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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보따리 우리 할매
김진완 글, 유근택 그림 / 한림출판사 / 2012년 11월
평점 :
아련한 기억이지만.. 유아기때 할머니와 한 동안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할머니 등에 업혀.. 멀리 있는 화장실을 갈 때면.. 우리 할매 똥누러 간다~ 하며 노래를 불렀다네요..
또.. 여름 한 낯에 할머니네 마루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울었던 기억도 납니다..
펌프가가 있었던 수돗가에는 커다란 우산 같은 잎이 자라고 있었고..
그 위로는 청포도도 얼핏 기억이 납니다..
할머니와 꽤 오랫동안 생활했던 저는.. 아마도 2년 정도는 함께 있었던 듯 합니다..
입학을 하기 위해.. 엄마를 오랫만에 만나러 왔는데..
엄마가 낯 설게 느껴졌더랍니다.. ㅎㅎ 할머니와의 아련한 추억이.. 30년이 지났는데도 기억이나요..
똥보따리 우리 할매를 보면서.. 왈칵하고 할머니가 넘 보고 싶어졌네요..
할머니의 지극 정성 사랑..
예전 할머니들은 자식들을 위해서 정말 지극정성을 많이 들이신 듯 합니다..
요즘 할머니들은 문화센터 다니시며 본인들 생활을 즐기시는 분들도 꽤 많지만요..ㅎㅎ
아침 일찍 물을 떠 놓고 자식들의 평안을 비는 이 분이 주인공 할머니예요..
어느날 학교에서 채변봉투를 나누어 주었는데.. 할머니가 모르시고 버렸어요..
그 일로 주인공 아니는 울고 불고 난리가 났지요.. 선생님께 혼이 날 것을 걱정해서이죠..
저 초등학교 때도 이런 검사 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할머니는 손자가 야단 맞을 생각에 안타까우셨던지.. 채변봉투대신 버선에
넣어 가져오셨어요.. 교실에선 난리가 났지요..
주인공 아이는 넘 화가나고 창피해서 교실을 뛰쳐나왔지만..
생각하니 넘 웃겼지요.. 그렇게 할머니와의 추억이 쌓여가는데..
할머니가 어느날 쓰러지십니다.. 쓰러진 할머니는 이제 예전처럼 맛있는 냄새도 안나고..
콩콩콩 걸어다니시지도 못했지요.. 소년은 그게 너무나 낯설었지요..
어느날 할머니가 교실에 멀쩡하신 모습으로 나타나자..
소년은 직감을 했는지.. 할머니를 찾아 갑니다.. 그리고 할머니와 마지막 밤을 보내게되는데..
할머니는 빙그레.. 웃어주십니다.. 할머니를 사랑한다는 말을..
똥을 담았던 버선도 간직하고 있다는 말도.. 소년은 하지 못하고 할머니를 보냈어요..
어른이 된 화자의 마음이 느껴서서 저도 울컥울컥했답니다..
너무 재미나지만.. 슬퍼..
공주님은.. 첨에 마냥 재미나게 책을 보았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이야기가 나오는 데다.. 생각하지도 못한 장면들이 나왔으니 말이죠..
재미나다며.. 몇번이나 읽어 달라하고.. 본인이 혼자 보기도 했답니다..
채변봉투를 잃어버려 우는 장면이 넘 웃기다는 공주님..
할머니가 아프셔서.. 더이상 예전의 할머니가 아니게 된 장면을 보면서..
공주님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울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모두 아프셔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싶습니다.. 건강했을 때의 할머니 모습은 정말 어렴풋 할거예요..
자기를 정성 스럽게 안아주고.. 달래 주었다는거.. 알지..
누구에게나 할머니가 있고.. 그 추억이 있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소록소록한 기억으로 눈가가 젖어 들지만..
할머니라는 단어만 들어도 너무나 푸근하고 행복한 마음이 듭니다..
하늘에 계시는 나의 할머니께.. 제 마음도 전해 드리고 싶었구요..
할머니.. 사랑합니다.. 주신 사랑의 기억 오래도록 간직할께요..
똥 보따리 우리 할매 아이들에게도 어른에게도 권할만한 아름다운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