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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 매일 흔들리지만 그래도
오리여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4월
평점 :

오리여인 에세이.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아니까."
한걸음 한걸음 나의 보폭으로 사는 일에 대하여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함께 사는 것이니까
▶완벽하지 않은 날들이 쌓여
▶마음이 훌쩍 차오른다
타이틀과 목차만으로도 이 책이 담고자 하는 의미가 명확하게 들어왔다. 고운 그림과, 간결한 문장들을
보는것 만으로도 힐링, 공감. 읽을수록 빠져드는 책을 요즘 여러번 반복해서 읽었다.
책속 그림과 글들을 읽다보니 어느새 내 지난 기억들이 참 많이도 오버랩되었다.
질경이는 위로 자라는 식물이 아니기에 빛을 찾ㅂ으려 숲이 덜 우거진 쪽으로 자라기 때문에,
숲에서 길을 잃었을때 질경이를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숲 밖으로 나가게 된단다.
쨍하게 햇빛이 들지 않는다고, 더 높이 자라지 못한다고 꼭 나쁜것만은 아니다.
햇빛을 받고 쑥쑥 자란나무는 사람에게 과일도 주고, 그를도 주는 인생이라 좋고,
질경이처럼 척박하여도 헤쳐 나가다보면 누군가에게 작은 좌표가 되는 삶도 좋다. p71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경이보다는 햇빛받는 나무이고 싶은 마음이 사람마음.(수양이 필요해, 많이 필요;;)
그래서 오늘도 책을 읽는다.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징크스가 있다. 징크스라는것 자체가 자신의 한계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
이 들어서 지금의 나는 징크스를 의식적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하지만, 학창시절 나의 징크스는 장의차
와 고양이였다. 어린시절 들었던 속설중 하나인 장의차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것과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내게 아침 등교길에 만난 고양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탓이다.
어느날 학교까지 데려다주던 아빠와 등교길, 고양이를 보며 불쾌해하던 내게 아빠는 그런 징크스를
가지면 하루종일 기분이 나쁠텐데 바꿔보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러고보니 고양이와 마주쳤을 때마다 불쾌해했던 내가 떠올라 의도적으로 그런 징크스를 없앤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아파트 단지내에서도 길에서도 흔하게 보는것이 고양이인데 그때마다 불쾌해지면
생각만해도 곤란했을것 같다. 생각해보면 장의차에 대한 선입견은 아마도 마지막 가는 이의 길을
애도하고자 좋은 의미들을 붙여 지어낸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삶의 모습을 돌아보면 누구나 롤러코스터와 같은 경우들을 마주하고, 극복하고 또 성장해 나간다.
어떤 책에서는 시련없이 성장이 없다고 하고, 또 어떤책에서는 시련속에서만 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누군가는 마음가짐의 차이라고도 한다. 각각의 에피소드와 책속 상황들을 마주하며 유난히 내가
오버랩되어 동화되어 읽었던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성장은 경험에 의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경험하지 않은 일들은 늘 낯설고, 어렵기 마련이니까.
멈추지만 않으면
언젠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아니까
매일매일 다짐해도 매일매일 불안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나의 보폭으로 사는일에 대하여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보통의 일상에 대한 글들과, 따뜻한 그림으로 채워진 그림일기같은 한권의 책속 온기는 요즘의 봄날씨
처럼 따뜻하고 마음에게 말을 건넨다.
작가는 책에서 사람을 만나는것이 한권의 책을 읽는것 이라고 했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매일매일의 시간이 쌓여 한권의 책을 완성해 가는것. 한권의 책속에 담길 매일의 한페이지를 우린
어떻게 채워가야 할까.
빼곡하게 채워진 책을 읽는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너무나도 잘 알기에, 여백의 페이지를 꼭 넣어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