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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컬렉터 - 집과 예술, 소통하는 아트 컬렉션
김지은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수년전 우연히 한국 현대미술작가들의 작업실을 소개했던 저자의 책을 읽었는데, 팬데믹의
긴긴 터널을 지나며 이번에는 세계각지의 현대미술 컬렉터들인 지인들과 안부를 나누며
다이얼로그로 스펙트럼을 넓혀갔음에 그 과정과 내용이 더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21명의 컬렉터들은 사는곳도, 직업도, 취향도 모두 다른 이들로 마치 21개의 갤러리 전시를
보는 느낌으로 책을 읽는 나날들이 풍성해져갔다.

미술감상이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고, 미술작품을 소장한다는
것에 대해 그저 막연한 이들에게 이책은 그런점에서 특별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만한 책이다.
다양한 방식과 기준으로 자신들의 컬렉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좀더 특별
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들의 컬렉팅에는 하나같이 스토리가 담겼다는 점이었다. 미술작품
을 감상하는 과정은 관람자를 다른세상으로 인도하는 창이되고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이 더
해 지는 과정은 작가와 관람객의 유대감을 높여주는 과정이라는것을 실현하고 있는 이들.
이상적인 컬렉팅은 세상의 유행에 따르지도, 미술시장의 논리가 아닌 자신들의 미감과 작품
속에 숨겨진 스토리를 따라 그위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더해나가는 것이다. 책에서 마주한
컬렉터들의 큰 공통점이 바로 그런점이었다는 데서 각각의 소장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그 과정에서 작가의 인지도가 아니라 각각의 작품에 더해진 의미들이
그 작품의 가치를 특별하게 높여주고 있다.
거기에 더해진 저자의 작품관련 미술이론이나, 작가의 작업방식과 배경등은 작품들을 이해
하고 감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컬렉터들의 작품들을 구경하는 재미중의 하나는 새롭고 낯선 작품들 이외에도 이제는 유명
한 작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초기작들을 만나는 순간이나 다양한 작품들이 설치된 공간들
도 다양한 컬렉터들 만큼이나 각양각색의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작품은 공간을 살리기도
돋보이게도 하는 능력이 있다.
다양한 컬렉터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전시나 작품을 QR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록된 400여점의 사진과 더불어 더욱 풍성한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일상뮤지엄을 실현해나가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따라 나선 여정은 기대보다 더 설레고
감동스러웠다. 작품하나하나에 스토리가 더해지는 과정자체의 감동과 더불어 그 과정에서
작품들은 인생의 급류에 휩쓸리는 것같은 위기의 순간에 집안 곳곳에서 구명조끼로 작용을
한다는 말만큼 와닿는 말이 있을까? 삶의 현실이 지나치게 적나라해서 오히려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순간에도 예술은 현실을 제대로 바라볼 적당한 거리를 확보하게 하는 완충역활을
하는것을 다양한 컬렉터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느끼게 했던 시간이다.
작품들은 그렇게 시대와 세대를 이어가며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막연하기만한 컬렉팅의 세계가 궁금한 이들에게 길라잡이가 되어줄 책으로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