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윤혜정의 예술 3부작
윤혜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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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2020』
『인생, 예술/2022』
어느덧 예술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을 알리는 신간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2025』

이번 신간에서는 장소와 시간을 넘나들며 저자의 경험과 기억의 간극 사이로 비엔날레부터 국내외의 여러 공간들에서 마주했던 전시와 작가, 작품 이야기들에 저자의 사유가 더해져 예술 3부작의 층위를 조금 더 채워간 느낌이었다.

✍️예술 전성시대의 경험과 감각, 그리고 기록

미술관을 다양한 일들로 경유하는 내 휴대폰 앨범에는 여전히 정리되지 못한 전시 사진들이 인물사진보다 훨씬 많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예술의 자리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사유들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니 놓쳐버린 전시부터 우연히 봤던 작가의 전시 여정을 필연처럼 따르고 있는 순간들이 실타래처럼 술술 풀리는 경험을 한다.

많은 전시들은 소셜미디어의 사진과 후기가 넘쳐서 김빠진 탄산음료처럼 감상하고 싶지 않아 빠르게 다녀오는 편이지만 간혹 뭔가 숨 고르기가 필요한 전시들이 있는데 그러다가 결국 어이없게도 놓쳐버린 전시 중 하나인 피에르 위그에 대한 글을 읽으며 놓쳐버린 전시에 대한 아쉬움이 가셨다. 그 외에 양혜규 작가와 예술가이자 영화감독 아피찻퐁 위타세라쿤의 2인 전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글을 읽으며 검색에 검색을 하느라 전시와 전시를 자료와 자료를 꽤 방대하게 넘나드는 과정도 즐거웠다.
그러다 보니 몇 년 전 국립현대미술관 필름 상영관에서 그의 작품이 상영되기도 했던데 미술관의 방대한 프로그램들을 마주하기엔 역시나 한계가 있다.





김윤신 작가의 국내 첫 전시를 봤던 그 겨울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마침 코엑스에서 국제조각 비엔날레가 있었고, 수많은 조각들을 마주한 귀갓길의 전시에서
공간과 작품이 빛과 어우러져 빚어내던 그 순간의 장면은 김윤신이라는 이름과 함께 언제나 소환되는 장면이다. 우연과 필연의 엇갈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녀는 우연마저도 필연으로 만드는 건 운명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명언을 남긴다.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사연 중의 하나가 김윤신 작가와 이응노 작가의 인연이었다.우연히 마주했던 김윤신의 첫 전시에 이어 작년 이응노 미술관에서 열렸던 그녀의 전시를 봤는데 김윤신이 프랑스에 머물던 시기에 이응노 작가에게 조각을 가르쳤던 인연이 전시로 이어진 것이었다는 것. 김윤신 작가는 작업할 때 저절로 기도가 나온다고 했다. 그 기도가 작품에 깃들고, 그 기운이 좋은 작품과 연결되어 감상자에게까지 전달되는 것이
아닐까.



예술을 통해 다양한 공감을 만들고, 다름의 시선은 다양한 예술의 형태로 끊임없이 목소리를 전한다. 예술이 혹은 예술 감상이 특정한 목적 없이 하는 활동이라고 혹은 생산적이지 못한 일이라고 간주되는 경우가 있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허무맹랑한 허구라고 폄하되는 순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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