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문학과지성 시인선 172
유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영화감독 유하. 그는 영화감독 이전에 시인이다. 그런데 나는, 그를 시인 이전에 영화감독으로 먼저 알게 되었다. 그런데 또 나는, 그를 영화 이전에 시로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시인 유하는 '세운상가'로 대표되는 지하세계에서 재즈나 비틀즈, 룰라의 김지현 등의 대중문화와 너무도 맑은 유년 혹은 세운상가의 흘러간 어제를 사유하고 노래한다.(이 시집의 전체적인 구성은 재즈를 닮았다.) 세운상가는 이 시대의 뒷골목을 상징한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를 가진 것처럼, 세운상가는 욕망과 일탈의 숨겨진 천국이고, 또한 지옥이다. 중고 제품, 해적판과 포르노의 세계가 세운상가의 세계이다. 우리 모두에게 있는 세운상가는 개인의 음산한 몽상과 금지된 일탈에의 욕망의 지하실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