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데이즈 제프 다이어 선집
제프 다이어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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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첫줄 : 끝 The End


제프 다이어가 인생, 작가로서의 말년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이 책은 이 책의 원제에 등장하는 세계적인 프로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의 은퇴경기에서 출발해 문학에서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논픽션 저술의 대가답게 커리어의 끝에 접어든 천재들이 내놓은 성과들 이면의 자신의 삶을 교차한다. 그 여정에 테니스의 규칙들이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방식처럼 은유하여 묘사된다.



책의 표지에도 본문에도 등장하는 초현실주의 선구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조르조 데 키리코 작품 <토리노의 봄, 1914>은 낯설고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배치와 명암의 대비 등을 통해 불안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전한다. 제프 다이어는 이 그림에서 모든 사물이 불쑥 나타나는 전조의 증상들을 "그저 삶은 견딜 뿐"이라던 니체와 연결한다.

삶의 여정에 손에 쥔 패가 한정적이라도, 피할 수 없는 결말을 마주하더라도 희망이라는 한줄기 빛을 찾게 되듯이, 니체가 브라네스에게 했던 말을 인용해 아플 때만 건강을 의식하게 되면 살아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삶의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것.





한계 없는 사유와 영역을 넘나들며 마지막에 대한, 완숙한 삶의 여정에 선 거장의 결말에 어떤 정답이 있을까 촉각을 집중했던 시간은 예상과는 달리 진중함보다 가벼운 소회로 마무리된다. 각자의 삶이 다르듯, 오랜 진리처럼 전해오는 "인생에 정답은 없다"라는 말은 역시나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다시 한번 떠올린다. 어떤 일을 질리도록 해 보기 전까지
그 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확신이 어렵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후회는 없었다고 말한다.

가장 성공적인 삶은 그 마지막에 "후회는 없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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