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 기차 국시꼬랭이 동네 4
박지훈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촌놈이었다. 외할머니는 엄마한테 애기들이 뱀이나 짐승들한테 물릴까봐 두렵다며 밭일할 때에도 항시 잘 살피라 하셨으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엄마가 밭에서 김을 매면, 나는 형이랑 저만치 밭둑에서 놀았다. 모래흙 위에서 앉혀진 형제는 별다른 놀잇감이 없었다. 그래도 신고 있던 흰 고무신을 벗어 자동차 놀이를 하며 잘도 놀았다. 뛰뛰 빵빵- 붕붕붕- 노래도 부르고. 가끔씩 두더지 잡는다고 두더지 놈이 종횡무진 뚫고 지나다닌 길을 잔뜩 파헤쳐놓기도 했다. 그렇게 형이랑 나는, 잘 놀았다. 뻐꾹새가 뒷산에서 뻐꾹뻐꾹 울고, 바람에 실린 늦봄이 지나가는 그런 날이면 형이랑 나는, 고무신 자동차를 탄 채 아무렇게나 잠이 들기도 했었다.

…[고무신 기차]는 고무신에 대한 추억을 동화로 엮어낸 책입니다.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 동화는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고무신 놀이에 대한 것입니다. 요즘 어린이들이 고무신에 대한 따스한 추억이나 특별한 애착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 어릴 적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면서, 아이들이 신어보지도 못했을 고무신이란 특이한 장난감(?)에 대해서 한마디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고무신을 가지고 노는 애들 얘기가 주로 담겨있는 동화책이긴 하지만 이런 곁얘기를 도울 겸해서, 고무신을 꺾어서 트럭이나 택시를 만든 사진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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