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모든 사람들처럼 나는 젊은 시절 여행을 했다. 나는 한 권의 책, 아니 아마 책 목록에 대한 목록을 찾아 방황을 했다. (…) A라는 책을 찾기 위해 먼저 A가 있는 장소를 지시하고 있는 B라는 책을 참조한다. B라는 책을 찾기 위해 먼저 C라는 책을 참조한다. 그리고 그렇게 영원히……. 이러한 모험들 속에서 나는 나의 인생의 시간을 탕진하고 낭비했다. 나는 우주의 어떤 책장에 그러한 총체적인 책이 있다는 걸 믿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미지의 신들에게 한 사람 ― 단 한 사람, 설사 그게 몇천 년 전일지라도 ― 이래도 좋으니 그 책을 들춰보고, 그것을 읽어본 사람이 있기를 기도했다. 만일 영광과 지혜와 행운이 나의 것이 아니라면 그것들이 다른 사람의 것이라도 되게 하소서. 비록 나의 자리가 지옥이라 할지라도 천국이 존재하게 하소서. 내가 능멸을 당하고 죽어 무로 사라져 버린다 해도, 단 한 순간, 단 한 사람에게만이라도 <당신>의 거대한 <도서관>이 정당한 것이 되도록 해주소서.

ㅡ 「바벨의 도서관」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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