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세 친구 어린이중앙 그림마을 3
헬메 하이네 글 그림, 황영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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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읽고는 그 주제의 심오함에 과연 우리 아이가..?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죠.주제도 주제려니와 설명하듯 서술해 놓은 이야기의 전개가 자칫 아이에게 지루하게 다가갈 수도 있어 어떻게 읽어 주는 것이 좋을까 고민이 되더군요.결국 별 뾰족한 방법이 없어 이야기가 주는 느낌 그대로 조용히 읽었죠.아무 말없이 듣고 있는 아이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책을 중간쯤 읽고 나면 분명히 재미없다는 한마디를 던지며 무심히 일어서 버릴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예요.그런데 아이 입에서 터져나온 말은'한번 더'였죠.그게 신기해 아이 얼굴을 한번 더 쳐다보게 되더군요.

세상이 어떤 곳인지 우리의 삶이 어떻게 흘러 가는지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이기에 앞으로 자신들이 살아갈 인생의 긴 여정에 대해 담담하게 서술해 놓은 이 책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습니다.복잡하고 다양하다 못해 파란만장하기까지 한 삶의 형태를 단 한권의 그림책으로 깔끔하고 간결하게 정리해 놓은 작가의 탁월함도 아이들이 여전히 이 책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 또한 이 책을 통해 기쁨과 즐거움 슬픔과 격정의 시간들을 함께 한 세 친구를 만나고 나니 진정한 친구가 내 몸 속에 있다는 울림에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낄 수 있었지요.그리고 저마다 지고갈 삶의 몫과 또 저마다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도요.제가 죽고나면 저의 두 친구,머리 교수님과 사랑 마음 아줌마는 다른 이들에게 저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시킬지 궁금해지더군요.

마음이 어떻게 찢어지는지 그리고 그 마음을 사랑 마음 아주머니가 어떻게 다시 붙여주는지를 묻는 아이를 바라보며 너희들도 언젠가는 그 답을 하나하나 알게 될거라고 마음 속으로 대답해 줄 수밖에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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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만세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1
후쿠다 이와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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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생물은 모두 방귀를 뀐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그럼 뱃 속의 아기도 방귀를 뀌는지, 꽃도 방귀를 뀌는지, 엄마는 왜 방귀를 뀌지 않는지 등 평소 궁금해했던 방귀에 관한 여러 재미있는 아이들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입니다.

여기에 조금은 거들먹거리기 좋아하지만 임기응변에 약한 선생님의 어리숙함이 따뜻한 교실 풍경과 잘 어울려 훈훈한 웃음을 주지요.

1학년 3반 교실안에 느닷없이 울려 퍼지는 방귀소리. 그 소리의 주인공은 평소 다소곳하고 공부도 잘하는 요코군요. 요코를 좋아하지만 그 마음을 들키는 게 쑥스러운 테츠오는 대단한 것이라도 알아낸 양 의기양양하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요코가 방귀를 뀌었다고 고자질을 해 버리네요. 그러자 요코는 고개를 푹 숙이고 부끄러움에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아요. 거기에다 선생님은 방귀 좀 뀌면 어때서라며 요코편을 들어 주시니 자신의 생각과는 영 다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자 테츠오는 서서히 난감해지기 시작하죠. 처음의 테츠오의 뿌듯했던 얼굴이 시간이 흐르면서 난감함으로 그리고 미안함으로까지 조금씩 일그러지는 그림이 참 재미있어요. 후후

어쨌던 시끌벅적해진 교실과 요코의 무안함을 달래주시려는 선생님은 조금은 철학(?)적이면서 멋진 방귀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견을 펼쳐 놓으시지요.^^ 그리고 아이들도 이 때를 놓칠세라 평소 방귀에 대한 궁금한 점을 선생님에게 하나씩 늘어 놓고요.

저도 어릴 적 선생님은 화장실도 안가고 방귀도 안 뀌는 별천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티비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들이나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을 보면 웬지 지저분한 방귀나 냄새나는 화장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 들었거던요. 그러고 보니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이런 생리적인 현상들을 멀리했던 경향이 있는 것 같네요. 지금 생각해 보면 자연스러운 몸의 현상들을 굳이 감출 필요가 없었는데 말이죠.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이 선생님은 아주 멋지죠? 아이들에게 방귀가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말씀해 주시니깐요.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방귀에 대한 아이들의 글이 읽고나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청량제같아요. 속이 더부룩할 때 시원하게 방귀를 뿌우우웅 뀌고 나면 속이 편안해 지는 것처럼요. 그런데 뱃 속의 아기도 방귀를 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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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안나 클라라 티돌름 지음 / 사계절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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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말이라고는 몇 마디밖에 할 줄 모르는 막내가 제법 큰 티를 내는지 오늘 아침 책꽂이를 한참 들여다 보고는 오! 하는 짧은 감탄사와 함께 이 책을 뽑아옵니다. 생글생글 눈웃음을 치는 모습이 자신의 행동에 대단히 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아 보이네요. 왜 그럴까 물어보아요.

그냥 지나쳐버릴 단순한 것들에 대해 왜라는 물음을 던지니깐 나름대로 의미있는 답이 나오네요. 그래서 이 책이 재미있어요. 두 사람이 같은 길을 걸어가더라도 두 사람이 그 길을 걸어가는 이유는 각자 다를 수 있잖아요. 하늘을 나는 새도 혼자 울고 있는 아가도 자기만의 이유가 있어요. 먹이를 찾기 위해서도 엄마가 없기 때문에도 아니죠. 이렇게 단순한 이유만이 존재하는 건 아니니깐요.

아이와 함께 여러가지 답을 유추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그러는 사이 아이의 생각도 유연해지고 상상력도 넓어지겠죠. 또 자연스럽게 왜라는 말의 의미를 터득하는 효과도 생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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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 짬뽕 탕수육 나의 학급문고 3
김영주 지음, 고경숙 그림 / 재미마주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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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아니면 거지. 아이들의 세계에도 어른들의 흑백 논리가 은연 중에 많은 부분을 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왕 아이면 거지!경찰 아니면 도둑!일등 아니면 꼴지! 이런 모습들은 어른들의 잘못된 가치관을 그대로 본받은 아이들의 모습이겠지요. 내 아이가 일등이 아니면 안 되고 그 반의 왕이 되기를 바라는 엄마들의 마음. 애써 아니라고 정색을 하지만 은연 중에 어른들의 그런 마음을 아이들은 감잡지 않았을까요.

새로 전학와 낯설기만한 종민이에게 아이들은 다정하고 친절하기는커녕 한번 거지는 영원한 거지라는 억울한 굴레만 씌워주는 그래서 쉽게 다가가기 힘든 존재들일 뿐이었죠. 매번 그것이 화장실 갈때 자리를 잘 잡으면 바뀔 수 있는 요행이 뒤따르긴 하지만 처음 전학와 모든 것이 낯설기만한 종민이에게는 힘겹기만한 일이지요. 하지만 종민이는 그런 난처함을 슬기롭고 당차게 이겨낸답니다.

종민이가 전학오기 전 누구도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그것은 아주 간단한 방법이였어요. 물론 용기가 조금 필요한 것만 빼고요. 화장실에 들어서면서 왕 거지 대신 짜장 짬뽕 탕수육을 큰 소리로 외치면 되는 거였죠. 그것은 종민이가 장미 반점의 아들이였기 때문에 그런 이름들이 붙여졌겠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른 어떤 것이라도 상관이 없었을 거예요.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큰 소리로 외치며 그자리에 서서 편안하게 오줌을 누면 되는 것이니깐요.

화장실에서의 작은 반란은 서열적이고 수직적이고 불평등했던 기존의 관계를 한 순간에 수평적이고 평등한 관계로 돌려세우는 생각의 전환이자 발상이였죠. 물론 거기에는 조금의 용기가 필요할 뿐이였죠.

그 조금의 용기는 아주 대단한 것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종민이 이전에는 아무도 그 조금의 용기를 내지 못했으니깐요. 그렇지만 이젠 다른 아이들도 알 거예요. 이런 일들이 사람을 얼마나 불편하게 만드는 것인지를요.

제가 아는 분이 자신의 아이에게 반장 선거에 나가 보지 않을래? 하고 물었더니 아이 대답이 엄마. 난 아이들에게 바르게 앉으라고 얘기할 자신이 없어. 하는 말로 거절하더라는군요.

그래요. 아이들은 대장이 되고 싶지 않은데 엄마가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게 대장되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닐는지요. 왕이 아니더라도 종민이처럼 짜장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면 되잖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바르게 얘기할 줄 알고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해 나가는 또 남이 자신과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그런 다양성이 앞으론 더 필요한 삶의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짜짱 짬뽕 탕수육 짜장 짬뽕 탕수육 그래 난 짜장이 좋아. 난 탕수육. 난 짬뽕. 유쾌한 결말이죠.

지금까지 덩치 큰 아이의 힘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왕 거지노름을 즐겨야만 했던 아이들이 이젠 당당하고 즐겁게 볼일을 보러 가겠지요. 그래야 건강에도 좋죠.^^

인간 관계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고 수평적인 관계임을, 그리고 저마다의 생각,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다를 수 있음을 또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멋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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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눈 - 머리에서 발끝까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1
허은미 글, 조은수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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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를 보면 <우리 몸은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라는 말이 나옵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 중 가장 중요한 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아주 실험적이예요.

내용을 훑어보면 단순히 보는 기능으로서의 눈뿐만 아니라 눈이 가지는 다양성을 아주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어요.

예를 든다면 우리의 마음을 눈과 눈썹을 이용해 때로는 기쁘게도 또 때로는 슬프게도 변화시킬 수 있다라든지, 또 우리 뇌가 가끔씩 틀린 정보를 주기도 해서 일어나게 되는 착시 현상, 그리고 같은 그림을 사람과 말 돼지 벌등이 함께 본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등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펼쳐져 있답니다.

그리고 또 이 책이 가지는 매력 중의 하나가 명화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중에서 인상파 화가 모네의 이야기는 눈길을 끄네요. 모네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을 그리기 위해 15점이나 되는 건초더미 연작을 그렸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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