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의 초상 미래사 한국대표시인 100인선 93
최승자 지음 / 미래사 / 1991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장정일을 통해서 최승자를 알게 되었다. 장정일의 소설 <아담이 눈뜰 때>에서 주인공이 언급하는 시인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신경림과 같이 (교과서에서나 다른 여러 지면에서...) 자주 들어 귀에 익숙한 시인들도 있었지만 최승자와 같은 낯선 이름의 시인이야말로 호기심을 갖게 했다. 그리고 후에 읽어본 장정일의 시와 최승자의 시는 나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둘의 유사성은 환멸, 언어유희, 절망, 탄식, 실험적인 그리고 전위적인 시-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시선집을 읽고는 정말이지 흥미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장정일이 이 시선집의 해설을 쓴 것이다(!)

게다가 요즘에 부쩍이나 좋아진 장정일의 시 [지하인간]과 유사함을 넘어선 흡사한-아니, 동일한(?)- 시적 세계를 보여주는 최승자의 [삼십 세]. [지하인간]에서의의 화자가 '내 이름은 스물 두 살'이라고 했고 최승자의 [삼십 세]에서는 제목 그대로 삼십 세라는 자의식 속에서의 절망과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두 시들은 분위기뿐만 아니라 시적 구성마저도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장정일의 [지하인간]이 더 빼어난 시적인 아름다움을 가진다고 본다.

최승자의 시 세계를 한 권으로 맛볼 수 있는 시선집으로 장정일의 시선집인 <지하인간>과 더불어 추천한다. (* 미래사의 {한국대표시인100인선집}은 괜찮은 시선집 기획이다. 이 선집들만 훑어 봐도 한국대표시인들의 시 세계를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