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사색사화집
김춘수 지음 / 현대문학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시인 김춘수가 사화집(詞華集 ; 시선집)을 냈다. 시선집이라면 김춘수가 낸 것 이외에도 수없이 많겠지만, 이번 책은 조금 색다르다. 소월의 시에서부터 기형도의 시까지, 네 가지 색깔(四色)을 가진 시들로 나눈 것이다. 이름난 시인이 꼽은 이름난 시들을 읽는 즐거움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시를 비평한 글까지 함께 읽을 수 있어 좋다.

김춘수가 밝혔듯이 “이 사화집은 일종의 실천비평practical criticism이라고 할 수 있겠고 작품 검증을 통한 한국의 당대 시사(詩史)라고도 할 수 있”다. 즉, 시인은 이 사회집을 만들 때, 오히려 시인의 눈을 통해서라기 보다는 비평가의 눈으로 시를 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이 사회집 안에 실린 모든 시들이 나를 자극시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만큼 시 비평은 더욱 날카롭다. 김수영 시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에 대해서 메시지가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으며 느슨하고 풀어져 있고 매우 처지는 시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비평 뒤에 김수영이 7,80년대를 살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은 김수영 시 전반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무리 대가의 시라 해도 질이 떨어지는 시가 있다면 다른 전체적인 평가와는 별개로 날카롭게 비평에 임해야 함을 보여준다.

김춘수의 시평은 조금 어려웠다. 전문용어도 자주 등장하는 편이었고 책의 내용을 생각해보면 일반인들이 이 책을 많이 읽지는 않으리라 본다. 한 마디로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힘들겠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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