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궁 속에 살면서

― 함민복



집채만한 폭탄

폭탄에 어머니라 부르는

폭탄에도 어머니가 있다니

어머니란 말을 폭탄에도 붙이다니

충격과 공포스런 그들


유크라테스 강 티그리스 강

문명의 발상지를 폭격하는

잔혹함 쪽으로만 진화한,

폭력의 극점인,

무기들을 신봉하는


악의, 페스티벌

저 섬광만 버린다면

우주는 평화로운 자궁

악동이 태어나 혼자 포식하려고

지어미 자궁 속에서 포크질만 하지 않는다면


물어 뜯는다

입을 틀어막는

모래바람의 경고

질겅질겅 씹어

너덜거리는 자궁에 뱉으며


양팔 잘린, 두개골이 함몰된, 어린 생명들의

눈물, 성공적으로 빨고 있다고 자찬하는

경박하고 소갈딱지 없어 보이는 눈빛

주둥이에 묻은 핏방울 쓱쓱 닦는

부시시한 고양이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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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5 0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서관여행자 2005-06-05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귓속말 주신 님...
2행... 다시 확인해보니, 오타가 아니네요. "폭탄에(게도) 어머니라 부르는(구나!)"라고 하면 될 거 같습니다^^

2005-06-07 0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