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笛․ 2

ㅡ 장석남



날 개이면 나

햇빛을 따라나서리

부르튼 걸음걸이를 갈아끼우고 가리

추억은 마르고

영혼은 얼마나 가벼울 것인가

가슴으로 걸어본 사람은 기억하리


햇빛은 내 헐거운 손목을 붙잡고

석양까지 가리

적막이 내 걸음을 다 가지리


캄캄해오는 저녁,

지푸라기들로 마른 목을 축이던

세월들을 탄식하리

탄식 속에 박힌 모래들 손등으로 문지르리

비단 같은 탄식은 얼굴을 흐르리


내 눈은 드넓은 노래를 가득 반짝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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