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쎈연필 > 바슐라르 할부지






바슐라르 할부지한테 얻은 게 많다. 할부지 덕에 망상이라고 치부하던 것을 몽상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부정에서 긍정으로. 기껍게 몽상가가 돼부렀다. 사진에 있는 책 말고도 바슐라르 책이 세 권 더 있는데 책더미 밑에 깔려서 꺼내기 귀찮았다. 공간의 시학을 읽고서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제본을 했다. 반 년 후에 타 출판사에서 재발간 될 줄이야. 지인과 얘기 도중, 그네도 바슐라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가장 아끼는 책 중의 하나인 제본한 공간의 시학과 고향역 서가에서 슬쩍한 불의 정신분석(초의 불꽃, 대지와 의지의 몽상) 그리고 헌책방에서 애태우며 힙겹게 구한 몽상의 시학을 줄 생각이다. 무진장 깊은 번뇌가 따르는 결정이다, 마는 나보다 더 아끼겠다는 데야, 게다가 좋은 사람이 청하는 바에 줘도 미련은 그다지 없을 것 같다(?). 책에 집착하는 (암만 생각해도 몹쓸) 버릇을 느슨히 하고 싶다. 사진에 보이는 <唐詩>는 울아부지가 몹시 아끼는 책이다만, 내 책장에 꽂았다. 지난 명절 때 책의 향방을 묻는 아부지께 이실직고를 드렸더니 아무 말씀 없으셨다.