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귀신 들린 꽃
흔들리지도 않아
눈썹 위에 숨을 죽이고
보라, 이것이 세상을 만들고 있다
고요히 색깔을 엷게 하면서
좌우 사방으로 번져가는 속삭임
이 속삭임 아래
모든 것이 다시 만들어진다
흙 속으로 발목을 깊이 묻어본다
어느 징그러운 물을 만나
외로이 귀신 들린 꽃
나도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