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별
ㅡ 송찬호
목이 말라 잠을 깬 새벽 두 시의 산격동은
온통 사막이다
끝간 데 없이 길게길게 누워 있는 모래언덕들
얼마나 잠이 깊었으면 이렇게 발이 푹푹 빠지는
사막이 되었을까
물을 찾아헤매다 문득 흐르는 별 하나를 만났다
젊어서 일찍 집을 떠났다가
길 없는 길에서 홀연히 마주치는 나그네 별!
목마른 자만이 물을 찾아나선다
그리하여 오래 걸은 자만이 사막 속 샘이 있는 곳을 안다
어서 지친 몸을 일으켜 약속의 땅에 가 닿았으면
그 땅에 이르러 약속의 밥을 지어먹고 새날을 맞이했으면
이루어지지 않은 꿈들이 쌓여
메마른 모래언덕을 이루었어도
밤마다 방향도 없이 사막을 건널 수 있는 것은
샘이 있는 곳으로
별이 끌어 주기 때문이다
별은 가도
별빛은 남아 오래오래 빛나리라
……멀리서 빛나는 저 목마름
나도 나그네가 되어 나그네 별과 함께
새벽 두 시의 산격사막*을 정처없이 헤맸다
*산격사막 : 대구시 북구 산격동 지역 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