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일하는 소 산하어린이 17
이호철 엮음, 정승각 그림 / 산하 / 1991년 6월
평점 :
품절


<비 오는 날 일하는 소>
 
비가 오는데도
어미 소는 일한다.
 
소가 느리면 주인은
고삐를 들고 때린다.
 
소는 음무음무 거린다.
 
송아지는 모가 좋은지
물에도 철벙철벙 걸어가고
밭에서 막 뒨다.
 
말 못 하는 소를 때리는
주인이 밉다.
 
오늘 같은 날 소가
푹 쉬었으면 좋겠다.
 
 
 
벌써 몇년전인가 보다.  어떤 분이 내게 권했던 이 동시모음집.  전문동시작가도 아닌 경북울진의 4학년 초등학생들이 쓴 동시를 묶은 책이다. 그때 난 속으로 '유명시인들의 시도 잘 안 읽는데 뭐 이런 애들이 쓴 동시집을....' 하면서 던져두고 안 읽었던것 같다.
 
그런데 엊그제 책 정리를 하다가 몇년만에 찾은 이 책의 한쪽에 실려있던 이 동시 하나.
가슴이 쿵! 하면서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 아버지 생각이었을까, 엄마 생각이었을까. 아니면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었을까.
 
어떤 생각이었는지 더 이상 구구절절 적지는 않겠다.
 
책 이란게 뭐 별건가.  고상하고 유명한 사람들이 어렵게 쓴 책이어야만 좋은 책인가.  한권을 다 읽어도 건지는 문장 하나 없는 책도 많은데, 이 책에선 그래도  이 동시 하나 건졌으니 내겐 고마운 책이다.
 
아직도 난 철 없는 송아지처럼 살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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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5-10-06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마음이 아팠던 건 아마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덧씌워진 탓이 아닐까요...님이 송아지면 전 망아지!

야클 2005-10-06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앗! 그러고 보니 엉덩이에 뿔도.... ㅋㅋㅋ

mong 2005-10-0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없는 송아지...왜 찔리는거죠?
ㅡ.ㅡ

야클 2005-10-0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님도 엉덩이에 뿔이???

moonnight 2005-10-0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의 순수한 마음에 추천!!! ^^

야클 2005-10-0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나 안 순수한데...흐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