았던

생애를 잠시나마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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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존그린의 신간소설, <열아홉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꽤 오래전에 영화로 이 작가의 작품을

먼저 접했었다. 영화를 보고 원작이 궁금해서 원서를 샀었는데 오랫만에 그래서 책을 다시 꺼내봤다.

전작 영화를 봤던게 이렇게 오래된 줄 몰랐는데 무려 2014년 영화다. 시간이 언제 그렇게 흘렀나 새삼

세월이 빠르다 느낀 순간.

 

두권의 존그린 작품을 읽으며 느낀건 작가의 사랑에 관한 관점이 참으로 독특하다는 점이다.

마치 청소년 소설같은 제목에 가볍게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뭔가 수학적인 용어부터 컨셉이 너무

나도 독특하다. 17세 소년(사실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서 17세는 그냥 성인이다.) 19번째 캐서린이란

이름의 여자친구만을 만나왔다는 가정도, 영재와 천재사이를 오가는 독특한 캐릭터도 현실에서는

조금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긴하다. 어디까지나 소설은 소설이니까.

그리고 소설에 담긴 수학적인 정보와 연결하여 스토리를 풀어가고, 마지막 부록에는 저명한 수학자인

저자의 친구가 스토리를 수학적으로 다시 정리해두었다. (물론 나는 이부분은 Pass 한다 ㅋㅋ)

 

재미있었던건 주인공 천재소년 콜린이 애너그림의 달인이라는 거다. 애너그램은 언어학적인 트릭으로

어떤 단어의 문자를 재배열 하여 다른 단어로 바꾸는 게임같은 것인데 원래 고대 유대인들이 히브리어로

하곤했과, 중세유럽에서도 인기를 끌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왕을 위해 애너그램을 만드

는 사람을 고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예를들면  수닭이라는 단어 rooster 이라는 단어의 순서를 재조합해

rose rot(썪은 장미), 혹은 to err so(실수하다)와 같은 단어로 바꾸는 방식이다.

소설속의 수학개념과 언어의 유희 그리고 무려 11개국어가 가능하다는 주인공 콜린과  그의친구들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언어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청소년 성장소설같은 설정속에서 천재와 영재에 관한 다양한 관점, 연애, 사랑, 우정, 그리고

가족간의 관계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단순하지만 복잡하게 다룬다. 주인공인 콜린의 아버지는

사회학자이자 사람을 연구한다. 그 과정에서 영재가 어떻게 천재로 거듭나는지에 대한 정리를 하고자

한다. 영재로 태어난다고해서 모두 천재가 되는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다양한 사례에서도

듣곤한다. 오히려 평범한 조건을 가진 사람보다 더 못한 결과를 내기도 하는 사례를 이미 많이 봐왔다.

적극적이고 결과지향적인 육아와 더불어 자발적인 노력사이의 섬세한 상호작용이 일어날때 비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천재가 되는 것이다. 콜린이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유.레.카!를 외치곤 하는데 결국

콜린은 친구 하산과 떠난 자동차 여행에서 만나 린지와의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다.

과거는 이미 벌어진 일을 논리적으로 풀어놓은 이야기이고, 아직 기약할 수 없는 미래는 논리적으로

이치에 닿지 않는게 정상이라는 막연하고 새롭지도  않은 결론이다.

뭔가 복잡한 퍼즐같은 이 한권의 책은 보는 시점에 따라 또 그만큼 다양한 해석을 불러오는 책이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황당무계하다가 또 너무 현실연구같은 심오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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