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나에게 내리는 소리
― 장영수
쓸쓸한 진흙밭, 불탄 잿더미 위를
가더라도 쏟아지는 태양처럼 눈부신
생명의 아름다움은 있어 詩와 함께
남는다 이 때에 詩가 피 흐르는 두
손을 들어 우리의 마르고 썩어빠진 어둠을
헤치는 것을, 차가운 무쇠 기둥에 박힌
노오란 살들을 살아나게 하는 것을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메아리가 아니라 실제로 걸어 나가는
수천 수백 世代의 발걸음의 핏 속에
詩는 잠들은 듯 생생히 살아있다.
수천년을 휘둘러온 시퍼런 뚝심의
도끼날만큼이나 뜨겁고 굳센 힘이
멈춘 듯 쉴 새 없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