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인간아 > [퍼온글] 사진으로 보는 절판본 (15)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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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ㅣ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죽음과 콤파스 (외) / 도냐 바르바라>(우덕룡 외 옮김, 세계문학전집 88, 삼성출판사, 1978)
보르헤스의 단편 14편과 로몰로 가예고스의 장편 <도냐 바르바라>를 합본시켰다. 내가 최초로 산 보르헤스의 책이라 무척이나 기억이.. (지금은 사라져 버린 서울대 앞의 헌책방에서 샀는데, 이곳이 어디인지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아 기이한 기분이 든다. 그곳도 혹시나 어떤 미로의 한자락이었던가?)
<죽지 않는 인간>(김창환 옮김, 오늘의 세계문학 29, 중앙일보사, 1982 초판, 1984 보급판 1쇄)
하긴 내가 "오늘의 세계문학"이라는 전집을 큰 마음 먹고 구입하게 된 것도 바로 이 책 때문이었다. 대학 시절, 서울역 앞의 어느 헌책방에 들어갔다가 난생 처음 보는 보르헤스의 책을 보고 "얼마냐"고 물으니, 전집 가운데 한 권이라며 싸게 줄테니 가져가라고 했다. 결국 미친 척 하고 지갑을 탈탈 털어 30권 가운데 세 권 빠진 책을 끈으로 묶어 들고 버스에 올라탔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사길 잘 했다는 생각뿐이다. 그나저나 이 책의 경우, 한 권에 보르헤스의 초기 단편을 거의 모두 모아놓았다는 것은 반갑긴 한데, 솔직히 각주 하나 없는 번역은 읽기가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었다.
<허구들>(박병규 옮김, 녹진문예 5, 녹진, 1992)
내가 최초로 읽었던 보르헤스의 책. 당시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대구까지 가는 기차 안에서 친구 것을 빌려 읽었는데, 그래서인지 가뜩이나 형이상학적인 소설에 신비적인 색채가 더욱 강하게 깔렸던 모양이다. 표지 그림이 상당히 기기묘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가우디의 성가족교회의 모습인듯?
<바벨의 도서관>(김춘진 옮김, 새로 읽는 세계문학 2, 도서출판 글, 1992)
국내 번역본 가운데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번역이 특별히 잘 되어서 그렇다기보다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보르헤스의 에세이가 무려 18편이나 번역 수록되어 있는 까닭이다. 그 유명한 "코울리지의 꿈"은 물론이고 "존 윌킨스의 분석적 언어," 그리고 "<천일야화>의 번역자들" 등은 그야말로 보석같은 글들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코울리지의 꿈"에 등장하는 그 <덕학천도>인가 하는 책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지..
<보르헤스 만나러 가는 길>(이남호 지음, 민음사, 1994)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보르헤스의 소설 8편을 영역본에서 직접 번역하고 각각에 대해 에세이를 덧붙였다. 언젠가 "바벨의 도서관"의 구조를 파악하려고 애쓰느라, 국내 번역본을 모두 펼쳐놓고 비교한 끝에, 적어도 도서관의 구조를 설명한 대목은 이 책에 실린 것이 다른 스페인어 전공자들의 애매모호한 번역보다는 좀 더 낫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상상동물 이야기>(남진희 옮김, 까치, 1994)
보르헤스와 마르가리타 게레로의 공저.
<중남미 문학과 포스트모더니즘>(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보르헤스 연구회, 보르헤스 연구회(책갈피), 1993)
외대 서반아어과의 보르헤스 연구 팀이 펴낸 논문집. 보르헤스 연구회라고는 했지만 수록된 글들은 남미 현대 작가들에 대한 것이다. 이후에 BK 21인가 하는 학술진흥프로젝트 때에도 보르헤스의 에세이를 번역하는 연구회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국내 미번역된 보르헤스의 에세이 가운데 상당수의 초벌 번역문을 볼 수 있다. (보르헤스의 에세이이니, 한글로 된 것조차 무슨 말인지 모를 정도로 난해하긴 했지만.. 하여간 책으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한 듯.)
Nueva Antologia Personal (Mexico City: Siglo XXI Editores, 1968)
에스파냐어 판. 보르헤스의 시와 산문, 에세이와 소설을 엮은 선집. 저자 생전인 1968년에 나왔고, 저자의 서문이 붙어 있다.
Obras Completas: 1923-1972 (Buenos Aires: Emece Editores, 1974)
1974년에 나온 <보르헤스 전집>의 1989년도 재판본. 저자의 생전에 나온 책이라서 완벽한 전집이라 할 수는 없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열기>(1923)부터 <호랑이들의 황금>(1972)까지만 수록되어 있다. 한 10여 년 전에 무심코 들른 청계천 외국서점에서 운 좋게 산 것인데, 그때 일을 생각해 보면 지금도 짜릿한 기분이 든다. (김아무개라는 교포인지, 학자인지 하는 분이 페루의 리마에서 구입한 것으로 장서인이 찍혀 있다.) 솔직히 민음사 판 "소설 전집"도 좀 이렇게 만들면 안 되나? (물론 이 책은 "원서"라고는 하지만 인쇄상태가 참으로 처참할 지경으로 불량하다.)
1978년에 보르헤스가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겸 출판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와 함께 펴낸 "바벨의 도서관"이라는 세계 환상문학 걸작선 가운데 제4권인 <카프카>편의 일본어 번역본(國書刊行會 刊). 왼쪽의 것은 케이스고, 오른족의 것은 책이다. 책의 디자인이 무척이나 특이해서 몇 년 전 일본에 갔을 때 기노쿠니야에서 보고 무척 흥미롭게 생각했는데, 운 좋게도 올 초엔가 신촌의 헌책방에서 한 권을 발견하고 구입했다.
<카프카>의 케이스와 책의 뒷면. 하여간 특이한 디자인이다.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프랑코 마리아 리치의 독특한 장정이 아닐까. 한정판으로 제작되었는지 현재는 매우 희귀한 아이템이 되었다고. 자세한 내용은 다음 홈페이지 참조: http://www.designboom.com/world/fmr/
보르헤스 전집 제3권 <알렙>의 초판본 표지. 지금의 표지와는 사뭇 다르게 생겼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전5권 가운데 1, 2권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3권, 그리고 나중에 4, 5권이 나왔는데, 그 가운데 3권의 표지는 지나치게 튀는 느낌이 강했다. (솔직히 내 취향은 전혀 아니다. 물론 나야 민음사의 보르헤스 전집 표지는 전부 맘에 안 들지만.)
<모래의 책>(송병선 옮김, 예문, 1995)
보르헤스의 소설 16편을 수록하고 있다. 언젠가 이 책에 수록된 "죽지 않는 사람" 중에서 번역문의 황당한 오류를 몇 개 발견해서 역자인 송병선 씨에게 따지고 들었던 기억도 난다. 보르헤스의 번역은 솔직히 누가 하더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민음사 판이라고 해서 더 나을 것도 없지만.. 하여간.. 아쉽다.
<보르헤스>(김춘진 엮음, 작가론총서 15, 문학과지성사, 1996)
절판본은 아니지만 알라딘에는 사진이 없길래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