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존그린의 신간소설, <열아홉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꽤 오래전에 영화로 이 작가의 작품을

먼저 접했었다. 영화를 보고 원작이 궁금해서 원서를 샀었는데 오랫만에 그래서 책을 다시 꺼내봤다.

전작 영화를 봤던게 이렇게 오래된 줄 몰랐는데 무려 2014년 영화다. 시간이 언제 그렇게 흘렀나 새삼

세월이 빠르다 느낀 순간.

 

두권의 존그린 작품을 읽으며 느낀건 작가의 사랑에 관한 관점이 참으로 독특하다는 점이다.

마치 청소년 소설같은 제목에 가볍게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뭔가 수학적인 용어부터 컨셉이 너무

나도 독특하다. 17세 소년(사실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서 17세는 그냥 성인이다.) 19번째 캐서린이란

이름의 여자친구만을 만나왔다는 가정도, 영재와 천재사이를 오가는 독특한 캐릭터도 현실에서는

조금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긴하다. 어디까지나 소설은 소설이니까.

그리고 소설에 담긴 수학적인 정보와 연결하여 스토리를 풀어가고, 마지막 부록에는 저명한 수학자인

저자의 친구가 스토리를 수학적으로 다시 정리해두었다. (물론 나는 이부분은 Pass 한다 ㅋㅋ)

 

재미있었던건 주인공 천재소년 콜린이 애너그림의 달인이라는 거다. 애너그램은 언어학적인 트릭으로

어떤 단어의 문자를 재배열 하여 다른 단어로 바꾸는 게임같은 것인데 원래 고대 유대인들이 히브리어로

하곤했과, 중세유럽에서도 인기를 끌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왕을 위해 애너그램을 만드

는 사람을 고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예를들면  수닭이라는 단어 rooster 이라는 단어의 순서를 재조합해

rose rot(썪은 장미), 혹은 to err so(실수하다)와 같은 단어로 바꾸는 방식이다.

소설속의 수학개념과 언어의 유희 그리고 무려 11개국어가 가능하다는 주인공 콜린과  그의친구들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언어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청소년 성장소설같은 설정속에서 천재와 영재에 관한 다양한 관점, 연애, 사랑, 우정, 그리고

가족간의 관계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단순하지만 복잡하게 다룬다. 주인공인 콜린의 아버지는

사회학자이자 사람을 연구한다. 그 과정에서 영재가 어떻게 천재로 거듭나는지에 대한 정리를 하고자

한다. 영재로 태어난다고해서 모두 천재가 되는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다양한 사례에서도

듣곤한다. 오히려 평범한 조건을 가진 사람보다 더 못한 결과를 내기도 하는 사례를 이미 많이 봐왔다.

적극적이고 결과지향적인 육아와 더불어 자발적인 노력사이의 섬세한 상호작용이 일어날때 비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천재가 되는 것이다. 콜린이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유.레.카!를 외치곤 하는데 결국

콜린은 친구 하산과 떠난 자동차 여행에서 만나 린지와의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다.

과거는 이미 벌어진 일을 논리적으로 풀어놓은 이야기이고, 아직 기약할 수 없는 미래는 논리적으로

이치에 닿지 않는게 정상이라는 막연하고 새롭지도  않은 결론이다.

뭔가 복잡한 퍼즐같은 이 한권의 책은 보는 시점에 따라 또 그만큼 다양한 해석을 불러오는 책이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황당무계하다가 또 너무 현실연구같은 심오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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