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다. 갖가지 혐오식품을 비롯해서 가리는 음식이 거의 없긴 하지만 요즘처럼 춥고 싸무룩한 계절이 오면 엄마에게 어서 신김치로 만두를 빚자고, 버섯을 넣고 우동을 끓여먹자고 졸라대곤 한다. 특히 오늘같은 날씨에 호로록 호로록 빨아들이는 통통한 우동 면발과 향긋하고 따끈한 우동 국물은 추위에 움츠린 심신을 함께 녹여주고 달래주는 행복의 묘약이다.

  엄마가 알려주신 우동 조리법 : 가쓰오부시로 육수를 만든 다음 진간장으로 색을 내고 파, 마늘, 버섯을 넣고 후추로 향을 낸다. 면은 삶아서 건져낸 후 찬물에 한 번 헹군 다음 끓여놓은 육수를 부어 상에 낸다. 이 때 썰어놓은 김과 계란 지단, 쑥갓을 고명으로 얹는다. 기호에 따라 어묵이나 새우튀김 등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시장에 가면 우동 냄비를 사올 생각이다. 그릇에 욕심을 내 본 적이 없는데 일식집에 가면 볼 수 있는 고리가 달린 둥그런 우동 냄비가 무척 탐이 났다. 이 새카맣고 앙증맞는 냄비에 매끈매끈한 면을 담고 향긋한 욕수를 부어 김이 폴폴 올라오는 것을 지켜보면 가슴이 얼마나 포근해질까 싶었다. 위에 보이는 그릇도 옴폭 패인 모양이나 열을 간직하는 정도나 썩 괜찮은 편이어서 우동이나 만두국을 담아 먹기에 제격이지만 나는 여전히 검고 무거운 우동 냄비가 갖고 싶다.

  밖에는 눈이 오고 좋아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냄비 우동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가끔 상상한다. 우동은 어쩐지 나에겐 '매우 기분 좋음'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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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12-05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좋아하는 사람과 먹으면 꼭 우동이 아니라도 멋질 겁니다^^ 참고로 전 포장마차의 우동, 그것도 3차쯤 끝내고 먹는 우동을 아주 좋아하죠

깐따삐야 2006-12-05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좁은 포장마차에서 먹는 우동, 고속도로 휴게소의 우동, 저도 집밖의 그런 우동들도 좋아라 해요. ^^

BRINY 2006-12-05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탁 위에 직접 올려놓고 보글보글 끓여먹도록 조리 기구도 하나 사고프네요. 전골이나 샤브샤브할 때도 좋을 듯.

깐따삐야 2006-12-05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아, 저 전골이랑 샤브샤브도 좋아하는데. 뜨거운 냄비 요리가 그리워지는 계절인가 봅니다. ^^

Mephistopheles 2006-12-05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아쉽지만 생우동이라도 끓여 먹어야 겠어요...^^

깐따삐야 2006-12-0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도 우동을 좋아하시는군요. 생우동도 맛있어요. 전 우동이라는 우동은 다 좋아한다지요!

레와 2006-12-05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저 좀전에 미역국에 밥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왔는데,
그래도 우동이 땡깁니다.
휴게소우동이나 투다O 김치전골우동도 끝내주죠..
이슬이와 함께..
아... 땡긴다.....!!

감기 조심하세요~!!

깐따삐야 2006-12-05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와님, 아무래도 주량이 상당하실듯. 우동에 소주맛을 아는 분이라면 말예요. 호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