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에드워드 할렛 카 / 단우 / 1992년 3월
평점 :
품절


<역사란 무엇인가>는 문명과 역사 수업 시간의 주 교재로 나와있다. 그렇지만 수업의 초반에 이것을 다루었지, 이 책을 가지고 수업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책이 역사학에서 갖는 의미는 작은 것이 아닌 듯 하다. 고등학교 국정교과서에서도 E. H. 카의 역사관으로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역사를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표현한 역사가가 있다.'라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이 정도로 이야기한 것이면 이것은 역사학계의 주된 이해라고 볼 수 있다. 본래 주된 역사관이 아니라고 해도 교과서의 힘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제가 첫 번째로 내놓을 대답은 이러한 것이 되겠습니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에서 그침 없이 오가는 대화인 것입니다. (제1장. 역사가와 사실. 44쪽)

저는 첫 번째 강연에서 역사를 연구하기에 앞서 우선 역사가를 연구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역사가를 연구하기에 앞서 우선 그가 처해 있던 역사적, 사회적인 환경을 연구하십시오. (Study the history before you begin to study the facts. Before you study the historian, study his historical and social environment.) 역사가는 개인이면서 동시에 역사와 사회가 낳은 산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눈썰미를 길러야만 합니다. (제2장. 사회와 개인. 65∼66쪽)

위대한 역사가란―아니 어쩌면 보다 폭넓게 말씀드리자면 위대한 사상가란―새로운 것들에 대해서 또 새로운 맥락들 속에서 '왜'라고 물음을 던지는 사람입니다. (제4장.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132쪽)

역사에 관한 책들을 그리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이 책이 본래 훌륭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읽은 역사 관련 서적 중에서 <뜻으로 본 한국역사>와 함께 베스트 리스트에 올려도 좋을 것만 같다.

그런데, 카는 역사학자라서 그런지 역사에 비해 문학과 신학을 낮은 자리로 본 듯 하다. 그러나 역사가의 가치관과 해석이 들어간 것이 역사라면 그것 또한 문학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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